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지역화폐’, 침체된 ‘지역경제’ 살릴 수 있을까? 한계는 뚜렷해

[트렌드모니터] ‘지역화폐’, 침체된 ‘지역경제’ 살릴 수 있을까? 한계는 뚜렷해

  • 신성수 기자
  • 승인 2020.05.13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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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20년 4월 14일~2020년 4월 17일
조사 대상: 서울 및 경기 지역 거주자, 만 15세~64세 남녀 1,000명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서울과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만 15세~64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역경제’ 및 ‘지역 화폐’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극복하기 위해 전국민을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이 결정되면서 ‘지역화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가운데, 대다수 소비자들은 지역화폐가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코로나 재난지원금의 지역화폐 발행 논의 과정에서 ‘지역화폐’에 대한 관심 부쩍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

‘지역화폐’로 재난지원금을 발행하는 것에 찬성하는 의견(65.5%)이 현금 지급이 낫다는 의견(31.5%)보다 훨씬 많아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각 지자체별로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발행하고 있고, 중앙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역시 지역화폐로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지역화폐에 대한 관심이 부쩍 증가한 것으로 보여졌다. 전체 응답자의 76.2%가 이러한 논의과정 속에서 최근 들어 지역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응답한 것이다. 이미 지역화폐가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경기 지역 거주자(84.6%)가 서울 거주자(67.8%)보다 지역화폐에 대한 관심을 더 많이 가지게 되었으며, 진보 성향일수록 지역화폐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는 모습(보수 67%, 중도 보수 69.9%, 중도 진보 84.3%, 진보 83%)도 엿볼 수 있었다.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발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찬성하는 의견이 훨씬 우세했다. 전체 65.5%가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발행해도 괜찮다고 응답한 반면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목소리(31.5%)는 적은 편이었다. 지역화폐로의 발행이 좋다는 의견은 20대~50대(10대 40%, 20대 66%, 30대 68%, 40대 71.3%, 50대 66.7%, 60대 58.1%)에서 좀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었다.

 

전체 85% “지역화폐의 사용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된다”, 진보성향 응답자의 인식이 뚜렷해

다만 지역화폐의 사용처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48.2%)과 현행 방식대로 해야 한다는 의견(45.3%) 엇갈려

전반적으로 지역화폐의 사용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85%가 지역화폐의 사용이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바라봤다. 진보적 성향을 가지고 있을수록 이런 인식(보수 64.8%, 중도 보수 78.9%, 중도 진보 92.3%, 진보 95.1%)이 보다 뚜렷했으며, 경기 지역 거주자(90%)가 서울 거주자(80%)에 비해 지역화폐의 효용성을 더욱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역경제의 활성화가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는 점에서 향후 지역화폐의 사용이 더욱 주목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해볼 수 있다. 실제 대다수(76.7%)가 코로나19로 인해 지역경제 활성화의 필요성이 크게 증가한 것 같다는 주장에 공감하였으며, 그로 인해 ‘지역화폐’를 도입하려는 지역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10명 중 7명(70.2%)에 달했다.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것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정 부분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충분히 가져볼 수 있다.

다만 지역화폐의 사용처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졌다. 지역 내 대형 프랜차이즈 직영점과 백화점 등에서도 지역화폐의 사용이 가능해야 한다는 의견(48.2%)과 현행 방식대로 지역 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위주의 가맹점에서만 이용이 가능해야 한다는 의견(45.3%)이 크게 대립되는 것이다.

 

‘지역화페’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지역경제 활성화’, 소비자 개인의 혜택보다 사회적 의의가 주로 강조돼

반면 사용처가 지역 내로 제한되고, 프랜차이즈 직영점 및 대기업 매장에서 사용이 어려운 점은 한계로 지적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지역화폐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66.5%, 중복응답)는 것이었다. 특히 중장년층이 지역화폐의 사용이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10대 52%, 20대 64%, 30대 62.9%, 40대 71.3%, 50대 69.3%, 60대 71.4%)을 보다 많이 내비쳤다. 또한 지역화폐를 사용하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매출 증대에 도움을 주고(59.2%), 지역소득의 지역 내 순환을 가능케 하면서(52.2%), 침체된 지역 상권을 살리는데도 도움을 줄 것(45.6%)이라는 예상을 많이 했다. 대체로 중장년층과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소비자들이 지역화폐가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를 많이 하는 편이었다.

지역화폐의 사용이 현금 및 카드 대비 할인혜택이 많고(34.1%), 소득공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32%)는 이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사회적 효과에 더 많이 주목하는 40대~60대에 비해 20대~30대는 지역화폐의 사용으로 얻을 수 있는 개인적 이득을 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가 뚜렷했다.

반면 사용처가 지역 내로 제한적(58%, 중복응답)인 부분은 지역화폐의 가장 큰 단점으로 평가되었다. 그 다음으로 프랜차이즈 직영점과 대기업 매장에서 사용이 어렵고(48.5%), 결제시스템이 잘 구비되어 있지 않으며(43.2%), 이용이 어려운 계층이 존재한다(42.4%)는 점도 많이 지적되었다. 그밖에 불법 현금화의 가능성(35.5%)도 지역화폐의 단점 중 하나로 꼽혔으며, 보수층을 중심으로 시민 세금 부담의 증가(23.7%)와 지자체 및 정부의 재정상황 악화(16.1%)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대다수 소비자 “지역화폐를 통해 동네 골목 상권을 살릴 수 있고(69%), 소상공인의 어려움 해소할 수 있어(65.7%)”

전체 83%는 “지역화폐를 이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더욱 늘어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지역화폐와 관련한 인식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본 결과, 대체로 ‘지역화폐’의 긍정적 역할에 주목을 하고 있으나 일부 우려하는 시각도 엿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우선 지역화폐 도입에 대한 기대감은 역시 지역경제 활성화와 밀접한 관련을 보였다. 다수의 소비자가 지역화폐를 통해 동네 골목 상권을 살릴 수 있고(69%),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65.7%)며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반면 지역화폐가 활성화되더라도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부정적인 전망(20.1%)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역화폐의 사용이 지역 내 소득의 외부유출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에도 10명 중 6명(59.5%)이 공감을 했다. 진보적 성향일수록 지역화폐의 사용이 지역경제에 선순환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편이었다. 지역화폐의 역할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반영하듯 대다수 소비자는 지역화폐를 이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더욱 늘어날 필요가 있고(83%), 이용하는 주민들이 점점 더 많아질 필요가 있다(62.8%)는 목소리를 냈다.

다만 지역화폐의 사용이 일자리 문제의 해결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시각은 적었다. 지역화폐가 활성화되면 지역의 일자리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은 10명 중 3명(29%)에 불과했다. 또한 ‘지역간 균형발전’이라 는 큰 목표에도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였다. 전체 응답자의 28.9%만이 지역화폐를 통해 지역간 불균형도 해소할 수 있다고 바라봤을 뿐으로, 상대적으로 진보성향 응답자들의 기대감이 큰 편이었다. 결국 지역화폐는 어디까지나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도구일 뿐 일자리 확보와 지역 불균형 해소라는 보다 거시적인 문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바라보는 것이다.

 

지역화폐의 도입 확대가 결국 지자체 및 정부의 예산 부담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51.7%)도 커

향후 지역화폐를 이용하려는 소비자 의향(88.7%)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 모든 연령대에서 비슷해

지역화폐의 도입에 대한 우려는 주로 예산 문제와 관련해서 많이 나왔다. 소비자 2명 중 1명(51.7%)이 지역화폐의 도입 확대는 결국 지자체 및 정부의 예산 부담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으로, 특히 중장년층(10대 42%, 20대 50.4%, 30대 52.3%, 40대 46.4%, 50대 55%, 60대 62.9%)과 보수성향 응답자(보수 70.3%, 중도 보수 63%, 중도 진보 47.5%, 진보 38.3%)의 우려가 강했다. 더 나아가 현재 지역화폐가 제공하는 혜택도 결국 예산 문제로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47.9%)이 적지 않았으며, 지역화폐의 활성화가 지역 중심주의라는 문제를 만들 수도 있다는 지적(32.4%)도 일부 찾아볼 수 있었다. 역시 보수층에서 이런 문제를 많이 제기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역화폐의 사용은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소비자 10명 중 7명이 지역화폐를 이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더욱 늘어날 것이고(70.6%), 지역화폐를 도입하는 지역이 더욱 더 늘어날 것이라고(69.4%) 바라봤다. 물론 지역화폐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앞 으로 증가할 것 같다는 예상(64.5%)도 많았다. 실제 향후 지역화폐를 이용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의향(88.7%)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과 지역에 관계 없이 지역화폐 이용 의향이 높은 것은 공통적이었다. 반면 지역화폐를 사용해볼 의향이 없는 소비자(10.3%)의 경우 주로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적고(50.5%, 중복응답), 다른 지역에서 사용할 수 없으며(49.5%), 기존 결제 방식이 좀 더 편하다(39.8%)는 이유로 사용을 꺼려했다.

 

86.1% “한국사회의 지역간 경제 불균형 심각한 편”, 74.2% “지역간 불균형 해소하려면 지자체의 재정 자립 중요”

지역경제 불균형의 원인으로는 ‘부동산 가치의 차이’와 ‘대도시/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를 주로 많이 꼽아

지역간 ‘경제 불균형’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서울 및 경기 지역 거주자의 86.1%가 지역간 경제 불균형이 심각한 편이라고 바라보는 것으로, 1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10대 58%, 20대 85.6%, 30대 85.8%, 40대 90.9%, 50대 86.2%, 60대 91.4%)에서 비슷한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지역간 경제 불균형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지역간 부동산 가치의 차이(54.2%, 중복응답)가 꼽혔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도심과 비도심의 부동산 가격 차이가 지역경제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근본적인 인원이라고 바라보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대도시 및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39%)와 지역간 생산 및 소득 격차(33.4%), 지역간 시설/인프라 격차(30.7%), 도시로의 인력/지원 집중(26.7%), 지역간 일자리 격차(25%)를 원인으로 보는 시각도 많았다. 이 중 대도시와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에 대한 지적은 진보 성향 응답자(보수 23.1%, 중도 보수 36.6%, 중도 진보 42%, 진보 43.7%)에게서, 지역간 시설/인프라 격차에 대한 지적은 보수 성향 응답자(보수 42.9%, 중도 보수 38.2%, 중도 진보 26.2%, 진보 28.6%)에게서 좀 더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의 지역간 불균형의 원인은 정부의 지역발전 정책에 있다는 다수의 지적(56.5%)을 충분히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연령이 높을수록,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을수록 이런 의견이 많은 편이었다. 지역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결국 자자체의 역할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대부분(74.2%) 지역간 불균형을 해소하려면 지자체의 재정 자립이 중요하다고 바라봤으며, 지자체의 권한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응답자도 절반 이상(54.8%)에 달한 것이다.

 

서울 및 경기 거주자 대부분(81%) ‘지역 인프라’에 만족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동네에서 주로 하는 활동은 ‘식료품 구입’과 ‘운동/산책’, 거주지 인근지역에서는 ‘외식’과 ‘쇼핑’을 많이 해

서울 및 경기 지역 거주자들은 대부분 지역 인프라에 만족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10명 중 8명(81%)이 지역 인프라가 만족스럽다고 응답한 것으로, 성별과 연령에 따른 차이 없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현재 거주하는 ‘동네’에서 주로 자주 하는 외부활동은 식료품 구입(68.8%, 중복응답)과 운동/산책(68.2%)인 것으로 나타났다. 식재료를 구입하고, 운동과 산책을 하는 일이 동네에서 이뤄지는 가장 일상적인 활동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외식(49.4%)과 카페 방문(37.6%), 시장 방문(31.3%)도 동네에서 자주 하는 활동들이었다. 그에 비해 동네에서 교통수단으로 30분 정도 벗어난 ‘거주지 인근지역’에서는 외식(49.2%, 중복응답)과 대형쇼핑몰 방문(47.3%), 친구들과의 만남(43%), 문화생활(41.1%)을 주로 많이 했다. 식료품 구입(32.3%)과 운동/산책(30.4%)을 한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으나, 상대적으로 활동 빈도가 적고, 동네에서 하기에는 제한적인 활동들을 거주지 인근 지역에서 주로 많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거주지에서 먼 지역에서는 친구들과의 만남(53.9%, 중복응답)과 소풍/나들이/등산 등의 야외활동(49.8%)이 많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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