디지털 패권 경쟁시대 - 온라인플랫폼법과 디지털국가 백년대계

디지털 패권 경쟁시대 - 온라인플랫폼법과 디지털국가 백년대계

  • 신원수
  • 승인 2023.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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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요즘 국회에서 뜨거운 감자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18개나 발의되는 '온라인플랫폼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왜 온라인플랫폼법에 대한 발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플랫폼 독과점화라는 이슈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이슈에 관해 이야기하기 전에 우리는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시장영역을 확정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과거, 정확히는 인터넷을 사용하기 전에는 물리적으로 영역을 구분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각 국가의 영토 내에서 각 국가의 법으로 물리적 지역을 한정해 규제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시작되고 난 이후 플랫폼에서는 물리적 영역 구분은 점점 무의미해지고 있습니다.

플랫폼의 시초는 '검색'입니다. 인터넷 초창기 전 세계는 수많은 검색 플랫폼이 경쟁했으나, 시간이 지나고 치열한 경쟁의 끝에 구글이 검색시장을 장악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예외적으로, 강제적으로 막은 공산권 국가와 특별하게 독자 생존을 유지한 한국 같은 곳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예외적인 상황들도 시간이 지나면, 하나의 큰 플랫폼으로 통일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번째로 등장한 플랫폼은 쇼핑 플랫폼입니다. 쇼핑 플랫폼은 검색 플랫폼만큼 천하 통일이 이루어져 있지는 않습니다. 아마존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쇼핑 플랫폼이지만, 쇼핑 부문은 물리적인 장벽이 너무나 많습니다. 제품이 있어야 하고 배송이 되어야 하는 등 말입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단일 쇼핑 플랫폼으로 수렴되어 갈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의 플랫폼은 음원 플랫폼입니다. 물리적인 장벽이 적다 보니, 물론 지역에서 만들어진 저작권 관련 장벽을 넘어야 하지만, 글로벌 단일플랫폼으로 시장은 변해 가고 있습니다.

OTT 플랫폼, 배달 플랫폼, 웹툰 플랫폼, GPT 플랫폼 등 이외에 앞으로도 무수한 플랫폼이 영역별로 나오게 될 것입니다. 문제는 플랫폼의 속성상 글로벌로 상위 몇 개, 아니 궁극적으로는 한 개만 살아남는다는 것입니다.

현재는 인터넷망이 지역사업자들에 의해 영역을 구분하고 있어 그나마 물리적 장벽을 조금이나마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역도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 프로젝트(인공위성으로 단일 지구 인터넷망 구축)로 물리적 영역 구분이 점점 의미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스타링크' 같은 서비스는, 각국 정부의 인터넷망 통제를 통한 물리적 영역 구분을 점점 무력화시켜 나갈 것입니다. 

즉, 플랫폼은 인터넷 확산에 따라 시장을 진짜 글로벌 단일시장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리적 영역 구분을 통해, 지역 정부가 법을 통해 플랫폼 시장을 관리하는 것은 이제는 효율적이지 않은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플랫폼 시장에서는 시장을 물리적인 한 국가가 아니라, 지구를 전체 시장으로 생각해야만 합니다.

※ 플랫폼 시장에서의 범위 : 한 국가 → 지구

  1. 시장영역 - 지구적 플랫폼이 우리나라에 있는가?
  2. 규제영역 - 지구적 플랫폼을 한 국가에서 규제하는 것이 유의미한가?

'스타링크'와 같은 지구적 인터넷이 보편화되기 전, 지금 시점은 플랫폼 경쟁의 초기 단계 아닐까 합니다. 

시장 초기 단계에는 수많은 스타트업, 벤처들이 생겨납니다. 인터넷 초창기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벤처가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글로벌화되어 지금까지 살아 남아 있는 기업들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페이스북은 글로벌화 되어 세계적인 플랫폼이 되었는데, 저커버그가 보고 배웠다는 아이러브스쿨은 지금 흔적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게 단순히 기업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플랫폼 영역은 지구라는 시장에서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의 경쟁입니다. 앞으로 수많은 영역에서 다양한 플랫폼이 계속 출시될 것입니다. 초기 플랫폼 경쟁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은 인공지능으로 고도화하고 '스타링크' 같은 네트워크로 전 지구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자 그렇다면 국가 간 지구적 플랫폼 경쟁에서 우리나라는 어떻게 하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가 고민입니다. 작은 영역에서라도 지구적 플랫폼을 만든 기업을 소유한 국가가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고는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한 나라가 아직 별로 없습니다. 스포티파이(음원 플랫폼)를 가진 스웨덴, 딜리버리히어로(배민 인수)를 가진 독일, 네이버와 카카오를 가진 우리나라는 그런 의미에서 전 세계적으로도 굉장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가적으로 더 많은 플랫폼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물론 부작용은 줄여나가야 하지만 초점은 규제가 아니라 육성이 되어야 합니다.

지구적 플랫폼에 종속된 국가가 될 것인가? 지구적 플랫폼을 리딩하는 국가가 될 것인가?

앞으로 다가올 지구적 플랫폼 시대에, 지역 시장에 초점을 맞춘 로컬 법으로는 절대 규제도 성장도 어렵습니다.

플랫폼의 부작용을 줄이는 것은 자율규제를 통해 지속해서 논의하면 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지구적 플랫폼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어떻게 생존하고, 우리나라 기업들을 어떻게 육성해 나갈지 고민하는 것입니다. 18개씩이나 발의되는 소모적인 온플법 입법 경쟁을 당장 중단하고,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디지털 패권 경쟁시대에 우리나라의 나아갈 방향을 정부, 국회, 기업들이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모색해 나가야 합니다.

디지털국가 백년대계!

감사합니다.

 


신원수 한국디지털광고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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