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섭 칼럼] 세계 최고(最古)의 인쇄 광고 솔즈베리 파이(The Pyes of Salisbury)

[신인섭 칼럼] 세계 최고(最古)의 인쇄 광고 솔즈베리 파이(The Pyes of Salisbury)

  • 신인섭 대기자
  • 승인 2021.05.12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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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신인섭 대기자 ]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인쇄 광고물은 대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솔즈베리 파이(The Pyes of Salisbury)>이라 한다. 이것은 부활절 기간에 솔즈베리 대성당에서 거행되는 여러 의식을 적은 책 광고로 1477년 윌리엄 캑스턴(William Caxton)이 이 책에 관한 광고물을 인쇄해서 곳곳에 붙였다고 한다. 솔즈베리 대성당은 영국 솔즈베리 지역의 주교가 있는 대성당으로 1220 - 1320년 즉 100년 걸려 완성된 영국의 고딕 건축을 대표하는 건물이기도 하다. 

솔즈베리 파이 광고(위) 및 현대어로 고친 내용(아래)
솔즈베리 파이 광고(위)와 현대 영어로 수정한 내용(아래)

그런데 흥미 있는 것은 이 광고를 만든 캑스턴이란 사람이다. 

캑스턴의 출생 기록은 확실치 않으나, 1442에 태어나 1491년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뒤에 벨기에 브뤼헤(Burges)에서 사업가로서 성공한 그는 독일 쾰른에 여행 중 새로 부상하는 인쇄기술을 보고 나서 벨기에로 돌아와서 인쇄소를 차렸다. 그리고 1473년(또는 1474)에는 호머의 일리아드와 관련이 있는 이야기를 담은 프랑스어 책 <Recuyell of the Historyes of Troye> (영어로는 A Collection of the Histories of Troy)를 영어로 번역해서 출판했다. 이 책의 출판으로 캑스턴은 일약 영국 최초의 책 출판인이 되었다. 이 번역은 무척 고되었던 듯한데 책 끝말(후기)에는 “펜은 달아버렸고 손은 지쳐버리고 눈은 어두워졌다“는 말이 있다. 프랑스어 원본을 베껴야 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그가 인쇄술을 시작한 원인은 이런 고생 때문이었다. 그는 외교에 능하며 사업가이면서 저술가이며 출판사 경영자이기도 했다. 그가 출판한 책 가운데는 “이솝의 우화“도 있었다.

영국으로 돌아와 그가 번역, 출판한 책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자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인쇄기를 들여다 출판사를 개업했다. 역시 영국 최초의 일이었다. “솔즈베리 파이“는 인쇄술이 퍼지고 교회 의식에 관한 책의 수요를 내다 보고 인쇄한 책 광고였다. 광고 내용은 신앙심이 깊든, 그렇지 않든, 세속인이든 솔즈베리 대성당 기념품 두 서너 가지를 사라는 것으로 광고 내용에는 웨스트민스터 사원 내에 있는 책 파는 곳의 위치도 포함되어 있다. 이 기념품은 편지(광고물)처럼 좋은 상태로 정확하게 인쇄되어 있으며 가격도 저렴하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 광고물을 떼지 말라고 요청했다.

솔즈베리 대성당(출처 www.photodaniel.co.uk)과 윌리엄 캑스턴 (출처 위키피디아)

가로 세로 5 1/4인치에 3 인치 크기(13.3cm x 7.6cm)인 흑백 광고물이다. 캑스턴은 2002년 영국 BBC방송이 선정한 '영국의 위대한 인물' 100명 가운데 들어 있다. 세계 최고(最古)의 종이에 인쇄한 광고 “솔즈베리 파이“를 만든 캑스턴에 관해서는 긴 설명이 위키피이어에 나와 있다. 1982년 런던에서 출판된 <Advertising In Britain> 책에 이 광고의 소개가 있다. 캑스턴이 출판한 책은 모두 108권인데, 영어 발전에도 기여한 바가 컸다. 그 가운데는 이솝의 우화도 포함되어 있다.

세계 최초(最古)의 광고를 남긴 윌리엄 캑스턴에 관한 뒷이야기의 일부이다. 그래 Ad Man을 그렇게 가벼이 보아서는 안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신인섭 (전)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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