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DTC 음료의 프레피룩 열풍

미국 DTC 음료의 프레피룩 열풍

  • 이지원 인턴 기자
  • 승인 2023.08.3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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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피룩을 통해 ‘고급스러움’을 입은 음료 브랜드
preppy style DTC beverage (출처 AdAge)
preppy style DTC beverage (출처 AdAge)

[ 매드타임스 이지원 인턴 기자] 미국의 맥주 브랜드는 패키지 디자인에 신경 쓰고 있다. 특히 틱톡과 패션계에서 인기 있는 '프레피(preppy)' 디자인이 유행을 끌고 있다. 프레피(preppie)란 미국 동부 명문 사립고교의 학생을 의미하는 말로, 프레피 스타일(preppy style)은 미국 고등학교 학생들의 교복 스타일을 본뜬 엘리트의 패션을 의미한다. 단정한 옥스퍼드 셔츠와 면바지, 재킷이 기본 구조로, 여기에 주름치마, 블레이저, 로퍼 등이 더해지기도 한다. 현재 틱톡에는 "old money(가문, 혈통, 상속자)", "quiet luxury(조용한 럭셔리)"의 키워드를 가진 프레피룩 영상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DTC(Direct to Consumer) 음료의 프레피 브랜딩(preppy branding)은 일반적으로 골프, 테니스나 다른 라켓 스포츠와 함께 찍은 이미지로 나타난다. 미국의 전통 브랜드인 랄프 로렌(Ralph Lauren)이나 반야드바인스(Vineyard Vines)가 사용하는 얇은 세리프 폰트를 쓰거나 분홍과 초록 줄무늬는 대학교 럭비팀의 유니폼을 연상케 하는 분홍과 초록 줄무늬, 폴로 경기복인 밝은 파스텔 색상 등이 모두 프레피 스타일에 해당한다.

하지만 프레피 스타일을 취한 브랜드들은 의도적으로 프레피 스타일을 사용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들 브랜드에 따르면, 마트 선반에서 눈에 띄기 위해 경쟁사인 버드와이저(Bud wiser)나 브루클린 브루어리(Brooklyn Brewery)가 사용한 적 없는 디자인 요소를 적용한 것이다.

Partake (출처 partake)
Partake (출처 partake)

예를 들어 지난 6월 Partake는 얇은 세리프 폰트에 파스텔 색상을 사용해 리브랜딩 되었다. 이를 본 Snaxshot의 아드레아 에르난데(Adrea Hernández)는 소셜 미디어인 X(구 '트위터')에 "yuppie/80s"라고 적었지만, 리브랜딩을 담당했던 Designsake Studio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다니엘 맥워터스(Danielle McWaters)는 브랜드를 프레피하게 만들려는 목적은 없었으며, 그저 수많은 제품 속에서 눈에 띄도록 만들고 싶었을 뿐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프레피 스타일의 패키지를 가진 브랜드 Barbet의 공동 창립자인 안드레아 그렌드(Andrea Grand)도 비슷한 입장이다. 그렌드는 "브랜드는 꼭 프레피 분위기에 기댈 필요가 없다. 브랜드의 목표는 꼭 트랜드가 아니어도, 항상 트랜디해보일 수 있도록 브랜드를 디자인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Barbet (출처 Barbet)
Barbet (출처 Barbet)

WPP 산하 디자인 회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말리 브루닝(Marlee Bruning)에 따르면 과거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매하는 음료나 소스가 냉장고 안에서 혹은 식탁 위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를 벗어나 다시 대면 모임이 시작되었을 때 식료품은 중요해졌다. 음료는 그저 찬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비큐 파티나 친구의 집에 가져가야 하는 것이 되었다. 나아가 그런 ‘제품’들은 공공연하게 내가 누구인지 쉽게 알리는 하나의 증표가 되었다.

프레피 디자인은 ‘고급스러움’이라는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다. 브루닝은 "소비재의 세계와 패션 세계가 현재 같은 문화에 영향을 받고, 같은 요소를 선택하고 있다. Barbet이나 Partake와 같은 브랜드는 '폐쇄적이었던 세계(프레피, 상류층의 세계)'를 캔 안에 넣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수십 년간 차단되었던 것을 다시 가져오는 쉬운 방법이자 엘리트 문화의 대중 민주화이다"라고 말했다. 즉, 소비자는 프레피 디자인을 한 맥주 한 캔의 가격으로 엘리트나 고급스러운 아이비리그, 컨트리클럽에 들어갔다는 분위기를 낼 수 있다.

Chestnut Sports Club (출처 Chestnut Sports Club)
Chestnut Sports Club (출처 Chestnut Sports Club)

실제로 아담 즐로토(Adam Zloto가 만든 Chestnut Sports Club의 컨트리클럽 분위기도 테니스, 골프와 같은 고급스러운 스포츠를 위한 부차적 요소였다. 아담 즐로토(Adam Zloto)는 올 초 컨트리클럽 스포츠를 하면서 쉽게 마실 수 있는 맥주를 찾고 있었고, 저도수 맥주인 Chestnut Sports Club을 만들었다. 즐로토는 "'playable(경기하기 적합한)'한 맥주로, 골프를 치면서 마셔도 18홀까지 취하지 않은 채로 갈 수 있다. 골프와 테니스는 사람들이 역사적으로 컨트리클럽에서 즐겼던 스포츠이기에, 그런 요소를 사용했고, 자연히 프레피해졌다"고 말했다.

즐로토는 이어 "고급스럽게 느껴지는 게 골프였고, 라이프스타일 관점에서 보건대 실제로 그랬다. 디자인은 스포츠의 모든 색상에서 영감을 받았다. 녹색, 흰색 모두 골프와 테니스에 있는 색상이다. 캔 주위에 있는 선은 테니스 코트의 선이나 필드의 해시를 의미한다. 그리고 이는 컨트리클럽의 레트로 느낌을 준다"고도 말했다.

프레피 디자인을 활용한 다수의 음료 브랜드는 초기 온라인에서만 판매했지만, 규모를 키우기 위해 오프라인으로 진출한다. 그리고 브랜드는 자사의 제품을 소비자가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고급스러운 브랜드로 장려한다. 버닝은 "이제 에르메스 가방을 메고 고급스럽다고 말할 필요가 없다. Barbet을 구매하면 된다. 현재는 모든 브랜드가 패션이다"고 말했다.

※ 이 아티클은 AdAge의 Phoebe Bain이 작성한 <WHY DTC BEVERAGES ARE ADOPING PREPPY BRANDING>을 번역, 각색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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