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감정 노동자, 아르바이트생 한목소리 “요구되는 열정만큼 대우 필요해”

[트렌드모니터] 감정 노동자, 아르바이트생 한목소리 “요구되는 열정만큼 대우 필요해”

  • 채성숙 기자
  • 승인 2022.08.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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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22년 7월 8일 ~ 2022년 7월 12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 매드타임스 채성숙 기자] 이 시대 모든 현대인들에게 어느 정도의 감정 노동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서비스업 종사자나 아르바이트생들의 경우 필요 이상의 친절한 태도로 손님 요구의 응대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심각한 언어 폭력이나 갑질, 성희롱 등의 온갖 부당한 대우에 더 자주 노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최저임금 인상 등 제도적 발전이 이루어지곤 있으나 그보다 우선 되어야 할 점은 사회적 인식 개선이다. 감정 노동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인 만큼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60.1%, 고객응대업무 경험 있어... 감정노동, 갑질, 폭언 시달린 적 많아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감정노동 및 아르바이트(서비스직)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객응대업무 종사자와 20대 아르바이트생을 중심으로 서비스직에 대한 전반적인 노동 환경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먼저, 전체 응답자의 10명 중 6명(60.1%)이 고객응대업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중에서도 백화점이나 마트 등 ‘직접 대면’ 응대 경험이 가장 많은 편이었다. 고객응대로 인한 업무적 스트레스는 72.7%로 특히 텔레마케터나 상담원 등 ‘간접 대면’ 종사자의 스트레스 수준이 가장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업무 스트레스의 원인으로는 감정 노동(66.6%, 중복응답), 고객의 갑질이나 무리한 요구(46.7%), 폭언 및 무시(43.9%) 등을 꼽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특히 간접 대면 종사자의 경우 갑질이나 욕설, 막말 등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고객응대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인지 고객응대 업무와 관련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 편이었다. 고객응대 업무를 하는 동안 사람을 대하는 일에 자신감이 생겼다거나(39.8%, 동의율) 뿌듯했던 기억(32.3%)이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보다, 회의감을 느꼈거나(45.8%, 동의율) 예전보다 성격이 예민해진 것 같다는 응답(44.9%)이 많았다. 이로 인해 주변인들에게 고객응대 업무를 추천해주고 싶지 않고(62.9%, 동의율) 앞으로는 고객응대 관련 업무를 하고 싶지 않다는 의견(56.6%)이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주목해볼 만한 점은 고객응대업무 경험자의 경우 자신이 고객의 입장에 있을 때, 최대한 상대방을 배려하려고 노력한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난 점이었다. 다만 이들 역시 불친절한 직원에 대해 강한 거부감(79.2%, 동의율)을 드러내고 있었는데, 고객응대업무 경험자가 역으로 억압된 감정을 표출할 만큼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얼마나 높은 수준인지를 짐작해볼 수 있었다.

현실적으로 아르바이트 하지 않을 수 없어... 62.5%, 아르바이트생에게 노동 환경 열악해

한편, 20대 아르바이트생의 경우 편의점(67.0%, 중복응답)이나 커피전문점(66.4%), 패스트푸드점(62.9%) 등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었다. 주로 학비/등록금 마련(53.0%, 중복응답)이나 생계 등 생활비 마련(45.3%)을 위한 현실적인 이유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체로 일이 서툴거나(30.2%, 중복응답) 피곤해 보이고(27.8%) 영혼이 없어 보인다는 평가(27.7%)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의 경우 사회 초년생이다 보니 업무적인 미숙함을 이해해줘야 한다는 응답(72.0%, 동의율)이 많았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습이 대견해 보인다거나(76.7%, 동의율) 인생을 열심히 사는 사람들인 것(73.5%) 같다는 긍정적인 시선도 많이 나타나고 있었다. 실제로 20대의 아르바이트 경험은 개인 성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고(78.7%, 동의율) 20대 때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경험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는 응답(78.2%)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20대 시절의 아르바이트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만, 현재 한국 사회의 노동 환경이 20대 아르바이트생들이 일하기엔 좋지 않은 것 같다는 평가(62.5%)는 주목해볼 만한 부분이었다. 20대 아르바이트생들의 경우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고(55.4%, 중복응답), 사회 전반적으로 나이가 어리다고 무시하는 고객들(51.2%)이나 노동법 등을 악용하는 기업 및 고용주(45.9%)가 많은 것 같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20대 아르바이트생들은 업무적으로 많은 감정 노동에 시달려야 하며(85.2%, 동의율)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대처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을 것이라는 응답(75.2%, 동의율)이 높게 나타나, 우리 사회의 노동 환경이 특히 20대 젊은 세대에게 더욱 열악하다는 걸 가늠해볼 수 있었다.

근로 제도 및 인식 개선은 긍정적인 부분... 요구되는 열정만큼 대우해줄 수 있어야

물론 긍정적인 부분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최저 임금 인상(66.9%, 중복응답), 노동자 권익 보호기관 마련(30.5%) 등 올바른 노동 환경을 위한 사회적 제도가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근로자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응답이 많았다. 요즘 20대 아르바이트생들은 불합리한 상황을 겪을 시 무조건 참기보다 항의해야 한다는 인식(76.3%, 동의율)이 강해진 것 같고, 자신의 노동 조건이나 권리 등을 당당히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는 응답(67.9%)이 높게 나타나고 있었다.

특히 아르바이트생이라도 자신의 일에 프라이드를 가져야 하고(20대 56.0%, 30대 66.8%, 40대 75.6%, 50대 83.2%) 다른 정직원처럼 열심히 일해야 하며(20대 44.0%, 30대 49.2%, 40대 64.4%, 50대 77.6%) 아르바이트 중 얼굴에 미소 정도는 기본이라는 응답(20대 47.2%, 30대 47.2%, 40대 59.6%, 50대 66.8%)에 대해 2030 젊은 세대의 공감대는 낮은 수준이었다.

또한 아르바이트생에게 열정을 바란다면 그만큼의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인식(20대 85.6%, 30대 84.8%, 40대 85.2%, 50대 90.8%)이 높게 나타났으며, 아르바이트생이 주어진 일만 무리 없이 잘한다면 꼭 친절한 필요는 없다는 응답(20대 39.2%, 30대 38.8%, 40대 37.2%, 50대 25.2%)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고객이 합당한 대우를 해주지 않는다면 필요 이상의 열정은 불필요하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걸 엿볼 수 있었으며, 향후 서비스업 종사자에 대한 인식 변화 물결이 더욱 거세질 수 있음을 전망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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