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te의 Art Talk]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블랙 트리

[Kate의 Art Talk]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블랙 트리

  • Kate 칼럼니스트
  • 승인 2022.12.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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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te 칼럼니스트] 형형색색 거리마다 장식이 화려해지는 계절이 왔다. 12월의 도시는 마치 하나의 커다란 성탄절 트리처럼 빛나고, 아름다운 불빛으로 치장하고 밤을 맞는다. 특히 몇 년 전부터 경쟁하듯이 서울의 대형 백화점에서는 밤에 더욱 화려하게 부활하는 외부 장식으로 SNS 인증샷을 즐기는 젊은 세대들을 유혹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화려함 속에서 조용히 특별한 빛을 발하는 검은 색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다.

성탄절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거라면, 보통 레드 혹은 그린을 사용하거나 골드컬러를 쓸텐데 왜 검정색을, 그러니까 블랙을 써야만 했을까? 블랙이란 죽음을 상징하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그 블랙 트리는 어떤 의미를 가진 걸까?

블랙이라는 과감한(?) 컬러를 내세운 그 유명한 블랙 트리(Black Tree)는 서울의 한복판 명동성당에 자리잡고 있다. 명동성당에 들어서서 파밀리아 채플 건물을 찾아보면 그 앞에 블랙 트리(Black Tree)가 있다. 이 트리는 바로 2022년 3월에 울진, 삼척, 동해 등에서 일어난 큰 산불로 까맣게 타버린 나무를 사용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은 이미 한국에서도 발생하기 시작했다. 해마다 봄철이면 발생하는 이 산불의 피해와 재난은 갈수록 더욱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에 대한 경고인 것이다. 명동성당의 블랙 트리는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자 시작한 캠페인의 상징물로 만들어졌다.

명동성당 내 파밀리아 채플 건물 옆에 위치한 블랙 트리(Black Tree), 왼쪽 사진은 밤에 보는 블랙 트리 / 중앙, 오른쪽은 낮에 보는 블랙 트리 (2023년 1월 8일까지 설치 예정)
명동성당 내 파밀리아 채플 건물 옆에 위치한 블랙 트리(Black Tree), 왼쪽 사진은 밤에 보는 블랙 트리 / 중앙, 오른쪽은 낮에 보는 블랙 트리 (2023년 1월 8일까지 설치 예정)

사실 지구의 기후변화 문제는 심각하다. 일부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의 모든 생물체가 유지하고 있는 균형이 깨지면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시작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런 주장 외에도 이미 우리는 일상에서 기후변화의 실체를 보고 경험하고 있다. 올해도 서울의 강남 한복판에 갑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지면서 많은 피해를 겪기도 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것들 중에서도 산불의 피해는 가장 심각하다. 뉴스를 통해 3, 4일 혹은 그 이상 계속되는 엄청난 산불을 잡기 위해 헬리콥터로 물을 뿌리는 장면을 본다. 하지만 산불은 쉽게 잡히지 않고 계속된다. 결국 산불은 피해를 남기고, 또 산불을 막기 위해 엄청난 예산을 쓴다. 숲은 점점 사라지고, 산은 황폐해진다. 안타까운 일이다.

블랙트리 캠페인은 이러한 안타까운 상황에 대해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자 한다. 크리스마스에 만드는 아름답고 화려한 크리스마스 트리도 그 유래를 살펴보면 오래전 상록수, 즉 4년 내내 초록빛을 내는 건강한 나무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성탄절을 축하하기 위한 초록색 침엽수 나무들 마저도 영원히 사라지게 될 수 있다. 아니러니하게도 그린트리(Green Tree)를 위해 죽음을 상징하는 블랙 트리(Black Tree)가 탄생한 것이다. 사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실제로 산불로 인해 까맣게 타버린 나무를 활용했다.

블랙트리는 이미 타버린 나무를 사용했다. 성탄절을 맞아 밤에도 빛을 내지만 뿌리는 타버린 나무다. 한석현 (설치미술가) 님이 참여한 작품이기도 하다.
블랙트리는 이미 타버린 나무를 사용했다. 성탄절을 맞아 밤에도 빛을 내지만 뿌리는 타버린 나무다. 한석현 (설치미술가) 님이 참여한 작품이기도 하다.

블랙 트리 캠페인은 더 많은 이들에게 기후변화의 위기를 알리고자 한다. 해마다 봄철이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산불 피해와 재난 상황은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의 위기를 말해주는 사례로 앞으로 더욱 경각심을 갖자는 취지의 공공캠페인이다. 따라서 그 취지를 살리기 위해 이미 까맣게 타버린 나무를 사용했으며, 또 블랙 트리의 나무 꼭대기에는 초록색 잎으로 희망을 매달아 놓았다. 즉 다시 생명의 힘을 얻어 초록의 새싹이 돋는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 초록색의 잎은 “재난에서 희망으로"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블랙트리 꼭대기에 있는 초록색 잎,  희망을 상징한다
블랙 트리 꼭대기에 있는 초록색 잎, 희망을 상징한다

※ 블랙 트리는 2023년 1월8일까지 설치합니다. 직접 방문하셔서 SNS에 인증샷과 해시태그를 남겨서 산불 피해 이웃의 일상 회복을 응원해주세요.

#BlackTreeCampaign #블랙트리캠페인 #희망브리지 #산불피해이웃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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