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시대, 그러나 ‘나이’에 대한 선입견은 강해

[트렌드모니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시대, 그러나 ‘나이’에 대한 선입견은 강해

  • 채성숙 기자
  • 승인 2020.11.22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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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20년 11월 4일~11월 9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3세~69세 남녀 1,200명

[ 매드타임스 채성숙 기자 ]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3세~69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사회적 ‘나이’와 ‘어른’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삶의 가치관과 태도,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 함께 ‘나이’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도 꽤 많이 달라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빠른 사회 변화와 함께 나이를 보는 시각도 달라져, 전체 44.2% “나이가 시대의 변화를 잘 반영하지 못하는 것 같다”

공자의 ‘논어’에 등장하는 나이 표현이 현재의 나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상당히 많아

현재 우리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는 ‘사회적 나이’가 시대의 변화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꽤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는 의견(44.2%)을 드러낸 것이다. 예를 들어 “30대에는 결혼을 해야 한다”거나, “40대에는 내 집이 있어야 한다”는 등의 고정관념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음을 의미한다. 물론 여전히 절반 가량(52.4%)은 사회적 나이가 시대 변화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적어도 공감의 수준이 예전만큼은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흔히 한국사회에서는 공자의 ‘논어(論語)’에 등장하는 나이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러한 표현이 현재 해당 연령대의 이미지와 다르다는 의견도 많았다. 우선 세상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는 나이를 뜻하는 ‘불혹’이 지금의 40세의 이미지와 부합한다고 느끼는 응답자는 38.6%에 불과했다. 또한 하늘의 뜻을 아는 나이를 일컫는 ‘지천명’과 남의 말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를 뜻하는 ‘이순’, 마음대로 행동해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나이를 말하는 ‘종심’이 각각 50세와 60세, 70세의 이미지에 부합한다는 인식(지천명 37.3%, 이순 33%, 종심 25.2%)은 더욱 낮은 수준이었다. 반면 학문에 뜻을 두는 나이인 ‘지학(15세)’과 세상과 만나는 나이인 ‘약관(20세)’, 배움에 성과를 이루는 나이인 ‘이립(30세)’은 지금도 해당 연령대의 이미지와 부합한다는 평가(지학 51.8%, 약관 72.8%, 이립 55.8%)가 많은 편으로, 전반적으로 고연령층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30대 이하의 연령대에서 고연령층의 이미지를 예전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회적 나이가 시대 변화를 반영 못한다고 느끼는 이유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평균 수명이 길어져서”

사회적 나이가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결혼과 출산 등을 꼭 해야 한다는 인식이 옅어지고 있는 점(58.7%, 중복응답)을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았다.

기존에 생애주기를 바라보는 관점에서는 결혼 및 출산을 전후로 많은 변화들이 생겨나야 하지만, 요즘에는 결혼과 출산을 꺼려하는 미혼남녀가 많아지면서 삶의 태도와 행동양식이 이전과는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와 더불어 예전보다 평균 수명이 길어진 것(58.5%)도 사회적 나이가 시대 변화를 좇지 못한다고 느끼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로, 자연스럽게 결혼과 출산이 늦 어지면서(52.1%) 기존의 사회적 나이로 누군가의 삶을 재단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또한 사회 변화의 주기와 속도가 예전에 비해 훨씬 빨라졌고(48.9%), 연령대에 대한 이미지가 예전과는 달라졌다(48.1%)는 사실을 앞세워 사회적 나이를 다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았다. 그밖에 요즘에는 나이가 많아도 어른스럽지 않은 사람들이 많고(48.1%), 예전보다 나이에 비해 젊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42.8%)고 느끼는 것도 현재 통용되는 사회적 나이가 시대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생각하게 만드는 이유였다. 그만큼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많을 수 밖에(42.8%) 없어 보인다.

요즘 사람들이 바라보는 청년의 나이는 평균 31.3세, 노인의 나이는 평균 68.7세인 것으로 나타나

어른으로 여겨지는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 평균 37.3세로 20대부터 40대까지 어른의 나이를 다양하게 바라봐

당연하게도 ‘청년’과 ‘어른’, ‘노인’ 등 생애주기를 따라 불려지게 되는 표현에 어울리는 나이를 바라보는 시각도 사뭇 달라진 모습이었다.

우선 청년이라고 생각되는 나이로는 20대(55.3%)와 30대(26.1%)를 주로 꼽았는데, 흔히 청년으로 생각하는 기준이 20대뿐만 아니라 30대까지로 다소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평균적으로 생각하는 청년의 나이는 31.3세였다. 평균수명의 연장과 함께 ‘노인’을 규정하는 나이에도 변화가 필요해 보였다.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나이로 60대(34.5%)보다는 70세 이상(62.6%)을 더 많이 꼽은 것이다. 보통 만 65세를 기준으로 노인으로 규정하는 기존의 사회통념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평균적으로 생각하는 노인의 나이는 68.7세였다. \그렇다면 ‘어른’이라고 여겨지는 시기는 언제일까? 요즘 사람들이 생각하는 ‘어른’의 나이는 평균 37.3세로, 20대(21.4%)와 30대(33.1%), 그리고 40대(25.6%)까지 널리 분포되고 있었다. 보통 만 19세가 지나면 성인으로 대하는 사회적 기준과는 괴리가 있는 결과이다. 전반적으로 각 생애주기에 해당하는 나이의 기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전체 86.8% “요즘은 나이보다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한 시대”, 69.3%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10명 중 9명은 나이에 대한 인식이 이전과 달라질 필요가 있다는 주장해, 연령이 높을수록 적극 공감

요즘에는 물리적인 ‘나이’에 크게 연연해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고, 나이보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전반적으로 강하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86.8%가 요즘은 나이보다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한 시대라고 바라봤으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에 공감하는 응답자가 69.3%에 달한 것이다. 아무래도 평균수명의 연장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 함께 나이에 구애 받지 않고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지고, 그만큼 젊게 사는 사람들도 많아진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나이보다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중장년층(10대 87%, 20대 81.5%, 30대 86.5%, 40대 87%, 50대 89.5%, 60대 89.5%)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은 젊은 층(10대 77%, 20대 68.5%, 30대 76%, 40대 63.5%, 50대 61.5%, 60대 69.5%)에서 좀 더 두드러졌다. 반면 예전보다 나이다움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는 목소리(37.3%)는 그리 크지 않았다.

또한 대부분(82.7%) 요즘은 나이를 쉽게 가늠하기가 힘든 시대라고 바라볼 정도로 외형적인 모습으로만 사람의 나이를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평가도 많았다. 이러한 태도 변화 속에 10명 중 9명(89.7%)은 나이에 대한 인식이 이전과 달라질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10대 81.5%, 20대 86%, 30대 91%, 40대 91.5%, 50대 92.5%, 60대 95.5%)을 많이 하는 것으로 보여졌다. 실제 나이 때문에 무엇을 하지 못한다는 얘기는 핑계에 불과하고(63.5%), 나이 차이가 많이 나더라도 충분히 친구가 될 수 있다(71.6%)는 인식이 큰 편으로,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이 상당 부분 옅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여전히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이 강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모습을 보여

전체 85.7% “한국사회는 나이에 대한 선입견이 강한 사회”, 75.1% “유독 스스로의 나이에 얽매여 사는 사람이 많아”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한국사회는 여전히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이 많은 사회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전체 85.7%가 한국사회는 나이에 대한 선입견이 강한 사회라는데 동의하는 것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나이에 대한 선입견(10대 75.5%, 20대 84%, 30대 85%, 40대 89.5%, 50대 88.5%, 60대 91.5%)을 많이 체감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또한 대부분 우리사회는 나이별로 해야 하는 일에 대한 ‘의무감’이 큰 것 같고(83.8%), 유독 스스로의 나이에 얽매여 사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75.1%)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인식은 연령에 관계 없이 비슷한 수준이었다. 비록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과 선입견은 약해지고 있으나, 사회전체적으로는 여전히 나이에 의해 의무감과 책임감이 많이 주어지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이와 함께 나이로 ‘위계’를 나누는 풍토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전체 67%가 우리나라에서는 나이가 어리면 무시를 당하는 경향이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아무래도 10대~20대 젊은 층이 보다 많이 공감(10대 76%, 20대 83.5%, 30대 69.5%, 40대 60%, 50대 61%, 60대 52%)을 했다. 그에 비해 나이가 많으면 무시를 당하는 경향이 있다는 시각(43.6%)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실제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겪어야만 했던 경험들은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우선 10명 중 7명(70.4%)이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소소한 잡일과 심부름을 맡은 경험이 있다고 밝혔으며, 연장자로부터 지적 및 훈계를 받아봤거나(65.8%), 상대에게 무시를 당했거나(48.6%),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한(41.9%) 경험도 상당했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많이 겪어 본 경험은 밥을 사 본 경험(59.8%)에 국한되었으며, 연장자라는 이유로 어떤 집단을 대표한 경험(39.3%) 정도를 일부 찾아볼 수 있었다.

 

전체 92.3% “나이가 많다고 해서 다 어른은 아냐”, 2명 중 1명은 한국사회에 믿고 존경할만한 어른이 없다고 평가

믿고 존경할 만한 어른의 자질로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와 ‘타인을 이해하는 태도’를 가장 많이 꼽아

이렇듯 나이를 내세워 어린 친구들을 무시하거나, 위계질서를 강요하는 사례가 많다 보니 ‘어른’의 기준을 나이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아 보였다. 거의 대부분의 응답자(92.3%)가 나이가 많다고 해서 다 어른인 것은 아니라고 바라보는 것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비슷한 생각이었다. 또한 대다수가 요즘에는 나잇값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87%)고 생각하는 반면 나이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연륜이 깊다는 것을 의미한다(41.7%)고 받아들이는 사람은 적었다.

그래서인지 사회적 어른의 부재를 개탄하는 분위기도 살펴볼 수 있었다. 2명 중 1명(49.9%)만이 평소 주변에 존경할만한 어른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꽤 많은 사람들이 존경할 만한 어른의 부재를 느끼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특히 연령이 높아질수록 존경할 만한 주변의 어른이 있다는 생각(10대 69%, 20대 56.5%, 30대 50.5%, 40대 46%, 50대 36.5%, 60대 41%)이 적은 특징이 뚜렷했다. 더 나아가 한국사회에는 믿고 존경할만한 어른이 별로 없는 것 같다는 목 소리가 절반 가량(51.1%)에 달했다. 참 어른이 부재한 우리사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믿고 존경할 만한 어른의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을 할까? 가장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어른’의 자질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60.5%, 중복응답)였다. 이와 더불어 타인을 이해하고(49.8%), 타인의 감정을 배려하는(39.8%) 태도가 믿고 존경할 수 있는 어른의 자질로 많이 평가되었다. 그밖에 타인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태도(30.7%)와 깊이 있는 지식과 지혜(29.9%), 겸손함(28.7%)과 풍부한 경험(26.8%)도 중요한 자질로 많이 꼽았다.

전체 응답자의 84.2%가 평소 일상생활 속에서 세대 차이를 느끼는 편이라고 밝혀

세대 차이 원인은 “각 세대의 가치관과 시대경험의 차이”, 세대 차이를 못 느끼게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소통’과 ‘공감

한편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어느 정도 이상 ‘세대 차이’를 경험하고 있다는 것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84.2%가 평소 일상생활 속에서 세대 차이를 느끼는 편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연령에 관계 없이 세대 차이를 느끼는 경험의 수준은 비슷해 보였다. 특히 10명 중 2명 정도(17%)는 세대 차이를 매우 자주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대 차이를 느끼는 결정적인 이유는 가치관과 경험의 차이에서 찾을 수 있었다. 각 세대가 갖는 가치관이 다르고(62.7%, 중복응답), 서로 너무 다른 시대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51.9%) 세대 차이를 느끼는 것 같다는 응답이 단연 많은 것이다. 또한 각 세대의 주요 관심사가 다르고(42%), 사용하는 단어와 말투가 다르며(33.2%), 즐기는 문화가 너무 달라서(31.8%) 세대 차이를 느낀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다만 나이의 적고 많음과 관계 없이 세대 차이를 못 느끼게 하는 사람들도 존재하는데, 그들에게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은 ‘소통’과 ‘공감’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적으로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55.3%, 중복응답)에게서 세대 차이를 느낄 수 없다는 의견이 가장 많은 가운데, 공감대가 잘 통하고(53.1%), 가치관과 취향 등의 다름을 잘 수용해주며(52.3%),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경청하는 사람(50.3%)에게서는 세대 차이를 느낄 수 없다는 의견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특히 저연령층은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고연령층은 공감대의 형성을 세대 차이의 해소를 위한 요인으로 더욱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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