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코로나19가 바꾼 가족의 풍경, "명절 스트레스 줄고, 마음의 거리는 더 멀어져"

[트렌드모니터] 코로나19가 바꾼 가족의 풍경, "명절 스트레스 줄고, 마음의 거리는 더 멀어져"

  • 채성숙 기자
  • 승인 2022.02.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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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22년 2월 7일~2월 11일
조사 대상: 수도권(서울·경기지역)에 거주하는 만 19~59세 직장인 성인 남녀 1,000명

[ 매드타임스 채성숙 기자]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수도권(서울·경기지역)에 거주하는 전국 만 19세~59세 직장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2 설 명절 및 명절 전후 가족관계 관련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설 연휴 기간을 일종의 ‘휴가’로 여기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설 연휴를 ‘집에서 보냈다’는 응답 가장 많아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앞으로도 설 명절 풍습은 더욱 축소될 것”

설날 연휴는 재충전을 위한 휴식기간(66.5%(2020) → 71.2%(2021) → 73.5%(2022))이라는 응답이 이전 조사 대비 증가세를 보였으며 설 연휴 기간은 ‘휴식’, ‘여가 활동’을 할 수 있고,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기간이라는 인식이 뚜렷했다. 실제로도 설 연휴 기간 동안 ‘휴식 활동(61.0%, 중복응답)’, ‘가족, 친척들과 시간 보내기(51.4%)’, ‘OTT 드라마/영화 시리즈 감상(45.5%)’ 등 재충전 활동에 대한 응답이 높았으며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방역 정책 강화로 설 명절 특유의 분위기를 크게 느끼지는 못했지만, 이에 불만을 갖기보다 명절 부담감을 덜게 되어 좋았다는 응답이 많았던 점은 주목할 만하다.

가족/친지가 한 자리에 모이고 북적북적했던 예전의 명절 모습이 그립다(43.4%), 설 연휴 가족모임 거리두기 정책은 이해할 수 없는 정책이다(24.7%) 라는 부정적인 응답보다 코로나 로 가족 간 인사나 왕래 등이 줄어서 오히려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59.0%), 이번 설 명절에 코로나로 여러 가지 힘든 일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게 해줬다(53.8%)는 정부 방역 정책에 긍정적인 응답이 더 높은 편이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설 명절 풍습의 축소가 향후 설 명절 문화 변화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예상도 높게 나타난 점은 주목할 만한 결과였다.

저연령층일수록 ‘휴식’이라고 여기며 고연령층일수록 ‘부담감’ 더 많이 느껴

설 명절은 결혼 여부에 따라 스트레스와 부담도가 다르다는 응답 높아

연령별로 설 연휴 기간의 의미에 대해 다르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층이 낮을수록 설 연휴 기간을 휴식, 재충전의 시간으로 느끼며 여가활동 등을 할 수 있는 휴가 기간이라고 여기는 경향을 엿볼 수 있었다.

우선 저연령층의 인식을 살펴본 결과 설 연휴는 재충전을 위한 휴식기간(20대 84.0%, 30대 77.6%, 40대 71.2%, 50대 61.2%)이라고 응답했으며, 여가활동을 할 수 있는 날(20대 80.0%, 30대 66.8%, 40대 54.8%, 50대 51.6%)이라고 생각하는 응답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연령층 응답자의 경우 설 명절에 심리적 부담감을 많이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왠지 모를 부담감이 느껴지는 날이다(20대 28.4%, 30대 42.8%, 40대 50.4%, 50대 57.2%), 즐거움보다 걱정이 앞서는 날이다(20대 16.4%, 30대 18.4%, 40대 27.2%, 50대 38.4) 라는 반응을 통해 설 명절 기간에 대한 심적 부담도가 높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결혼 여부에 따라 명절에 대한 부담감도 다르게 조사되었다. 명절은 피곤한 날이다(기혼 41.5%, 미혼, 27.7%) 라는 응답을 살펴볼 때 미(비)혼 응답자의 경우 설 연휴를 휴식 및 여가활동 시간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은 대신 기혼 응답자의 경우 설 연휴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느끼고 있는 특징을 엿볼 수 있었다.

 

설 명절 기간에 ‘차례’를 지내는 경우는 점점 드물어지는 경향

명절 가사 분담 비중은 여전히 여성의 비율이 높은 편

설 명절 기간에 ‘차례’를 지내는 경우가 점점 드물어지고 있다는 점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특히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는 응답(25.3%(2011)→30.9%(2016)→40.3%(2020)→49.6%(2021)→65.8%(2022))이 빠르게 증가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며 이를 통해 설 명절 풍습은 이전부터 축소되고 있었으나 코로나19로 가속화된 경향이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올해 설 명절에 차례를 지내지 않았다고 응답한 사람들 중 차례를 지내는 것이 큰 의미가 없어서(43.3%, 중복응답), 가족들이 모이는 것 자체의 의미가 가장 중요해서(35.0%)라고 응답한 점을 살펴볼 때 기존의 형식적인 ‘의식’보다 ‘가족들과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유의미하다는 인식이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차례를 지내는 경우 설 차례 기간 음식 준비와 가사 분담 비중은 어떻게 나타났을까? 설 명절 차례 기간에는 음식을 직접 준비한다(76.4%)는 응답이 완성된 음식을 구입한다(23.6%)는 응답보다 높았고, 가사 분담 비중은 지난 2016년 조사 이후 남성의 명절 가사 분담 비중 응답률이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23.0%(2016)→23.3%(2020)→24.3%(2021)→22.9%(2022)) 여전히 여성의 명절 가사노동 비중이 높은 수준이란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여성, 고연령층 응답자일수록 음식 준비에 대한 스트레스(남성 33.8%, 여성 59.0%), 차례 준비에 대한 스트레스(남성 29.2%, 여성 48.6%)가 높게 나타나고 있어 상대적으로 여성이 설 명절 스트레스를 크게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설 명절에 친척들과 만나더라도 “할 일이나 할 말은 별로 없어”

명절 전후 가족 관계에도 큰 변화 없다는 반응 높아

설 연휴 기간 가족과 친척들을 만나더라도 특별히 할 일이나 할 말이 없다(56.8%)는 반응이 높았다. 즐겨 하는 놀이 없음(46.6%(2016)→51.4%(2020)→54.0%(2021)→50.3%(2022))에 대한 응답을 통해 설 연휴 가족 간에 특별히 놀이를 즐기지 않는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2021년 조사 대비 ‘고스톱을 즐겼다(31.2%(2021)→35.7%(2022))’, ‘윷놀이를 즐겼다(27.6%(2021)→33.3%(2022))’는 반응이 소폭 증가하긴 했으나 ‘보드게임을 즐겼다(13.1%(2021) → 10.8%(2022))’, ‘민속놀이를 즐겼다(5.0%(2021) → 4.4%(2022))’ 등 전반적으로 가족 간 놀이에 대한 참여나 반응은 드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평소 친척들과 왕래나 교류가 많지 않은 가족 문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명절은 명절 전후 가족관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 좀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었다(17.8%(2016)→16.4%(2020)→14.8%(2021)→14.8%(2022))는 응답은 다소 줄어드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설 명절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68.1%(2016)→68.5%(2020)→67.4%(2021)→70.3%(2022))는 반응을 통해 명절 전후 가족관계에는 이전과 큰 변화가 없다고 인식하고 있는 추세였다.

설 차례 비용 부담은 결혼 여부와 큰 연관 없는 것으로 나타나

물가 상승으로 설 연휴 비용 부담 높은 편

차례를 지낸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설 차례 비용을 어떻게 부담했는지를 살펴본 결과 명절 차례 주관자가 모두 부담하는 편(35.4%), 각자가 성의껏 부담하는 편(32.5%)이라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차례 주관자가 모두 부담하는 경우(미·비혼 30.5%, 기혼 38.5%)와 각자가 성의껏 부담하는 경우(미·비혼 33.1%, 기혼 33.0%)에 대한 응답을 통해 차례 비용에 대한 지출은 결혼 여부와 크게 관련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올해 설 연휴 기간 동안 총 지출 비용은 평균적으로 10~30만원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나 금년 ‘설 성수품 가격대’가 크게 오르는 등 물가 상승을 체감했다는 응답(83.7%)도 높게 나타난 점을 통해 올해 설 명절 비용 마련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크다는 점을 엿볼 수 있었다.

 

설 명절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오히려 편안함 느껴”

다만 명절 문화는 보존되고 계승되어야 한다는 인식도 강해

2021년 이후 코로나19로 설 연휴 모임 및 이동이 제한되면서 오히려 명절 스트레스로부터 편안함을 느꼈다는 응답이 많았다. 귀성길 교통체증으로 인한 장시간/장거리 운전(69.9%(2020), 58.5%(2021), 55.4%(2022))에 대한 스트레스, 음식 준비(53.8%(2020), 50.8%(2021), 46.4%(2022)), 설 덕담 관련 인사 준비(35.1%(2020), 31.7%(2021), 32.0%(2022)) 등 명절 준비 과정에 대한 스트레스도 낮아진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명절이란 느낌을 잘 받지 못했다는 응답(73.0%(2021), 64.6%(2022))이 많았으며 사실 코로나로 가족과의 만남이 제한된 이번 설 명절이 조금은 반가웠다(48.9%(2021), 48.8%(2022))는 응답을 살펴볼 때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 방역 조치가 2022년 설 명절에 미친 전반적인 영향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설 명절은 어떤 모습일까?

코로나19 영향으로 이전 대비 설 명절 문화 및 모임이 축소되면서 내년 설 연휴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응답이 증가한 점(77.7%((2021) → 84.1%(2022))을 주목할 만하다. 앞으로 설날은 딱 가족끼리만 옹기종기 보내는 명절이 될 것(75.4%(2021) → 78.1%(2022)), 요즘 시대에 예전과 같은 전통적인 가족관계 분위기를 유지하기란 어려운 일(77.4%(2021) → 76.1%(2022))이라는 응답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가족 관념에 대한 변화로 설 명절 문화 및 모임 관련 전반적인 인식이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다만 명절 문화는 보존되고 계승되어야 하는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라는 인식도 강했다. 특히 남성(남성 57.2%, 여성 40.4%)과 고연령층 응답자(20대 40.8%, 30대 42.8%, 40대 50.0%, 50대 61.6%)의 경우 설 명절을 ‘계승해야 할 전통문화’로 바라보는 시선이 높은 편임을 알 수 있었다. 어린 학생들에게 (예전 같지 않다 하더라도) 설날 문화에 대한 교육은 필요하다(76.9%(2021), 78.5%(2022)), 우리나라만의 명절 전통은 꼭 보존되어야 할 문화(57.0%(2021), 57.4%(2022)), 계승해야 할 전통문화(49.2%(2022), 48.8%(2022))라는 응답을 살펴볼 때 코로나19로 인한 설 명절에 대한 인식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설 명절에 대한 가치는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인식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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