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te의 Art Talk ] 2022년, 당신은 누구와 콜라보하시겠습니까?

[Kate의 Art Talk ] 2022년, 당신은 누구와 콜라보하시겠습니까?

  • Kate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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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Kate 칼럼니스트] 브랜드가 혼자만 독야청청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다. 특히 패션 산업은 팬데믹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고, 살아남기 위해 브랜드와 브랜드가 만나 혁신적인 콜라보를 통해 새로운 솔루션을 찾기도 한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였던 유럽의 글로벌 브랜드는, 이태리의 명품 브랜드 구찌다. 구찌에서는 미국의 아웃도어 브랜드인 노스페이스와 콜라보를 현재 진행 중이다. 유럽의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와 가장 미국적인 아웃도어 브랜드는 2020년에 과감한 만남을 시도했다. 구찌와 노스페이스는 2020년부터 시작해서, 2022년 올해  또 새로운 컬렉션에 이르기까지 결속력이 더 커지고 있고, 제품군은 더 다양해지고 있다. 

그들의 만남은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알렉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의 다채(?)로운 콜렉션이 시작되면서 이미 예견된 것이 아닐까 한다. 2015년, 구찌의 수장이 된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미켈레는 개성넘치는 컬렉션으로 그 황홀함을 뽐내기 시작했다. 미켈레는 컬렉션을 통해 관습적인 유행을 거부하고 개성과 개인의 가치를 존중했다. 그는 2018년에 다양한 나라의 아티스트들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프랑스의 일러스트레이터인 나탈리 레테, 스페인 출신의 세르지오 모라, 그리고 일본의 작가였던 유코 히구치 등과 함께 프린트 작업의 결과물을 내 놓았다.  또한 세계적인 뮤지션 엘튼 존과의 콜라보를 통해 스페셜 라인을 출시하기도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미켈레는 그 이후 디즈니의 백설공주와 워너브라더스의 벅스버니 캐릭터까지 콜라보로 묶어 위트 넘치는 컬렉션도 완성한다. 미켈레는 전통의 관점에서 콜라보를 가로막고 있던 구차한 변명을 걷어내고, 명품 브랜드가 추구하는 본질을 한번 뒤집어 보면서, 설레임과 자극을 만들어내며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왜 지금까지 그렇게 과감하지 않았는지… 어쩌면 우리가 왜 금지되었는지 이유도 모른 채 그냥 많은 것들을 그저 습관처럼 받아들이고 있을 때,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일종의 저항 행위”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새로운 문을 열어 준 것이다.  

2018년 밀레니얼 세대들이 열광했던 Gucci collection, 꽃과 나비 중심의 레트로한 디자인 – It’s so Gucci! (ⓒ 구찌 인스타그램)

구찌는 꽃, 나비 등 레트로한 디자인, 파격적인 콜라보로 밀레니얼 세대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시작한다. 뉴욕의 패션 위크를 통해 새로운 감탄사가 등장한다. 바로 It’s so Gucci 이다. 구찌스럽다는 표현 하나로 모든 걸 대신했다. 2019년 구찌는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맞아 80억 유로(약 10초 7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샤넬을 잠시 추월하기도 한다. 구찌는 2010년대 초반에 한물간 브랜드로 치부되었다. 새로움이 없는 식상한 디자인과 노후한 이미지까지 겹쳐졌기 때문이다. 결국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등장으로 디자인 혁신과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컬렉션을 통해 부활을 시작했다. 한마디로 젊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경영에서도 젊은 직원들을 파격적으로 기용했다. 35세 미만의 직원이 나이든 직원을 멘토링하는 ”리버스 멘토링(Reverse Mentoring)”이나 그림자 위원회 등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한번 다루어지면서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이 회의를 통해 나온 아이디어들은 바로 구찌의 정책에 반영되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더욱 커지는 요즘, 구찌는 MZ세대의 가치관에 맞춰 모피를 사용하지 않는 '퍼-프리(Fur-Free)'를 선언했다. 2018년 이후 구찌 컬렉션에서는 밍크, 여우, 토끼, 너구리 등 모피제품이 사라졌다. 다음은 인스타에서 보여준  퍼프리 선언이다.

구찌가 시행했던 퍼 프리 선언 (ⓒ 구찌 인스타그램)

미켈레의 콜라보 중에서 가장 최근에 화제가 되고 있는 노스페이스와의 구찌 컬렉션으로 돌아가자. 2020년에 팬데믹을 맞은 패션 시장에서 구찌가 노스페이스와 손잡은 것은 캠핑 족을 위한 아웃도어를 잡기 위한 전략이 숨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구찌는 단순히 노스페이스와 의상만 콜라보한 것이 아니다. 아웃도어 의상은 물론 캠핑에 필요한 각종 악세서리에 이어서 대표적인 캠핑도구인 텐트까지 만든다. 클래식과 전통이라는 틀에 매여 있던 명품 브랜드 구찌가 새롭고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로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다음의 매니페스토 영상은 노스페이스 x 구찌 캠페인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을 즐기는 새로운 종족이 나타난 느낌이 든다. 마치 1970년대 히피를 연상시키는 모델들의 행렬은 자유롭고 무질서해 보이면서 동시에 아름답고 평화롭다. 그들은 미켈레의 영향을 받았고 다분히 구찌스럽다.

구찌의 콜라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캠페인 영상의 도입부에  펼쳐지는 콜라보 로고의 디자인이다. 노스페이스의 로고 디자인에 구찌의 로고가 합쳐졌다. 보통 로고는 잘 건드리지 않는데 아예 하나의 디자인으로 로고까지 합병(?)해 버린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결과물이 아름답다는 것이다. 노스페이스 로고는 등반가들이 가장 힘들어한다는 알프스의 북쪽 벽을 상징하며 그 디자인은 미국의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하프돔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3개의 북쪽 벽에서 라인을 따라 내려오는 아래 쪽 디자인은 구찌로 연결된다. 구찌의 시그니처 컬러인 레드와 그린으로 연결된다. 이 합체된 로고는 적극적으로 활용되어 제품이나 쇼핑백에도 적용된다. 특히 콜라보 제품을 파는 매장의 익스테리어(Exterior)에도 적용되어 다음 사진처럼 아름답게 디스플레이(Display)된다. 사진은 실제 밀라노의 플래그십 스토어다. 아름다운 외관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건물이 추위를 피하기 위해 노스페이스의 시그니처 제품인 오렌지색 패딩을 입은 듯 하다. 하나의 아트를 보여주는 작품같기도 하다.

구찌가 콜라보에 성공한 것 때문인지 명품 브랜드의 콜라보는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어쩌면 이제 콜라보는 해야만 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2022년 어떤 콜라보를 준비하고 있는지 한번 고민해봐도 좋지 않을까? 콜라보가 아니라면 다시 건강하고 활력이 넘치는 브랜드로 어떻게 리: 브랜딩(Re:branding)할지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구찌와 노스페이스의 콜라보가 정답은 아니다. 구매로 바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그렇지만 한번쯤 시도해 볼만하다. 획기적인 변화라면 관심을 받으면서 화제가 될 것이다.  팬데믹의 종식이 언제 이루어질지 모르지만, 점점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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