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소통은 쉽고 바른 우리 말로!.. SKT, 사내 교육용 마케팅 용어 가이드북 새로 펴내

고객 소통은 쉽고 바른 우리 말로!.. SKT, 사내 교육용 마케팅 용어 가이드북 새로 펴내

  • 최영호 기자
  • 승인 2022.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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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사람 잡는 글쓰기2’ 출간

[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통신 관련 내용을 검색하면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 단어를 자주 본다. 예를 들면 'MVNO'나 '잔존가액', '혜택 비대상 요금제' 같은 용어다. 익숙하지 않은 한자어나 외래어, 전문 용어가 많아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그리고 "붉은 색 치마" "긴 머리" 등 젠더감수성이 중요해진 2022년에는 특정 성별과 취향을 연결짓는 이분법식 사고방식이 현대에 와서는 더이상 맞지 않는다.

SK텔레콤이 한글날을 앞두고 이해하기 쉬운 통신 용어는 물론 사회적 감수성에 맞게 바른 우리말로 쓰자는 내용의 두번째 교육책 ‘사람 잡는 글쓰기2’를 출간했다.

SKT 브랜드전략 고객언어연구팀이 펴낸 이 책은 250페이지로 ▲시대가 원하는 ‘시대 언어’ ▲사회가 원하는 ‘공공 언어’ ▲고객이 원하는 ‘타깃 언어’를 담은 주내용과 함께 ▲고객 언어 ▲신조어 ▲성차별, 성별 혐오/비하, 장애 관련 편견/금지 표현 등이 담긴 부록 ‘언어사전’으로 구성됐다.

‘시대가 원하는 시대 언어’엔 사회적 감수성을 반영한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젠더 감수성, 인권 감수성 등 사회 변화의 흐름과 사회적 눈높이에 맞는 커뮤니케이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면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는 혐오나 비하의 의미를 담고 있는 이미지나 언어 표현, 신조어 등의 의미를 담아 구성원이 바르게 인지할 수 있게 돕고, 체크리스트를 통해 구성원 스스로가 사전에 부정적인 요소를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동통신사 가입자 수가 5000만명이 넘은 지금 통신사에서 사용하는 용어는 전 국민이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는 취지에서 ‘사회가 원하는 공공 언어’ 파트도 담았다. 어려운 한자어, 영어, 외래어, 전문 용어 대신 남녀노소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을 사용하자는 내용이다. 이는 SK텔레콤에서 2019년 첫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북을 출간한 이후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용어 개선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IMEI’ 대신 ‘휴대폰 식별 번호’ ▲‘mVolP’ 대신 ‘모바일 인터넷 전화’ ▲‘PUK’ 대신 ‘유심 잠금 해제 번호’ ▲‘음영지역’ 대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지역’ ▲‘종속 번호/종속 회선’ 대신 ‘연결 회선’ ▲‘웹투폰문자’ 대신 ‘웹(Web) 발신 문자’ 등으로 표기하자는 식이다. 현재 통신 업계에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와 이를 개선한 우리말 단어를 함께 보여주고, 해당 단어에 대한 고객 선호도 조사 결과도 덧붙여 활용도와 신뢰도를 높인 점이 특징이다.

개개인의 취향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의 행동 변화도 반영했다. ‘고객이 원하는 타깃 언어’가 그것이다. 고객이 선호하는 인사말, 어린이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적절한 의사소통 표현에 대해 담고 있다. 예를 들면 어린이 서비스를 소개할 때는 ‘환경 오염을 막아요’ 대신 ‘지구가 아파요’ 등으로 표기해 ▲쉽게 쓰고 ▲긍정적으로 쓰고 ▲의인화해서 설명하자는 것이다.

책 말미에 실린 부록 ‘언어 사전’은 ▲고객 언어 ▲신조어 ▲체크리스트(바른 언어표현) 등을 찾아볼 수 있도록 실제 사전처럼 구성됐다. ‘고객 언어’엔 ‘할인반환금’(개선전 ‘위약금’) 등 통신 업계에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와 이를 개선한 우리말이 담겼다. ‘신조어’엔 ‘돈쭐내다’ 등 유통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수준의 사회적 감수성을 갖춘 최신 표현들이 수록됐다. ‘체크리스트(바른 언어 표현)’에는 성차별적 표현, 장애인 차별적 표현, 비하 표현, 인종·국적·연령·직업 차별적 표현 등을 정리해 해당 용어를 사용하기 전 문제가 없을지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SKT는 특히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해야 한다는 인식을 반영 직원들이 마케팅에 사용하는 관련 용어를 손보도록 했다. 가령 '워킹맘에게 꼭 필요한'이라는 문구는 '맞벌이 부모에게 꼭 필요한'으로 바꿨다. 여자 어린이 이미지를 구현하면서 '치마', '분홍색' 등을 사용하던 관습도 바꿨다. 장애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앉은뱅이책상' 대신 '좌식책상', '장애우' 대신 '장애인' 등의 표현으로 대체하도록 했다. 관습적 표현인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등도 장애를 극복의 대상으로 본다는 측면에서 권장하지 않는다.

SK텔레콤 구성원들의 의견도 적극 반영했다. 지난해 구성원 150여 명 대상 ‘알고 싶은 소통 주제’로 설문 조사를 했으며, ‘맞춤법/외래어 표기’(35%), ‘전문용어 다듬기’(26%), ‘신조어’(18%) 등 다수 관심을 보인 주제를 책 제작에 반영했다.

최종 발간 여부는 개선 용어에 대한 고객 반응을 확인 후 결정했다. 개선 용어에 대한 고객 선호도 조사 결과, 1차 600명 고객 반응은 ‘개선 후 용어 선호’가 91%, 2차 1200명 조사에서는 71%로 용어 개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 10월 4일 출간한 800부가 배포 이틀만에 전량 소진돼 추가 제작에 들어갔다. 

SK텔레콤은 지난 8월 대 고객 언어 개선을 위해 AI 기술도 도입했다. 3년여 간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3가지 AI 모델(단어 교정, 제목 추천, 메시지 점수화 모델)을 개발한 것이다. 부정 이슈 발생 가능성이 높은 용어, 서비스명, 내부 용어 등을 체크하고 적합한 단어로 바꿔 주는 단어 교정 모델, AI가 알아서 마케팅에 최적화된 제목을 추천해 주는 제목 추천 모델, 고객에게 발송하는 메시지가 쉽고, 정확하고, 긍정적이고, 정중하게 쓰였는지 점수로 측정해 주는 AI 메시지 점수 측정 모델까지 모두 현재 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예희강 SK텔레콤 브랜드전략 담당은 “AI를 비롯 디지털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기술 혁신은 가속화되는데, 그 안에서 쓰는 용어들은 고객 언어와는 거리가 있다”며 “국내 1위 이동통신사로서, 쉽고 올바른 대고객 소통을 통해 이동통신에 대한 정보 격차를 최소화하는 ESG 실천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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