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의 미래, 흐림?

메타버스의 미래, 흐림?

  • 이지원 인턴 기자
  • 승인 2023.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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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잇따른 투자 철회 그리고 AI의 등장
출처 Vectors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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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타임스 이지원 인턴 기자] 작년 메타버스에 대한 전망은 밝았다. 미래에는 전 세계의 25%가 메타버스에서 일상을 영위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밝은 미래를 확신하기는 어려워졌다. 메타버스에서 멀어지려는 대기업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디즈니이다.

올해 2월, 마이크로소프트는 메타버스를 향한 자사의 노력을 철회했다. 비용 절감을 위한 대대적 정리해고를 예고했으며, 실제로 3월 말 10,000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이 해고된 직원 중에는 MRTK(Mixed Reality Toolkit)의 개발팀이 포함되었다. MRTK 팀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VR 헤드셋인 Hololens의 개발에 관여하고 있었다. 또한 3월 10일부로 자사의 소셜 VR 플랫폼인 ‘AltspaceVR’의 상태를 오프라인으로 변경시켰다. AltspaceVR은 2017년 파산 직전에 놓였을 당시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투자한 VR 플랫폼이다.

출처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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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또한 지난 4월 메타버스 팀의 해체를 알렸다. 메타버스 업무를 하는 유닛인 'Next Generation Stroytelling & Consumer Experience'의 해체를 결정했고, 약 7,000건의 실직을 예고했다. 본래 디즈니는 새로운 포맷을 사용해 디즈니 IP를 인터렉티브 스토리로 만든 방법을 찾고 있었다. 월스트리트 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은 디즈니가 메타버스 사용자 증가 속도가 저조한 것에서 낙심했고, 메타버스 사업 철회를 전격 결정한 것으로 추측했다.

그 외에도 소니(Sony)는 플레이 스테이션 VR 헤드셋(PlayStation VR2)이 예상보다 판매가 저조하다고 보고했다. 블룸버그의 리포트에 따르면, PS VR2는 작년 2월 출시한 뒤로 2023년 3월 말까지 약 27만 개가 팔렸는데, 이는 목표치인 30만 개에 못 미치는 수치이다. 메타버스를 미래의 리테일 플랫폼으로 보고 키우겠다던 월마트(Walmart)는 로블록스 플랫폼에 있는 <Universe of Play>의 문을 닫았다.

메타버스의 주요 요소 중 하나인 가상 부동산의 가치도 하락하고 있다.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의 부동산 가격을 추적하는 WeMeta의 데이터에 따르면, 디센트럴랜드의 땅값은 작년 4월 8,923달러(약 1,100만 원)에서 올해 4월 1,279달러(약 161만 원)까지 약 85% 하락했다. 샌드박스의 경우 약 76% 하락한 수치를 보이고 있는데, 6,203달러(약 780만 원)에서 1,461달러(약 184만 원)로 하락했다. 일부 전문가들 또한 메타버스에 회의적이다. 유명한 웹3 게이밍 크리에이터이자 인플루언서인 Brycent는 메타버스 플랫폼은 종류도 많고, 다양한 활동도 가능하지만,  소셜 미디어와 큰 차이점을 느끼지는 못하는 부분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렇다면, 왜 메타버스에 대한 회의가 이렇게 많은 것일까? 가장 큰 원인은 보편적 보급이 어렵기 때문이다. 먼저 VR 헤드셋의 가격은 약 3,000달러 정도로 고가로, 접근성이 좋지 못하다. 아이폰, 에어팟은 명백한 소비자 니즈를 저격했다. 인터넷을 하는 핸드폰, 무선의 노이즈 캔슬링이라는 눈에 보이는 편의를 가져왔다. 그러나 헤드셋은 같은 명분을 갖기 어렵다. 게다가 메타버스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사람은 소수이다. 여전히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메타버스의 '정의'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즉 메타버스의 보편화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두 번째 원인은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이다. 올해의 화제는 단연 작년 말 등장한 ChatGPT, 즉 생성형 AI의 등장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OpenAI와 협업을 통해 자사의 검색엔진에 AI를 활용한 Bing Chat을 선보였다. Bing Chat은 최근 기업을 대상으로 데이터가 누출되지 않는, 안전성이 강화된 버전(Bing Chat Enterprise)도 출시되었다. ChatGPT에 맞춰 구글도 자사의 생성형 AI인 바드(bard)를 7월 유럽 시장에 출시했다. 바드는 언어모델로, '대화형 AI 혹은 챗봇으로서 유용하고 포괄적이도록 훈련받았다. 방대한 양의 텍스트 데이터로 훈련되어 방대한 프롬프트와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메타(Meta)는 자사의 AI 언어 모델인 Llama2를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한 주요 클라우드 제공자에게 파트너십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생성형 AI의 등장은 업계에 빠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중국 최대 광고회사인 블루포커스는 광고 카피라이터와 디자이너를 AI로 대체할 것을 선언했다. 최근 국내의 교보생명은 보험업계 최초 ChatGPT를 활용한 '교보GPT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와 달리 메타버스를 통한 변화는 체감하기 어렵다. 실제로 전문가들에 따르면, 메타버스의 변화를 느끼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래가 불투명해진 메타버스, 정말로 반짝했다가 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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