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다시 쓰는 일상에서 시선과 이해를 말하다

11번가, 다시 쓰는 일상에서 시선과 이해를 말하다

  • 장영주 대학생 기자
  • 승인 2023.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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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장영주 대학생 기자] 오해는 불편하다. 상황의 흐름에서 타인에 대한 오해가 생기거나 인식 차이 혹은 편견으로 인해 오해를 한다. 오해의 원인이 무엇이든, 우리에게 오해는 가깝고 자연스럽다. 정확한 인과관계를 따지지 않고 단편적으로 훑거나 습관적으로 생각한다. 그렇기에 오해는 쉽다.

우리는 어떤 오해를 할까? 스스로가 누군가, 무엇을 오해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또한 오래 걸린다. 자신의 오해를 알아차리면 지나쳤던 사실을 알게 된다. 그 불편함을 없애고자 오해를 풀거나 오해하게 만든 원인을 찾아 탓한다. 반대로, 오해를 받는 이들은 어떨까? 상대가 나를 오해하고 있는 것은 보통 그 자리에서, 오해가 생기게 될 때 바로 눈치채게 된다. 상대의 어투와 표정, 몸짓 등 다양한 언어적이고 비언어적인 표현이 화살이 되어 꽂힌다.

오해는 그렇게 일상적이다. 쉽기 때문에 일상적이고 내가 아니라 오해의 대상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며 그를 바꾸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오해의 대상이 아닌 오해 당사자가 바뀌어야 하는 것을 모른다. 어쩌면 모르고 싶은 것이다. 상대방이 누구인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으로도 오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소통과 노력이 가장 빠르고 단순한 해결일지도 모른다. 즉, 상대를 이해하면 된다.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이 출시되고 선이 사라지면서 사람들은 다양한 오해를 받았다. 선이 없어 이어폰의 존재가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오해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통화를 하는 사람을 보곤 큰 소리로 혼잣말을 한다고 생각하며 남이 부르면 일부로 답을 안 한다고 오해를 한다. 하지만, 최근은 달라졌다. 무선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제품이 우리 전반에 자리잡으면서, 해당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의 시선도 달라졌다. 혼잣말을 하거나 답을 안 하면 귀를 먼저 쳐다보고 이해를 한다.

여기, 이런 오해를 받은 한 학생의 일상을 그린 광고 영상이 있다.

2019년 공개된 11번가의 희망쇼핑, “오해를 넘어 이해로”이다. 해당 광고는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의 문제를 말하는 뉴스 나레이션으로 시작된다. 한 학생의 일상 속에서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사용의 불편함과 그로 인한 오해를 그린다. 항상 무언가를 듣고 생활하면서 다른 무엇을 듣지 못하는지 보여준다. 하지만 반전이 있다. 학생이 착용한 것은 이어폰이 아닌 인공와우 장치이기 때문이다. 달팽이관에 전자장치를 삽입해 소리를 찾아주는 기술인 인공와우 수술을 한 이들은 인공와우 장치를 함께 사용한다. 수술하고 바로 소리를 명확하게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3년 동안 소리를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항상 무언가를 듣기 위한 소리를 찾는 과정.

이 광고는 장애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다른 문제에 빗대어 표현한다. 인공와우를 모르고 오해를 하는 이들의 인식을 바꾸고자 했다. 실제로 한 인공 와우 수술을 받은 학생은 말한다. “청각 장애가 다른 거에 비해 티가 안 나는 장애”라 남들을 무시했다는 오해를 자주 받고 미움을 받는다고 알렸다.

우리는 장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해로부터 인식을 개선하며 태도가 변한다. 이 광고의 타이틀 “오해를 넘어 이해로”는 그런 것을 말하고 있다. 사회에서 ‘일반인’이라고 여겨지는 미장애인들을 생각하면, 그 일상이 이해와 배려로 구성되어 움직인다는 걸 알게 된다. 가족, 친구, 지인, 직장 동료 등 타인을 생각한다. 나와 다르지만 그들을 이해한다. 맞지 않으면 가끔 돌아가기도 하며 우리는 다른 타인의 여러 부분을 알아가고 받아들이며 상대의 특성에 따라 다른 행동과 태도를 보인다. 이런 상황을 생각하면, 장애의 이해도 그렇게 어렵거나 특별한 취급을 할 필요는 없다. 미장애인이 도와줘야만 하는 이들이 아는 그저 함께 살아가는 내 옆의 사람으로서 장애를 이해하게 된다면, 우리는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광고를 통해 알려주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그들의 존재를 간과하지 말고 잊지 말고 알아가라고 말한다.

청각 장애가 장애 비중 2위인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아는 것으로부터 이해는 시작된다. 그렇기에 알리고 행동 변화를 촉구한다. 11번가는 그저 인식 개선 캠페인 광고에만 그친 것은 아니다. [희망 쇼핑]을 통해 꾸준히 청각장애인을 위한 활동과 ‘사랑의 달팽이’를 통한 지원을 하고 있다.

사회를 바꾸기 위해선 기업의 행동이 필요하고 또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기업이 움직이면 많은 이들과 여러 단체가 움직이게 만들고 모르던 것을 배우게 된다. 문제를 인식하기 시작하며 또 다른 긍정적인 영향을 만든다. 하지만 기억해야 한다. 모든 유의미한 변화는 우리와 같은 개인의 인식에서 시작된다. 소수의 이들이 문제를 인식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기업들과 같은 영향력 있는, 몸집 큰 이들이 알아차린다. 그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제시하면서 다수가 알게 만든다. 기업의 공익 스토리텔링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다. 그렇기에 우선 우리가, 당신이 인식하고 이해한다면, 변화가 시작된다.

우리는 이어폰을 사용해 항상 무언가를 듣는다. 이어폰을 빼더라도, 무언가를 듣고 있다. 듣는 생활이 익숙하다. 여기서 ‘항상’을 뺀다. 무언가를 듣는다. 그 무언가를 듣는 상대가 불편하거나 걱정하지 않도록 한 걸음 씩 나아가 보도록 하자.

11번가의 다른 광고 “청춘, 편견에서 발견으로”편에 이런 카피가 나온다. 다시 바라봅시다. 우리가 가진 시선의 변화가 인식의 방향을 다르게 만든다고 말하는 것이다.

우리가 항상 어떻게 주변을 바라보는지는 선택적이다. 하지만 해당 기업의 노력처럼 ‘모두’를 위한 시선이면 더 좋은 살아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나의 시선에 어떤 편견이 담겼는지, 먼저 알아차린다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일은 쉬울 것이다. 세상을 다시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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