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광고 노하우(6): “리딩 라인(Leading Lines)”이 보이는가?

영상광고 노하우(6): “리딩 라인(Leading Lines)”이 보이는가?

  • 정상수
  • 승인 2019.08.03 15: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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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 라인으로 영상 속의 주제를 강조한다

리딩 라인(Leading Lines)”이란 화면 안에서 시선을 이끌어주는 선을 말한다.

촬영할 때 이 선을 잘 사용하면 시청자의 눈길을 영상 속의 주제로 자연스럽게 이끌 수 있다.

 

영상광고는 쉴새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리딩 라인이 중요하다. 화면 속에 볼 것이 많을 때나 움직이는 것들이 많을 때는 더 중요하다. 리딩 라인이 짧은 순간에 주제를 볼 수 있도록 만드는 좋은 장치이기 때문이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많이 찍은 크리스토퍼 도일(Christopher Doyle)은 리딩 라인 활용의 귀재다. 사람 많은 도시 한가운데에 주인공이 움직이지 않고 서 있다. 뒤에는 바쁜 사람들이 정신없이 지나다닌다. 그런데도 우리는 군중 속의 주인공만 주시하게 된다. 움직이지 않고 서 있는 주인공이 리딩 라인을 만들어 우리의 시선을 잡은 것이다. 벌집처럼 복잡한 홍콩 중경빌딩의 복도,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등에서 그는 귀신처럼 리딩 라인을 찾아낸다. 흔들리는 카메라로 따라가는 추격 장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렵지 않다. 초등학교 미술시간에 배운 대각선 구도를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가로수길 한가운데서 멀어지는 길을 찍은 화면의 구도가 바로 대각선 구도다. 길 양쪽에 이어져 있는 가로수가 만든 두 선이 화면 가운데에서 만난다. 마치 우리의 시선이 화면 한가운데로 빨려들어가 사라지는 느낌이 든다. 시선이 갑자기 사라진 것 같아 그 점을 소실점(Vanishing Point)”이라고 부른다. 그렇게 3D2D로 그리는 게 원근법이다. 이미 15세기에 르네상스 화가들이 그런 원근법으로 건물을 그리고, 오페라 무대 배경도 그렸다고 한다. 캐드(CAD)가 없을 때니까. 물론 한 화면에 소실점을 여러 개 담기도 한다.

리딩 라인(대각선이 시선을 화면 한가운데로 이끈다. 거기에 주제를 배치하면 효과적이다.)
리딩 라인
(대각선이 시선을 화면 한가운데로 이끈다. 거기에 주제를 배치하면 효과적이다.)

 

이 리딩 라인은 도처에 있다. 화면을 구상할 때 찾아서 활용해 보자.

 

- 사무실 복도/ 책상의 선/ 파티션의 선/ 높은 창문/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틀/ 한강 다리/ 가로등/ 지하철/ 고층 건물/ 절벽/ 스카이라인/ 태양 광선/ 플래시 라이트/ 스마트폰 화면 불빛 등

 

리딩 라인이 직선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곡선이 만드는 리딩 라인도 무궁무진하다.

 

- 해안선/ 울타리/ 나선형 계단/ 모래 언덕/ 웨이브 있는 머리/ 꽈배기 모양 아이스크림 등

 

그런데 이 리딩 라인을 어떻게 써먹지?

간단하다. 내가 강조할 주제를 화면 속에 담을 리딩 라인의 끝 부분에 배치하면 된다. 그러면 시청자의 시선이 주제로 이동하니까.

 

클로즈업이라 화면에 대각선 따위가 없다고? 잘 보면 거기에도 선이 있다. 모델의 얼굴이라면 얼굴의 윤곽선, 콧등의 선, 입술이 만드는 선 등이 리딩 라인이 된다. 제품이 화장품이라면 모델 얼굴의 리딩 라인 끝 부분에 슬쩍 배치하면 광고주가 기뻐한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모델도, 제품도 잘 나와서!

리딩 라인(모델의 얼굴 윤곽선이 시선을 자연스럽게 제품으로 이끌어준다.)
리딩 라인(모델의 얼굴 윤곽선이 시선을 자연스럽게 제품으로 이끌어준다.)

 

지금 스마트폰을 켜고 옆에 있는 사람을 찍어보자. 한 장은 마음대로 찍고, 다른 한 장은 화면 속에 리딩 라인을 배치해 그 끝이 인물의 얼굴로 이어지게 잡아보자. 인물에 집중하게 된다. 인물이 중요해 보인다. 멋있어 보인다.

 

정상수(청주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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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미러 2019-08-04 14:00:28
영상 찍는 꿀팁^^ 잘 배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