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가족'의 의미는 강조되지만, 개인화 성향 강하고 가족 관계에 얽매이는 태도 줄어

[트렌드모니터] '가족'의 의미는 강조되지만, 개인화 성향 강하고 가족 관계에 얽매이는 태도 줄어

  • 채성숙 기자
  • 승인 2020.08.27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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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20년 7월 7일~7월 10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3세~59세 남녀 1,000명

[매드타임스 채성숙 기자]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3세~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가족관’ 및 ‘가족관계’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상적인 불안감이 큰 요즘 시대에 ‘가족의 의미’가 더욱 강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다만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가 큰 것과는 다르게 전통적인 가족 형태는 해체되고, 가족관계 내 개인화 현상이 두드러지는 변화는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보여졌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누구에게나 소중한 ‘가족’, 평소 생각하는 가족의 의미는 ‘편안하고’, ‘고맙고’, ‘힘이 되는’ 존재

누구에게나 ‘가족’은 소중하고, 감사한 존재로 여겨진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해볼 수 있었다. 가족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묻는 질문에 편안하고(66.9%, 중복응답), 고맙고(65.8%), 힘이 되는(62.9%) 존재라는 응답이 가장 많이 나온 것이다. 또한 가족은 든든하고(61.6%), 없어서는 안될(60.1%) 존재이며, 따뜻하고(55.6%), 행복하다(54.8%)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는 인식도 강했으며, 기대고 싶고(43.9%), 애틋하며(39.5%), 외롭지 않게 한다(38.9%)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현대인들에게 가족은 여전히 매우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결과로, 대부분의 사람들(75.3%)은 가족이 늘 감사한 존재라는 생각을 품고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최근 더욱 강조되는 가족의 의미, 전체 79% “요즘처럼 일상생활이 불안할 때 가족이 정말 소중하다는 생각하게 돼”

2명 중 1명 “ 요즘 따라 내 주위에는 가족밖에 없는 것 같다”, 62.6% “요즘 가족에 대한 안부를 챙기는 일이 많아졌다”

최근 ‘가족의 의미’가 새삼 많이 강조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전체 응답자의 79%가 요즘처럼 일상생활이 불안할 때 가족이 정말 소중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응답한 것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가족의 소중함을 많이 느끼고 있는(10대 63%, 20대 72.5%, 30대 81%, 40대 87.5%, 50대 91%) 모습이 뚜렷했다.

가족이라면 어려울 때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17년 83%→20년 87.9%)도 더욱 많아졌다. 그렇지 않아도 일상생활이 불안할수록 가족이 중요하다는 인식(83.9%)이 강한 가운데, 최근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일상적 불안감의 수준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면서 가장 가까운 관계인 가족에게 더 많이 의지하게 되고, 실제 그 중요성도 많이 체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2명 중 1명(49.9%)은 요즘 따라 내 주위에는 가족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정도였다. 역시 젊은 층보다는 중장년층이 가족에 대한 애착(10대 23%, 20대 36.5%, 30대 56.5%, 40대 65%, 50대 68.5%)을 훨씬 많이 내비쳤다.

또한 전체 62.6%가 요즘 가족에 대한 안부를 챙기는 일이 많아진 편이라고 응답하고 있어, 코로나 감염의 위험성 때문에 가족들의 안위에 대한 염려도 커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최근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말다툼과 감정싸움을 겪은 경험(46.7%)도 상당한 편이었다.

 

기본적으로 가족에 대한 애정 강한 편, 전체 66.2% “가족을 위해 나를 희생할 수 있어”, 연령이 높을수록 애정 강해

전체 응답자의 65.2%가 “자신이 잘못을 하더라도 가족은 무조건 내 편이 되어줄 것”이라는 믿음 가지고 있어

기본적으로 가족에 대한 ‘애정’과 ‘신뢰’는 높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10명 중 6명 이상이 가족은 자신의 전부이며(62.4%), 가족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다(66.2%)고 밝힌 것이다.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가족이 전부이고(10대 49%, 20대 52.5%, 30대 64.5%, 40대 68%, 50대 78%), 가족을 위해 희생할 수 있다(10대 49%, 20대 64%, 30대 66%, 40대 71.5%, 50대 80.5%)면서, 가족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태도가 훨씬 강했다. 가족 이외의 사람들보다는 식구들에게 더 친근감을 느끼고 있음(74.6%)은 물론이었다.

이와 더불어 전체 응답자의 65.2%가 자신이 잘못을 하더라도 가족은 무조건 내 편이 되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가족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는 사실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가족 구성원들과의 ‘유대감’도 끈끈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여졌다. 대부분 자기 가족은 서로를 지지해주고 격려해주며(73.7%), 서로의 감정을 존중해준다(63.8%)고 바라보는 것으로, 역시 고연령층에서 가족 구성원과의 관계가 좋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고 있었다.

가족관계의 유지를 위해서는 서로의 기분과 감정을 맞춰줄 필요가 있다는 인식(82.1%)이 강한데, 적어도 응답자들 스스로가 느끼기에는 본인의 가족 관계가 충분한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잘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10명 중 7명 이상이 자신의 가족은 때론 화를 내기도 하지만 갈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77.7%), 문제가 있을 때는 함께 잘 해결하려고 노력한다(72%)며 평소 관계 유지를 위한 애쓰고 있음을 밝혔다.

 

가족관계 내 개인화 성향 엿보여, 절반 이상 “가족보다는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갈 필요 있어”

평소 힘든 일을 가족에게 털어놓는 사람(44.8%) 절반에 못 미쳐, 57.5%는 “요즘은 무늬만 가족인 경우가 많다”고도 바라봐

가족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두텁고 유대감도 강해 보이지만, 가족 구성원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평소 힘든 점이나 고민을 가족에게 털어놓는 편이라는 응답자(44.8%)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2017년 동일 조사와 비교(17년 50.7%→20년 44.8%)했을 때 예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가족들에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개인화 성향이 뚜렷한 저연령층일수록(10대 39%, 20대 42.5%, 30대 43%, 40대 46.5%, 50대 53%) 혼자 마음에 담아두는 태도가 강해 보였다.

이와 더불어 가족만큼 나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는 평가(17년 59.3%→20년 55.9%)가 줄어든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족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는 있으나 가족이라고 해서 서로의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으로, 예전보다 개인화 성향이 강해졌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실제 절반 이상(52.5%)이 가족보다는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가족보다는 내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39.3%)도 결코 적지 않았다.

이러한 태도 변화 속에 사회전반적으로 가족관계의 유대감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도 상당해 보였다. 전체 응답자의 57.5%가 요즘은 무늬만 가족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느꼈으며, 향후 가족들에게 소홀해지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 같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67.9%에 달한 것이다. 비록 응답자 스스로는 현재 가족에 대한 유대감을 많이 느끼는 모습이지만, 사회전반적으로는 가족관계의 깊이가 예전만 못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보여진다.

 

가족 형태의 변화는 예정된 수순? 전체 72% “가족이라도 꼭 함께 살아야 하는 것은 아냐”

63.5%가 “가족이 꼭 혈연으로만 이뤄질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드러내, 저연령층일수록 이런 인식 강해

사회전반적으로 가족이라면 꼭 함께 살거나 같이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옅어진 것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전체 10명 중 7명(72%)이 가족이라도 꼭 함께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바라보는 것으로, 연령에 관계 없이 가족이라고 해서 함께 살 필요는 없다는 인식(10대 74%, 20대 72.5%, 30대 70.5%, 40대 71.5%, 50대 71.5%)은 공통적이었다. 다만 남성(61.2%)보다는 여성(82.8%)이 이런 생각을 훨씬 많이 하는 것이 눈에 띄었다. 또한 예전보다 가족은 늘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17년 60%→20년 57.6%)은 줄어들고, 항상 같이 있는 대상이 가족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17년 58.1%→20년 65%)은 늘어난 변화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새삼 가족이라는 의미가 더욱 강조되고 있는 요즘 사회분위기와는 달리 가족이라면 한 공간에서 함께 살아야 한다는 인식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인식으로 봤을 때 최근 가팔라지는 가족 형태의 변화는 어쩌면 예정된 수순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전체 응답자의 63.5%는 가족은 꼭 혈연으로만 이루어질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주장은 예전보다 더 큰 힘(17년 56.8%→20년 63.5%)을 받고 있었다. 특히 저연령층일수록 가족이 혈연으로만 구성될 필요가 없다는 인식(10대 81%, 20대 68%, 30대 61%, 40대 58.5%, 50대 49%)이 훨씬 강하다는 사실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요즘은 가족보다 반려동물을 더 가족처럼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는데도 10명 중 8명(78%)이 공감을 했다.

 

‘이혼’을 바라보는 시각도 변해, 전체 65.9% “요즘 부부간 이혼 문제는 흠이 아니야”, 여성이 이혼에 더 관대해

‘졸혼’에 찬성하는 사람들(17년 48.6%→20년 54.4%) 더욱 많아져, 10명 중 3명이 “중년 이후 졸혼 의향 있다”

한편 가족관계 내 개인화 성향이 강해지고 있고, 사회전반적으로는 가족관계의 깊이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 속에 ‘부부관계’의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변화를 엿볼 수 있었다. 예전에 비해 이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졸혼’에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우선 전체 응답자의 65.9%가 요즘 부부간 이혼 문제는 흠이 아니라고 인식하는 모습으로, 서로 잘 맞지 않는 사람들끼리 가족이라는 이유로 혹은 자녀 때문에 평생을 함께 살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남성(55%)보다는 여성(76.8%), 그리고 다른 연령에 비해 30대~40대(10대 59.5%, 20대 65.5%, 30대 70.5%, 40대 72%, 50대 62%)가 이혼에 더욱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 이와 함께 서로 상처를 주지 않는다면 ‘별거’도 부정적으로 볼 것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64.1%에 달했다.

최근에는 이혼하지 않은 부부가 서로 간섭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졸혼’이 회자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졸혼을 바라보는 시각도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절반 이상(54.4%)이 졸혼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2017년 동일 조사에 비해 졸혼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증가(17년 48.6%→20년 54.4%)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남성(42%)보다는 여성(66.8%)이 졸혼을 찬성하는 태도가 뚜렷한 편이었다. 또한 졸혼으로 상대 배우자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것도 사랑이라는 인식이 강해진(17년 55.5%→20년 63.3%)

반면 졸혼은 이혼하지 못한 부부들의 차선책일 뿐이라는 인식은 옅어진(17년 56%→20년 51.1%) 변화도 엿볼 수 있었다. 10명 중 6명(59.9%)은 자녀 입장에서도 부모가 이혼보다는 졸혼을 선택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바라보기도 했다. 실제 10명 중 3명(31.9%)이 중년 이후의 결혼생활에서 졸혼을 고려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는데, 남성(24.4%)보다는 여성(39.4%), 그리고 중장년층(10대 31.5%, 20대 29%, 30대 30.5%, 40대 33%, 50대 35.5%)의 의향이 높은 편이었다.

 

부모가 자녀를 위해 ‘경제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인식은 주로 부모세대에서 강한 것으로 보여져

부모 부양과 관련해서는 10명 중 9명 “자식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노후준비를 해나가는 사람들 많아졌다”고 바라봐

부모와 자식관계에서도 상호 의존적인 태도는 옅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부모가 성인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야 할 필요성을 높게 보지 않았으며, 부모는 자녀에게 노후 ‘부양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이 상당히 큰 편이었다.

우선 부모가 자녀의 결혼을 위해 경제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가 자식의 결혼 비용을 지원해줘야 할 필요성(36.1%)과 내 집 마련 및 전세자금 마련에 도움을 줘야 할 필요성(30.9%)이 낮게 평가된 것이다. 그러나 자식의 대학 학자금을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는 절반 이상(55.2%)이 공감하는 모습으로, 자식을 위한 경제적 지원은 대학 학자금까지라는 생각이 전반적으로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부모의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는 인식이 강한 젊은 세대와는 달리 부모세대의 경우에는 대학 학자금(10대 41%, 20대 45%, 30대 49.5%, 40대 62.5%, 50대 78%)은 물론 결혼 비용(10대 24.5%, 20대 21.5%, 30대 30%, 40대 44%, 50대 60.5%)과 주택 마련(10대 24.5%, 20대 16.5%, 30대 26%, 40대 35.5%, 50대 52%)을 지원해줘야 한다는 생각도 여전히 많이 하고 있어, 부모들의 내리 사랑이 크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반면 노후 부양에 대한 부담감을 자식에게 지우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은 연령에 관계 없이 비슷했다. 전체 89%가 요즘은 자식에게 기대지 않으려고 스스로 노후준비를 해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바라봤으며, 부모 부양의 의무를 법제화할 필요성(18.2%)에는 거의 대부분 동의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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