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쟁 PT의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황덕현 MAK 대표

[인터뷰] "경쟁 PT의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황덕현 MAK 대표

  • 최영호 기자
  • 승인 2023.11.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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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광고인의 숙명은 경쟁 PT이다. 경쟁 PT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지만, 커다란 희열을 주기도 한다. 그런데 경쟁 PT를 진행한다는 것은 광고회사 못지않게 광고주에게도 비용이나 인력  등 많은 부담이 된다. 그래서 피치 매니지먼트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피치 매니지먼트는 참여 광고회사 조사 및 선정에서부터 PT 진행과 결과까지 경쟁 PT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지원하는 서비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지만. 미국이나 영국 같은 나라에서는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MAK(미디어오딧코리아)는 피치 매니지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회사이다. 이번에 사옥을 이전하며 서비스를 강화하고자하는 MAK의 황덕현 대표를 만났다.

황덕현 대표
황덕현 대표

안녕하세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MAK(미디어오딧코리아)의 황덕현입니다. 우리 회사는 미디어 매니지먼트 관련 일을 하는데요, 주로 광고회사 선정작업을 광고주를 위해서 해주는 피치 매니지먼트(Pitch management), 매체를 집행한 이후와 퍼포먼스 점검을 하는 미디어 오딧(media audit), 그리고 광고비 중에서 매체비와 매체가 매출에 어떤 영향과 기여를 줬는지 분석하는 미디어 ROI 분석을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피치 매니지먼트가 무엇인가요?

피치 매니지먼트는 광고주가 광고회사를 선정하는 과정을 전체적으로 도와주고 코디네이터 하는 업무입니다. 예를 들면 광고주가 새로운 광고회사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인력과 시간 그리고 경비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광고주 내부의 인력을 별도로 하기에는 비용과 인력 운용에 어려움이 있거나, 특히 가장 적합한 광고회사를 선정하기 위해서 공정하고 투명한 프로세스로 진행하기 원할 때 사내가 아닌 외부 전문회사에 맡겨서 전 과정을 관리하고 코디네이트 하는 업무를 말합니다. 물론 우리 회사가 광고회사 선정을 하는 것은 아니고요, 광고주가 선정을 하기 위한 제반 과정을 절차에 맞게 준비하는 서비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동안 어떤 회사들의 피치 매니지먼트를 하셨나요?

국내외의 다양한 광고주들의 경쟁 PT에 참여했었습니다. 회사를 구체적으로 거명하지 못하는 것을 양해부탁합니다. 저희는 FMCG, 화장품, 자동차, 잡서칭, 맥주, e커머스, 제약, 음료 등 다양한 분야의 광고주 PT를 도와드렸습니다. 주로 광고비가 많고 규모가 있는 기업들이 많았지만, 광고비가 50억 미만의 기업들도 꽤 있었습니다.

이렇게 비용을 들여서 피치 매니지먼트 전문회사를 이용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비용을 들이지 않고 내부의 광고부서에서 그냥 일하면 되는데 말이죠. 주로 국내 기업들은 회사 내에서 하지 않나요?

중요한 질문을 하셨습니다. 모두에도 말씀드렸지만, 그냥 광고주 내부에서 하면 비용도 들지 않고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과 영국은 피치 매니지먼트가 광고회사 선정의 스탠다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피치 매니지먼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회사들의 기본적인 생각은 평상시의 광고 관련 부서에서 회사 선정 과정을 수행하기는 인력적인 측면에서 전혀 여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광고회사 선정은 2~3년에 한 번 정도인데, 평상시의 광고 부서에서 한두 사람이 추가로 이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고요.

그리고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광고회사 선정에서 우리나라에서도 그렇듯이 부서별로 사내 정치가 개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가장 좋은 조건의 업무 파트너를 선정하는 데 객관적이지 못한 관계에 의한 선정은 잘못된 의사결정이라는 의식이 강하게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간과 비용 문제인데요, 내부 인력을 이용한다면 이는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을 평상시에 하지 않던 일에 투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외부 전문회사에 맡기는 것이 시간과 비용 모두를 아끼는 것이란 생각이 지배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우리나라의 경우, 회사의 경영진이 광고 부서에 추가로 까라면 까는 방식으로 이 일을 진행하라고 하는데, 이 역시 충분한 시간과 객관적 판단이 필요하다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광고회사 관리를 하는 부서가 광고부서 이외에 구매부서(Procurement)에서 회사 선정해서 더욱 기존 업무에 부과해서 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즉 구매부서에서는 단가와 비용적인 측면으로 회사 업무를 평가하는데, 회사 선정과 관련된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외부의 피치 매니지먼트 전문회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은 의사결정을 한다는 믿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한두 달 만에 뚝딱 광고회사를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 3~6개월 정도의 충분한 시간을 통해서 다방면의 광고회사 제안과 기능을 평가하는 것이죠. 최근에는 실질적으로 소규모의 광고비를 후보회사에 주고 매체를 집행하게 하는 예도 많이 있습니다.

피치 매니지먼트를 진행하시면서 느끼신 것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광고회사 수준은 세계적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특히 광고의 기획과 전략, 크리에이티브, 매체 등에 있어서는 조금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직도 경쟁 PT에서는 광고회사의 실력 이외의 영업적인 관계가 회사 선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광고주 입장에서도 점점 광고회사의 독립적인 퍼포먼스가 광고주의 광고와 매출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고 보기 때문에 점점 더 광고회사 능력 그 자체에 대해서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광고회사 업계의 특성상 인하우스와 독립광고회사의 차이가 규모에 의한 순위로 고착되어서 능력으로 평가되는 방향으로 변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회사들의 보고서가 아직도 너무 비주얼이나 홍보적인 측면을 강조하다 보니 일관된 논리보다는 다소 장황한 보고서를 보게 되는데, 이에 대한 검토는 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광고주들은 피치 매니지먼트에서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광고주들은 광고물에 대해서는 아직도 회사로부터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다만 그런 제안들이 현실성 있고, 실행가능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매우 꼼꼼히 들여다봅니다. 일회성의 재치 있는 제안보다는 좀 더 전략적이고 일관된 논리와 실행 능력에 대해서 더 가치를 부여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회사 피(fee)나 커미션도 아주 중요한 제안 요소입니다. 외국계 광고주는 매체기획이나 제안 등을 우선으로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광고주들의 광고회사 선정 기준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저희들이 광고주에게 회사 평가를 위한 평가표를 제안 드리고 광고주와 최종적으로 확정하게 됩니다. 대부분은 다양한 요소를 균형 있게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창의성, 실현 가능성, 참가 회사의 구성원들 평가, 임원 및 회사의 성공케이스, Fee 및 보너스와 기타 혜택 제공 등등이고요. 무엇보다도 PT 당일의 발표하는 사람들의 태도, 열정, 설명 방법 등도 매우 중요합니다. 광고주 내부에서도 부서별로 보는 포인트가 차이가 있는데요, 그런 것들은 평가표에 총망라해서 담게 됩니다. 최종 PT를 하기 전에 Chemistry meeting을 통해서 일하게 될 광고회사의 실무자들과의 대화도 중요한 과정 중의 하나입니다.

국내 광고주와 외국계 광고주들이 광고회사를 선정하는 차이는 있나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국내 광고주는 임원들의 영향력이 훨씬 중요한 것 같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전에 내부에서 결정하는 경우도 있고요. 하지만 외국계 광고주는 평가단의 전체적인 평가가 선정에 결정적인 점수가 되는 것 같습니다. 부서별 Weight가 있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참가 부서별 모두의 점수는 동등합니다.

광고회사들이 경쟁 PT를 준비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특히 보고서를 좀 더 명확하고 너무 장황하지 않게, 그리고 전략적인 일관성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보고서 파트별 발표자의 역량과 역시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요즘은 발표를 한 사람이 아니라 부문별로 나누어서 하므로, 이에 대한 팀워크나 골고루 발표자의 역할을 보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끝으로 하시고 싶으신 말씀은?

외국에서는 우리나라를 매우 특이한, 인하우스 회사가 강세를 보이는 시장으로 보고 있습니다. 회사들의 매출이나 순위 그리고 규모가 모기업의 광고비와 거의 비례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규모가 큰 광고회사라고 해서 모든 광고주에게 같은 양질의 서비스를 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앞으로 광고회사의 지각 변동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봅니다. 특히 디지털 매체가 주류가 된 상황에서 전통적인 인하우스 광고회사의 디지털 대처 능력은 부족한 기능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럴 때 디지털 광고회사들의 약진과 함께 전통적인 인하우스 종합광고회사들이 언제까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따라서 광고회사들도 기능별로 분화되고 또 통합적으로 기능하는 형태로 변화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디지털 매출이 대세가 되는 상황에서 종합광고회사의 인건비 구조가 점점 나빠지고 있는 것을 보면, 디지털 상황에서의 종합광고회사의 변신이 무엇보다고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 상황에서 이전과 같은 오프라인 매체 위주의 대행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인공지능과 디지털 환경에서 광고대행업의 역할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현재와 같은 형태의 광고회사 기능을 유지하기가 다소 어려운 시기가 올 것이라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매드타임스와 같은 광고전문 매체를 통해서 경쟁 PT가 공공연하게 다루어지고, 그 결과와 성공케이스도 알려지게 된다면, 우리나라의 광고업계가 발전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봅니다. 세계적인 광고 관련 전문지나 업계 지가 우리나라에서 매우 부족한데, 개인적으로도 매드타임스의 발전이 모든 광고인에게 필수적인 공론의 장이 되기를 바라며, 앞으로 발전을 기원하고 미력하나마 돕고 싶습니다.

※ 新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제금융로 8길 34, 1104-1 (11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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