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크리에이터, 왜 자체 플랫폼 만드나

잘나가는 크리에이터, 왜 자체 플랫폼 만드나

  • 비마이프렌즈
  • 승인 2023.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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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YouTube)의 크리에이터 지원 프로그램인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YouTube Partner Program, 이하 ‘YPP’)은 2007년에 등장해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이하 ‘유튜버’)들에게 광고 수익의 일부를 나누는 제도로, 크리에이터가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 전문성, 예술성이 축적된 콘텐츠로도 수익을 창출하고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게 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는 유튜브 영상 제작으로 거대한 수익을 만든 대형 유튜버를 탄생시키며 유튜버가 하나의 직업이 되고, 알파 세대의 장래희망에도 ‘크리에이터’를 언급하는 시대를 도래하게 했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인스타그램, 틱톡, 트위치, 디스코드 등 각 플랫폼마다 크리에이터를 전업으로 하는 ‘프로 크리에이터’들도 생겨났다.

그런데 최근, 번아웃으로 활동을 잠시 쉬어가겠다는 프로 크리에이터들의 선언이 심심찮게 들린다. 또 구독자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크리에이터가, 자체 플랫폼을 통해 커뮤니티 혹은 팬과 함께 하는 독립적인 공간을 구축했다는 소식도 빈번하게 접하게 된다.

대형 플랫폼에서 이미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거대한 수익까지 창출한 크리에이터들이 왜 활동을 중단하는 걸까? 그리고 다른 대안을 찾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PART 1. 대형 플랫폼을 떠나게 만드는 요인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조성한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YPP)

구글(Google)은 크리에이터의 콘텐츠 제작을 독려하기 위해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이하 ‘YPP’)을 출범했고, 이를 통해 크리에이터가 유튜브에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것만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생태계를 만드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이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크리에이터가 콘텐츠 창작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제 체제이자 시스템)

그런데 이 YPP는 정말 유튜버를 위한 프로그램일까?

광고 수익 분배를 통해 유튜버의 수준 높은 동영상 콘텐츠 제작을 독려하던 YPP는, 어느새 이들의 수익을 제한하는 조건이라는 볼멘소리가 들려온다. 수익을 창출할 기준을 넘었을 때도 유튜버들은 계정 활성화에 대한 요구를 끊임없이 받기 때문이다. 이에 유튜버 크리에이터들의 고민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여타 대형 플랫폼도 예외는 아니다.

▶ 참고. 유튜브가 공개한 YPP의 자격 조건 (클릭)

크리에이터(Popular Creators)의 심화된 고민

01 콘텐츠의 소유권 부재

크리에이터는 콘텐츠를 꾸준히 올려야 광고비 정산을 받을 수 있는데 6개월 이상 미 활동으로 광고 정산이 중단되더라도 이미 공개된 콘텐츠엔 계속해서 광고가 붙는다. 이에 대한 수익은 보장받을 수 없다. 이렇듯 콘텐츠에 대한 수익을 누락하는 것은, 크리에이터들에게 콘텐츠에 대한 소유권을 온전히 주지 않는 것과 다름없는 결과를 낳았다.

02 욕망과 경쟁을 부추기는 알고리즘으로 인한 번아웃

유튜브를 예시로 들면, 콘텐츠의 조회수는 유튜브AI에 해당하는 알고리즘에 영향을 받는데, 유튜브 내부에는 알고리즘의 조건이 있겠지만 외부에는 공개돼 있지 않기 때문에 유튜버의 운영 경험치로 알고리즘의 기준을 추측할 뿐이다. 따라서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 원리를 알지 못하는, 유튜버들은 자주 동영상을 업로드하는 채널이 많은 조회수와 보상을 가져간다고 생각한다. 또한 알고리즘의 영향을 받은 다른 채널의 영상은, 유튜버로 하여금 경쟁심을 불러일으킨다. 이 때문에 영향력 있는 유튜버들도 쉼 없이 일하고 이에 따른 정신적∙육체적 탈진을 경험한다.

크리에이터에 관한 소식을 다루는 더퍼블리시프레스(The Publish Press)에서는 이와 관련된 한 사례를 뉴스레터에 실었다. 비디오 크리에이터이자 SF 소설의 저자 린제이 엘리스(Lindsay Ellis)는 한 때 120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튜버였지만, 이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더라도 유튜브에 업로드하지 않는다고 한다. 과거에 알고리즘이 그녀의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03 데이터의 소유권 부재

유튜브의 경우, 구독자 수와 광고 수익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구독자 수가 아닌 조회수에 따라 산정되는 광고 수익(애드센스 수익) 때문에, 유튜버들은 자신의 수익을 예측할 수 없다. 다른 플랫폼사의 경우도 비슷하다. 플랫폼사에서는 대시보드를 통해 정제된 데이터를 제공하지만, 해당 데이터에서 다음 ‘비즈니스’를 위한 데이터 - 즉 구독자 중에 어떤 사람들이 충성도 높은 팬인지, 그 팬은 어떤 경로로 들어와 어떤 행동을 취하고 나가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 등은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플랫폼에서만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는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만으로는 자신의 핵심 팬을 이해하기 어렵다. 더불어 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04 플랫폼사의 콘텐츠 정책

유튜브의 경우 폭력적이거나 위험한 콘텐츠에 대해 무관용 정책을 적용해 유튜브 내 콘텐츠 품질을 높이고 이용자를 보호한다. 하지만 이는 뜻밖의 피해자를 낳기도 한다. 예를 들면 화면에서 피부색 비율이 높으면 자동으로 ‘선정적인 콘텐츠’로 판단하거나, 저작권 경고를 3번 한 채널은 ‘비공개’ 처리 대신 ‘삭제’를 단행한다. 유튜브의 무관용 정책은 채널 주인인 유튜버들에게는 매우 취약하게 작용한다. 유튜브의 정책에 따라 채널의 운명이 결정되니, 유튜버들은 정신적으로 불안해하기도 한다. 이는 나만의 온라인 공간이 필요한 이유가 된다.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것은 예측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에는 ‘전략과 예측’이 필수불가결하다. 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광고 수익이나 플랫폼 내부의 정책은 크리에이터의 비즈니스 운영을 방해한다. 여기서 중요한 지점은 ‘채널이 성장하고 있지 않다, 수익성이 없다’가 아니라 ‘수익과 채널 운영의 변동성이 커서 향후 안정적인 채널 운영과 비즈니스 확장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플랫폼사도 물론 이 점을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이에 구글은 유튜브에 기존 광고 모델에 이어, 예측 가능한 수익 모델로 대표되는 구독 모델, 유튜브 프리미엄을 추가했다. 또 유튜브가 직접 수익을 낼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내건 것처럼, 유튜브 채널 내부에도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직접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후원, 멤버십, 쇼핑 기능 등을 업그레이드했다.

하지만 이 역시 YPP 자격 조건처럼 몇 가지 한계가 있다.

유튜브 쇼핑의 경우, 유튜브에서 쇼핑을 할 수 있다고 소개하지만 결국은 외부의 쇼핑 채널로 연동돼 영상 시청자 혹은 구독자들은 영상 시청 중 제품 태그 클릭으로 판매 사이트로 이동을 요구받는다. 이는 직접적인 이커머스보다는 ‘제품 태그’에 더 가까운 기능으로 보인다.

유튜브 외 다른 플랫폼들도 크리에이터의 직접 수익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섭스크립션(Instagram Subscriptions)을 내놓았고, 틱톡도 ‘크리에이티비티 프로그램(Creativity Program)’을 내놓는 등 크리에이터의 수익화를 개선하는데 모두 동의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대형 플랫폼들의 이런 노력에도 크리에이터는 여전히 수익의 변동성을 안고 있다. 이는 콘텐츠 제작을 넘어 IP 기반 비즈니스로의 확장, 그에 따른 인력 충원 등 사업 확장 및 주체적인 비즈니스 운영에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PART2. 탈(脫) 대형 플랫폼, 그리고 자체 플랫폼의 필요성

탈 플랫폼 러시, 광고 수익의 불안정성과 주도권의 훼손

다시 유튜브의 사례로 돌아오면, 대형 유튜버는 유튜브의 알고리즘으로 트래픽을 확보해 많은 이용자들에게 노출되는 행운을 얻기도 하지만, 자신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와 플랫폼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온전히 가져갈 수 없는 구조에 직면하기도 한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플랫폼 기업들에게 있어 크리에이터의 존재는 절대적이지만 크리에이터들에게 돌아가는 보상 체계는 불안정한 측면이 있다. 또 콘텐츠와 데이터에 있어 온전히 소유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수익의 많고 적음보다 비즈니스를 예측불가능한 상태로 두는 것이다. 경험 있는 크리에이터들은 이런 이유로 광고 수익을 포함한 대형 플랫폼의 의존도를 줄이고, 온라인 공간 내 통제권이 확실한 자체 플랫폼을 추가로 갖고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유튜버의 수익 구조, 브랜딩을 통한 직접 수익을 늘릴수록 비즈니스의 안정성은 증가한다.
유튜버의 수익 구조, 브랜딩을 통한 직접 수익을 늘릴수록 비즈니스의 안정성은 증가한다.

자체 플랫폼 구축은 크리에이터의 주도권 회복

광고를 통한 수익이 생길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크리에이터라면 그다음 단계로 광고 외 수익을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 재산권)에 브랜딩을 강화해 수익을 다각화함으로써 가능해 보인다.

브랜딩을 강화하기 위한 첫 단계는 자체 온라인 공간을 구축하는 것이다. 자체 온라인 공간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크리에이터는 클라우드 기반의 SaaS(Software-as-a-Service)형 플랫폼 빌더를 통해 비교적 합리적인 비용과 낮은 진입장벽으로 비즈니스를 시도할 수도 있다. 이곳에서 수익성 개선, 후원과 구독, 커머스 등 사업 확장에 필요한 기능을 취사선택함으로써, 브랜딩이 강화된 자신만의 독립적인 자체 플랫폼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로써 크리에이터는 콘텐츠를 통해 개인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그와 관련된 IP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또한 자체 플랫폼에 팬덤이 모인다면 팬과의 직접적인 관계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D2C(Direct to Customer)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중개 플랫폼을 거치지 않아 크리에이터가 가져갈 수 있는 수익이 증대된다. 또한 광고 외의 방법으로 수익을 다각화했기 때문에 수입을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자체 플랫폼을 만들고 브랜딩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콘텐츠와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도 회복할 수 있다. 콘텐츠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직접 관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통해 자신의 팬 행동을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다시 비즈니스 운영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크리에이터가 자체 플랫폼에서 브랜딩을 강화하고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동안 그들의 역량은 콘텐츠 제작에 집중돼 있었기 때문이다.

IT 기술 외 전문 컨설팅도 확보해 비즈니스 영역 확대

IT 기술을 이용해 손쉽게 독립적인 공간을 구축했다 하더라도, 실제 비즈니스 운영에 필요한 마케팅, 운영, 제휴, 결제, 정산, 유통, 배송, 고객 대응 등의 분야는 크리에이터가 독립적으로 운영하기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이 경우 크리에이터는 비즈니스 운영에 있어 컨설팅의 도움을 받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자체 플랫폼과 전문가의 컨설팅, 그럼 이제 대형 플랫폼의 대안은 모두 찾은 것일까? 자체 플랫폼에 모든 운영을 집중해도 될까?

대형 플랫폼, 완전히 떠날 수 있을까?

크리에이터는 그동안 대형 플랫폼의 알고리즘을 통해 콘텐츠를 노출하고, 수많은 구독자(followers)를 보유하며, 나아가 비즈니스 기회를 발견할 수 있었다. 따라서 수익 다각화, 안정적인 비즈니스 운영 등 여러 이유로 자체 플랫폼을 구축했더라도, 대형 플랫폼을 완전히 떠나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다. 여전히 그곳엔 오랜 기간 응원과 성원을 보내 준 구독자가 모여 있기 때문이다. 예측 불가하긴 하지만 여전히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기존의 대형 플랫폼과 자체 플랫폼을 다른 목적으로 동시에 운영하는 것이다. 대중에게 콘텐츠를 노출시키는 데 여전히 대형 플랫폼을 이용하고, 그중 일부 충성도 높은 팬들을 자체 플랫폼에 모아 관계 기반의 팬덤 비즈니스를 기획해 볼 수 있다.

대형 플랫폼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주체적인 결정을 늘리는 것으로, 광고 수익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며 독립을 시도하는 것으로, 마지막으로 구독자보다 충성도 높은 팬덤과 의미 있는 소통을 하는 것으로, 비즈니스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콘텐츠 제작의 완성도를 넘어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들의 컨설팅으로, 크리에이터의 비즈니스는 지속가능함을 향해 달려갈 것이다.

핵심을 확장하라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 ‘크리스 주크(Chris Zook)’는 ‘핵심을 확장하라(Beyond the Core)’라는 저서로, 핵심 확장을 전략의 기본 원칙으로 주장했다. 핵심을 강화해 더 큰 볼륨을 만들고, 그 볼륨이 한계를 만나면 새로운 핵심을 만드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크리에이터는 자체 플랫폼에서 회복한 데이터 소유권을 통해 충성도 높은 팬이 누구인지를 알고 이해한다. 여기에 멤버십 운영으로 팬덤의 요구사항을 콘텐츠나 커머스에 적극 반영해 핵심 팬덤에 완전히 부합하는 팬덤 비즈니스를 시도한다. 그리고 핵심 팬덤과 유사한 사람들을 다시 팬덤으로 진입시키며 핵심을 확장해 본다. 핵심 팬덤에 친화적인 비즈니스로 완전히 진입하는 것이다.

크리에이터, 대형 플랫폼으로 충분히 유명해졌는가? 이제 자체 플랫폼에서 팬덤을 향한 확실한 비즈니스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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