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라레터] 산에 들어가 피아노만 치고 싶다던 소년, 일냈다

[서라레터] 산에 들어가 피아노만 치고 싶다던 소년, 일냈다

  • 서울라이터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6.2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매드타임스 서울라이터 칼럼니스트] 시대를 읽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세상 모든 콘텐츠! 안녕하세요, 시대의 흐름을 읽기 위해 안테나를 쫑긋 세운 크리에이터들에게 작은 영감이 되고자, 최근 이슈가 된 국내외 콘텐츠를 전송하는 서울라이터입니다. 흐흑 지난주에 많은 분들이 감동의 의견들을 주셔서 제가 진짜 울면서 스크롤했다고요. 이번주도 여러분을 위한 따뜻한 메시지함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전쟁이 시작된 지도 100일이 넘었다... 우크라이나 난민들, 연대를 상징하는 나무가 되다

사랑하는 조국을 떠났지만, 전쟁의 트라우마는 떠나지 않는다. 불꽃놀이 폭죽이 총소리처럼 들린다. 사이렌 소리가 비명처럼 들린다. 문 닫는 소리가 폭탄이 떨어지는 소리로 들린다. 아직 전쟁은 계속되고 있고 나와 같은 난민들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우리가 입은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선 연대가 필요하다. 유엔난민기구(UNHCR)가 세계 난민의 날을 앞두고 우리 난민들과 함께 영화를 제작한다고 한다. 나도 동참했다. 촬영지는 베를린, 우크라이나 출신 안무가와 함께 50명이 넘는 난민들이 기꺼이 참여했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지금 인생의 가장 끔찍한 순간을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으며 다시 찾아올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위기에도 문화유산은 지켜야 한다

전쟁 속에서도 예술 작품을 지키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문화 유산 보호를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가상 미술관 Museum of endangered art(멸종위기의 예술 박물관)을 열었다. 우크라이나 예술가의 유명 작품들을 디지털 작품으로 바꾸고 거기에 현재 진행형인 전쟁의 공포를 반영한 것이다. 탱크, 전투기, 폭발, 위험을 피하려는 민간인들. 기부금 100%는 우크라이나 예술품을 지키기 위해 설립된 우크라이나 박물관 위원회에 직접 전달된다고 한다. 

가상 박물관 링크 https://artspaces.kunstmatrix.com/en/exhibition/9781455/museum-of-endangered-art

전쟁의 흔적 위에서 졸업사진을 찍다

Stanislav Senyk
Stanislav Senyk

얼마전엔 우크라이나 고등학생들의 졸업사진이 이슈가 되었다. 폐허가 된 아파트, 탱크 잔해, 폭격으로 푹 꺼진 도심을 배경으로 학생들은 졸업사진을 남겼다. 가장 행복해야할 유년 시절, 가장 예민한 정서를 가진 청춘이라는 계절에 맞이한 전쟁은 훗날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부디 유약하게 부서지지 않길. 이 시련이 더 단단한 자아를 만드는 저력이 되길. 

-사랑하는 조국 우크라이나를 떠나온 어느 난민으로부터-


물 Vs. 세상 비싼 물... 리퀴드 데스와 세상에서 가장 비싼 물을 시음한 블라인드 테스트

물 광고를 할 때 경쟁사와 물 맛을 비교하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 이게 일반적인 마케팅이죠. 하지만 도른자 마케팅으로 유명한 리퀴드 데스는 블라인드 테스트 하나도 레벨이 다릅니다. 자신의 신상 탄산수와 세상에서 가장 비싼 물을 비교 시음하게 했거든요. 그런데 그 비싼 물이란게... 고급 음식으로 유명한 랍스터와 베아르네즈 소스, 와규 치즈버거, 벨루가 캐비어, 스페인 오징어 먹물을 잔뜩 넣은 물이었던 거죠....아니 이걸 눈 가리고 먹이는 건 인권침해 수준 아닙니까? 17명한테 실제로 테스트 했던데 이분들 물에 트라우마 생기는 거 아닌가요? 듣기만 해도 끔찍한 시음 테스트, 역시 악마의 브랜드 리퀴드 데스다운 캠페인입니다.   


피나텍스는 인간적으로 상 주자... 파인애플 껍데기로 만든 섬유를 만든 캠페인

이건 최근 캠페인은 아닌데요. 올해 깐느 수상작이 뭐가 될까 검색하다가 제가 놓친 캠페인인 것 같아서 소개해 드려요. 피나텍스라는 섬유 이름을 혹시 들어보셨나요? 필리핀에선 매년 250만 톤 이상의 파인애플이 재배되는데요. 글쎄 파인애플 1톤을 수확할 때마다 3톤의 잎이 버려진다고 해요. 그걸 그냥 썩게 놔두면 CO2보다 20배 이상 해로운 메탄가스가 배출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세계적인 파인애플 브랜드인 돌(Dole)은 비건 가죽을 생산하는 영국의 아나나스아남(Ananas Anam)과 협력하여 피나텍스(Piñatex®)를 생산하기 시작합니다.

Nike
Nike

피나텍스는 스페인 디자이너인 카르멘 히조사가 개발한 것이고 이미 비건 가죽으로 인기를 얻고 있었대요. 나이키, H&M, 폴스미스, 휴고 보스, 힐튼 호텔과도 파트너쉽을 맺었다고 하는데요. 나이키 신발도 예쁘죠? 돌은 파인애플 농장의 버려진 잎을 모아 아나나스아남으로 보내고, 그 잎으로 만든 섬유는 피나텍스가 되는 시스템! 우리의 기술력과 지혜가 이렇게 인류를 위한 답을 찾도록 발전해 간다면 참 좋겠습니다. 


소인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스트리트 아티스트가 그린 웰컴 매트의 의미

PEJAC
PEJAC

처음에 보고 끄악~~ 벌레인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 사람, 끄악~~ 그럼 저 많은 미니어처 사람을 일일이 세운건가 했는데 그림이었습니다. (그래도 끄악~ 저걸 일일이 그렸다고요?) 요건 페작(PEJAC)이라는 스트리트 아티스트의 작품 중 하나인데요. 스코틀랜드 에버딘 중심부에 있는 건물 입구에 요렇게 그려져 있다고 해요. 이 건물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자선 단체와 주택이 있는 곳이라고 하는데요. 왜 외국은 이렇게 웰컴 매트를 집 앞에 놓는 경우가 많잖아요. 아마도 실내로 신발을 신고 들어가기 때문에 먼지를 터는 용도이려나요? (외국 안 살아봐서 모름) 페작은 이 '환영(WELCOME)' 이라는 단어를 작은 미니어처 사람들을 통해 구현하면서 소외되고, 차별 받는 모든 사람들을 환영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합니다. 영상으로 보시면 댕신기함.  


산에 들어가 피아노만 치고 싶다던 소년, 일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 찢고 최연소 우승한 임윤찬

목프로덕션
목프로덕션

주말 사이 깜짝 놀랄 소식이 들려왔어요. 피아니스트 임윤찬 군이 세계적인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나이로 우승했다는 기쁜 소식이요. 기사 중엔 피아노 천재 10년 주기설과 함께 임윤찬 군이 임동혁, 조성진을 잇는 차세대 클래식 스타가 될 거라는 예상도 있던데요. 파이널 라운드에서 라흐마니노프의 Piano Concerto No. 3 in D Minor, op. 30을 연주했는데 너무 아름다운 연주에 지휘자마저 눈물을 흘렸다더라고요. 우승 소감을 물으니 '나의 진심이 관객에게 전해졌다면 그걸로 됐다. 나는 산에 들어가서 피아노만 치고 싶다'는 인생 2회차 같은 이야기도 했다고 합니다. 살짝 배우 이도현 느낌도 나는 윤찬군, 나는 18살에 뭘 했나 돌아보게 되는 젊은 음악천재의 등장을 환영합니다. 


뉴욕 주엔 X가 있다... 남성도 여성도 아닌 성중립적 성별 X 사용

동성결혼을 허용한 지 10년, 미국 뉴욕주에선 이제 운전면허증과 출생증명에 남, 여가 아닌 'X'로 자신의 성별을 표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쿠오모 주지사는 모든 뉴욕주민은 차별에서 벗어나야 하며 누구인지를 존중 받는 신분증을 가져야 한다면서 법과 사회 전반에서 성소수자들이 평등하게 대우 받을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봉마더의 숨은서울찾기] 엽서를 위해 지은 도서관 [포셋]

엽서 라이브러리..라니 일단 이 한마디면 포셋을 설명하는 데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치 않을지도 모릅니다. 도서관에서처럼 책을 고르고 읽고 필사하는 모습들을 엽서로 그대로 할 수 있게 만든 공간이니까요. 세상의 모든 엽서까진 아니어도 현존하는 대한민국의 이쁜 엽서는 일단 이곳에 다 모여있다고 장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러스트, 사진, 그래픽,  동물, 타이포, 팝업 스타일 등등 작가들의 개성이 가득 담긴 수많은 엽서들을 실컷 만져보고 펼쳐보고 구경하고 살 수 있습니다. 1인용 책상 5개가 매장 안에 놓여 있어서 이곳에 앉아 바로 엽서나 편지를 쓸 수 있게 마련해 놓은 것도 매우 좋았습니다. DM이 아니라 카톡이 아니라 손으로 펜으로 써야만 전달되는 메신저, 엽서. 예전엔 진짜 많이 썼던 그 기억과 행위를 다시 꺼내주는 장소인지라 저도 몇 장의 엽서와 카드를 기분 좋게 골라서 나왔습니다.

  • 인스타그램 @poset.official
  • 서대문구 증가로 18 연희빌딩 3층
  • PM 12:00~8:00

지난 레터의 베스트 콘텐츠는 [쓰레기로 쓴 편지]가 선정되었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