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크리에이티브] 50년 전통 커피 브랜드의 자신감

[해외 크리에이티브] 50년 전통 커피 브랜드의 자신감

  • 이지원 인턴 기자
  • 승인 2023.09.21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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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피츠 커피(Peet’s Coffee), 경쟁사를 저격한 유쾌한 캠페인 시작
Peet's_OOH (출처 marketing dive)
Peet's_OOH (출처 marketing dive)

[ 매드타임스 이지원 인턴 기자] 피츠 커피(Peet’s Coffee)는 1966년에 시작된 유서 깊은 브랜드로, 크래프트 커피로 유명하다. 오래된 역사와 질 좋은 커피를 자랑하는 피츠가 이번 처음으로 대대적 캠페인 "Coffee for coffee people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커피)"를 진행한다. 캠페인은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오직 커피에만 집중한 피츠의 브랜드 정신을 담았다.

피츠는 다양한 분량의 영상 광고를 제작했다. 먼저 30초 광고 두 편은 업계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동시에 브랜드의 진정성을 담는다. 첫 번째 영상에서 커피 농장을 찾은 커플이 괴상한 주문을 하는 광경이 벌어진다. 커플은 '생일 케이크 맛'이 나는 원두와 '레인보우 스파클링 도넛' 블랜드를 요구한 뒤, 없다면 마지못해 다크 블랜드를 마시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이에 농장주는 두 커플을 무시한 채, 시청자를 향해 생일 케이크 맛 원두는 없지만, 핸드 로스팅된 고품질의 원두를 판매한다고 말하며 끝이 난다.

브랜드의 부사장인 제시카 버타이머(Jessica Buttimer)는 애드에이지(AdAge)와의 인터뷰에서 커피 애호가의 커피로서 피츠가 업계의 '커피가 아닌 다른 것에 집중'하는 트랜드를 문제 삼는 건 타당하다고 말했다. 버타이머는 "피츠는 상당히 큰 브랜드임에도 지금까지 대규모 캠페인을 선보인 적이 없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는 업계와 상반된 입장을 갖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사실 캠페인은 내부자들을 향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커피 업계는 현재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피츠는 규모도 크고 영향력 있는 브랜드로서 업계에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피츠의 창립자인 알프레드 피트(Alfred Peet)는 로스팅에 일가견이 있었고, 스타벅스의 창업자를 교육하기도 했다. 두 번째 영상에는 이와 같은 피츠의 진실과 현대 문화 속 커피가 잘못된 길을 가는 상황의 대비가 그려진다. 광고는 피츠의 원두 창고에서 모녀가 드라이브 스루로 커피를 주문하려는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한다.

이번 캠페인을 담당한 Mischeif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케빈 멀로이(Kevin Mulroy)는 "기타리스트의 기타리스트가 있고, 작가의 작가가 있듯이 피츠는 커피 브랜드의 커피라고 생각했다. 피츠는 커피 향을 없애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아닌, 진실로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커피이다. 우리는 이와 같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에 다가갔다. 그리고 이를 재치 있게 만들기로 했다"고 제작 배경을 밝혔다.

버타이머는 "메가 브랜드를 가진 업계의 소규모 플레이어로서, 브랜드의 이야기만 하는 건 돌파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더 폭넓게 접근했다. 사람들이 알지도 모르는 잘못된, 그러나 우리의 브랜드도 관여되어 있는 부분 말이다. 이런 흥미로운 문화에 소비자는 주목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피츠는 30초 광고 외 더 짧은 10초, 6초의 광고도 제작했다.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은 호텔에서 피츠의 커피를 마시며 좋은 호텔이라고 말하는 모습이나, 병문안을 오는 와중에도 커피를 사 와 친구가 실망하는 모습까지, 모두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버타이머는 짧은 광고에 대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광고이다. 브랜드의 인사이트와 딱 맞는다. 보스와의 미팅에 늦었지만, 커피를 들고 들어가는 모습은 정말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실 극단적인 예이다. 그러나 실제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멀로이 또한 "완전 단순한 사실이다. 핵심만 담았지만, 전체 상황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고 평했다.

이번 캠페인의 목적은 브랜드 친밀감을 높이고, 소비자의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다. 버타이머는 "브랜드는 이미 널리 퍼져있고, 브랜드 인지도 또한 높은 편이다. 그러나 스타벅스나 던킨도너츠의 호감도와 경쟁하는 상황에서, 브랜드 이름만 아는 것은 충분치 않다. 우리를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친근함(familiarity)으로 브랜딩했다"고 말했다.

피츠의 이번 캠페인은 Mischeif와의 첫 협업이자, 첫 대규모 프로젝트이다. 우선 피츠 판매의 40%를 차지하는 4개 지역(샌프란시스코, LA, 보스턴, 워싱턴D.C.)에서 진행된다. 훌루(Hulu),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핀터레스트, 스포티파이, 아마존 등 여러 미디어를 통해 진행되며, OOH도 포함한다. 이번에 캠페인이 성공적이라면, 내년에는 전국적 규모로 진행할 예정이다.

사실, 피츠의 이런 규모있는 캠페인은 모기업인 JDE Peet’s의 2020년 상장 이후 대락 40%의 급락에서 비롯되었다. 기업은 시장 점유율을 잃었고, 현재 심각한 수준의 빚을 갖고 있다. 이에 이번 칸 광고제에서 7개 상을 수상한 Mischeif와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는 커피 기호가들 사이의 니치 마켓을 개척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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