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코로나로 더욱 높아진 경제적 불안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기본소득제도’

[트렌드모니터] 코로나로 더욱 높아진 경제적 불안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기본소득제도’

  • 채성숙 기자
  • 승인 2020.11.04 1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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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20년 6월 26일~7월 1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기본소득제도’와 관련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코로나로 인한 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과정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기본소득제도를 인지하고, 이해하기 시작하였으며, 기본소득제도의 도입을 찬성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의 주장이 보다 분명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코로나 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과정에서 ‘기본소득제도’에 대한 인지도 및 이해도 부쩍 높아진 것으로 보여져

먼저 ‘기본소득제도’가 예전보다 사회전반적으로 많이 회자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성인남녀 10명 중 8명 정도(81.6%)가 기본소득제도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과거 동일조사와 비교했을 때 큰 폭으로 증가한(16년 61.6%→17년 67.5%→18년 57.4%→19년 58.9%→20년 81.6%) 수준이었다. 또한 기본소득제도의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16년 15%→17년 10.1%→18년 12.1%→19년 10.6%→20년 19.3%)도 부쩍 많아진 모습으로,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 논의과정에서 기본소득제도에 대한 언급이 이뤄지면서 대중들의 인지 및 이해 수준이 높아졌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다만 전체적으로는 기본소득제의 내용을 자세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지 않다는 점에서, 향후 제도의 시행을 위해서는 더 많은 논의와 공론화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한국사회에 ‘기본소득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46.6%)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30.4%)보다 우세해

양쪽의 의견이 모두 증가하면서 대립 양상 강해져, 중장년층 및 진보성향 응답자가 기본소득제의 필요성을 많이 주장해

그렇다면 2020년 현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본소득제도가 한국사회에 필요하다고 바라보고 있을까? 전반적으로 기본소득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46.6%)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30.4%)보다 우세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다만 중립적인 의견(23%)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수준이었다. 주목해볼 부분은 4차산업혁명에 대한 관심과 함께 기본소득제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2018년 이후 기본소득제도가 한국사회에 필요하다는 의견(18년 43%→19년 44.8%→20년 46.6%)과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18년 25.1%→19년 30%→20년 30.4%)이 모두 조금씩 증가한 반면 중립적인 의견(18년 31.9%→19년 25.2%→20년 23%)은 감소했다는 사실이다.

기본소득제도의 필요성을 바라보는 양쪽 진영의 입장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특히 정치성향에 따라 기본소득제의 필요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대립되는 모습이 뚜렷했다. 우리나라에 기본소득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진보성향일수록(보수 35.2%, 중도 보수 36%, 중도 진보 50.3%, 진보 66.7%) 강한 반면 기본소득제도가 필요 없다는 주장은 주로 보수층(보수 38.5%, 중도 보수 42.5%, 중도 진보 28.6%, 진보 17%)에서 강한 것으로, 정치적 노선에 따라 제도 및 정책의 필요성을 다르게 바라보는 경향을 확인시켜 준다.

대체로 기본소득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연령이 높을수록(20대 40%, 30대 43.2%, 40대 46%, 50대 57.2%) 많이 했으며, 월 가구 소득수준이 500만원 미만이거나 자영업과 프리랜서 등 고용불안도가 높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도 기본소득제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많이 내비쳤다.

향후 ‘기본소득제도’ 도입이 검토될 경우 “찬성한다” 43.4% vs. “반대한다” 35.6%, 정치성향에 따라 의견 크게 엇갈려

찬성하는 이유는? “삶의 여유가 생기고, 불안감 해소에 도움”, 반대하는 이유는? “증세와 도덕적 해이 우려”

기본소득제도의 도입에 대한 찬반 의견도 제도의 필요성을 바라보는 시각과 거의 유사한 수준이었다. 향후 기본소득제도의 도입이 검토될 경우 어떤 입장에 설 것 같은지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3.4%가 기본소득제도의 도입에 찬성하는 입장을, 35.6%가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기본소득제도의 도입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좀 더 많은 가운데, 찬성 입장(18년 41.4%→19년 42.6%→20년 43.4%)과 반대 입장(18년 34.5%→19년 35.9%→20년 35.6%) 모두 2018년 이후 비슷한 수준에서 공고해지는 양상이 뚜렷했다.

역시 정치성향에 따라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나눠지는 모습으로, 진보성향 응답자는 기본소득제도의 도입에 찬성(보수 37.4%, 중도 보수 30.7%, 중도 진보 45.4%, 진보 65.4%)하는 태도가, 보수성향 응답자는 반대(보수 50.5%, 중도 보수 46.7%, 중도 진보 32.4%, 진보 20.8%)하는 태도가 훨씬 강했다.

기본소득제의 도입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삶의 여유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46.3%, 중복응답) 기대를 가장 많이 하는 모습이었다. 이와 함께 기본소득제도의 도입이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없앨 수 있고(44.9%), 사회불안 요소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41.7%) 인식도 강했으며,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지급된 국가재난지원금의 효과 때문에(39.4%) 기본소득제도에 찬성하는 사람들도 많은 편이었다. 그밖에 사회 양극화 문제의 해소에 도움이 되고(37.3%), 수입과 관계 없이 자신이 진짜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될 것(35.7%)이라는 기대감도 엿볼 수 있었다.

반면 기본소득제도의 도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국가 세금이 너무 많이 들 것 같다(70.2%, 중복응답)는 우려를 많이 했다. 또한 일하지 않는 사람에게까지 생활비를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고(66%), 일을 안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며(59.6%), 근로의욕이 없어질 것 같다(58.1%)면서, 도덕적 해이를 걱정하는 시각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기본소득제도’가 사회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생각해, 24.6%만이 “사회 갈등 해소에 도움될 것이다”

절반 가량 “기본소득제도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줄 것”, 예전보다는 이런 기대감 줄어들어(19년 56.8%→20년 46.5%)

전반적으로 기본소득제도의 필요성을 느끼고, 도입에 찬성하는 사람들의 주장이 좀 더 힘을 받고 있는 듯한 모습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본소득제의 시행이 다양한 사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여졌다. 4명 중 1명(24.6%)만이 기본소득제도가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해결책이라고 바라봤으며, 기본소득제가 시행되면 양극화 문제의 해결(24.1%)과 일자리 문제의 해결(16.4%)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적었다. 기본소득제도의 도입이 사회갈등과 불평등, 일자리 문제 등 현재 한국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들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특히 저연령층과 보수성향 응답자들의 기대치가 더욱 낮아 보였다.

다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는 어느 정도 도움을 준다는 평가였다. 절반 가량(46.5%)이 기본소득제가 시행되면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은 없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 다. 상대적으로 50대(58%)와 프리랜서(57.5%), 진보성향(59.1%) 응답자들이 기본소득제가 경제적 불안감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많이 가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예전과 비교했을 때 기본소득제도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줄 것이라는 목소리(17년 56.8%→19년 56.8%→20년 46.5%)는 줄어든 것으로, 기본소득제도의 도입으로도 감당하기 힘들 만큼 사회적, 경제적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10명 중 7명 “기본소득제도가 시행되면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할 것 같다”, 보수층일수록 우려 많이 해

전체 74.5% “기본소득제 시행돼도 지금 일 계속할 듯”, 반면 대다수 사람들은 일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36.4%) 적지 않아

기본소득제도의 시행은 ‘증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전체 10명 중 7명(72%)이 기본소득제도가 시행되면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할 것 같다고 예상하는 것으로, 이러한 우려는 수년 째 지속(17년 68%→19년 72.3%→20년 72%)되고 있는 중이었다. 대체로 정치성향이 보수적일수록(보수 80.2%, 중도 보수 78.9%, 중도 진보 70.5%, 진보 57.9%) 증세가 될 것이라는 걱정을 많이 했으며, 연령별 인식(20대 73.2%, 30대 74.8%, 40대 70.4%, 50대 69.6%) 차이는 크지 않았다. 증세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성인남녀 절반 이상(53.3%)은 기본소득제가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없는 제도라는 생각도 내비쳤다.

한편 기본소득제가 시행될 경우 자신과 타인의 ‘일에 대한 태도’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우선 대부분의 사람들(74.5%)은 기본소득제가 시행되어도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할 생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하는 일을 당장 그만둘 것이라는 응답자(7.6%)는 극소수에 불과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스스로는 기본소득제도의 도입과 상관 없이 현재의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을 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태도는 부정적으로 예상하는 모습이었다. 기본소득제가 시행되면 일부 사람들만 일하고, 대다수 사람들은 일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36.4%)이 결코 적지 않았으며, 사람들이 게을러질 것이라는 의견이 2명 중 1명(48.6%)에 달한 것이다. 당연하게도 기본소득제가 시행되면 노는 사람과 일하는 사람간의 갈등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53.6%)가 상당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역시 20대~30대 젊은 층과 보수 성향 응답자들이 기본소득제도의 도입으로 인한 타인의 태도 변화를 부정적으로 많이 예상하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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