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크리에이티브] 전설적인 광고 "임신한 남자"가 돌아오다

[해외 크리에이티브] 전설적인 광고 "임신한 남자"가 돌아오다

  • 최영호 기자
  • 승인 2022.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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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1970년 사치 앤 사치(Saatchi & Saatchi)가 만든 광고가 세상을 뒤흔들었다. 애절한 눈빛의 남자가 지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리고 헤드 카피는 “임신한 사람이 당신이었다면 더 조심하지 않을까?”라고 말한다. 그냥 애절한 눈빛의 남자는 임신한 남자였다. 영국 보건위원회가 피임을 장려하기 위해 사치 앤 사치를 통해 기획, 제작한 산아제한 광고였다. 진료 대기실에 부착되기 위해 만든 이 광고는 타임지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실렸고, 1970 D&AD 어워즈에서 옐로 펜슬을 받았다.

그런데 2022년 임신한 남자가 돌아왔다. 조금 달라진 이 광고의 모델은 미국 대법관 새무엘 앨리토이고 헤드 카피는 "임신한 사람이 당신이라면 투표에 더 조심하지 않을까?"이다. 

52년 지난 지금, 사치 앤 사치는 왜 이 광고를 다시 갖고 왔을까? 지난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 합법화를 가져온 1973년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례를 49년 만에 폐기했다. 이 의견서를 쓴 대법관이 바로 새무엘 앨리토였던 것. 사치 앤 사치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신체 권리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하게 된 미국인들과 연대의 표시로 반세기 전 영국의 상징적인 광고 캠페인을 새롭게 재해석하며 부활시켰다. 

사치 앤 사치는 트위터에 "우리의 상징적인 임신한 남자 광고는 52년이 지난 후 이렇게 터무니없이 관련성이 높다. 낙태는 인권이다. #RoeVWade"라고 밝혔다. 그리고 바디 카피에서는 "만약 앨리토 대법관이 출산을 강요받았다면, 그는 아마도 로 대 웨이드 번복에 대한 영국의 반대를 비웃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하면서, 앨리토가 법원의 판결을 비판하는 발언을 한 보리스 존슨, 해리 왕자 등 영국 인사들을 조롱한 것에 대응하기도 했다.

사치 앤 사치 CCO 프랭키 굿윈(Franki Goodwin)은 "우리는 미국에서 여성의 권리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영국에 있는 모든 플랫폼을 사용해야 한다. 우리는 대법원 판결의 위선과 퇴행을 강조하기 위해 이 상징적인 사치의 크리에이티브를 빌려줄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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