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작은 아이디어가 변화의 초석이 되었습니다" 퍼블리시스그룹 코리아 '엄마의 침대' 팀

[인터뷰] "작은 아이디어가 변화의 초석이 되었습니다" 퍼블리시스그룹 코리아 '엄마의 침대' 팀

  • 최영호 기자
  • 승인 2023.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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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가족이 입원해 본 사람은 잘 안다. 간병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그런데 아이가 아플 때는 간병인도 쓰지 못하고, 엄마가 같이 입원해서 24시간 아이를 돌본다. 아이의 입원 기간이 길어질수록 엄마의 병원 생활도 같이 길어진다. 엄마는 병원에서 제대로 잘 수 있을까? 비좁고 불편한 간병인 침대에 몸을 쪼그라뜨리고 쉼을 청한다. 엄마가 건강해야 아이를 더 잘 돌볼 수 있는 것 아닐까? RMHC는 환아와 가족들이 병원 근처에서 머무를 수 있도록 로날드 맥도날드 하우스라는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딱 한 곳, 그것도 가장 필요로 하는 서울이 아닌, 경남 양산에 있다. 이러한 현실을 직면한 퍼블리시스그룹 코리아는 0.3평에 불과한 엄마의 침대를 시각화해서 대중의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냈다.

안녕하세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퍼블리시스그룹 코리아는 기획, 제작, 디지털,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등 각 영역에서 특화된 전문성을 가진 그룹 산하 에이전시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차별화된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번 <엄마의 침대> 프로젝트는 각각의 개별 파트가 모여 진정한 시너지를 창출한 Power of One의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맥도날드 엄마의 침대> 캠페인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캠페인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캠페인의 정확한 명칭은 <맥도날드 0.3평 엄마의 침대>입니다. 그런데요, ‘0.3평 엄마의 침대’를 아시나요? 우리나라는 아이가 아파서 입원하면, 법적으로 보호자가 동반 입원해야 해요. 모르셨죠? 그 때문에 전국의 수많은 환아 가족들은 치료시설이 몰려 있는 서울로 와서는 0.3평 간이침대에서 간병생활을 시작합니다. 전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고 50여년이 넘도록 유지되고 있는 한국만의 독특한 간병문화는 엄마들이 간이침대에서 하루 24시간, 수개월 이상 겪는 희생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하고 있습니다. 

이번 ‘0.3평 엄마의 침대’ 기부 캠페인은 환아간병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맥도날드의 캠페인이에요. 로날드 맥도날드 하우스(이하 RMHC하우스)의 가장 큰 후원사인 맥도날드는 서울에 환아가족을 위한 쉼터, RMHC하우스의 제2호점 건립이 절실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참 RMHC하우스가 무엇이냐고요? 로널드 맥도날드 하우스 자선단체가 아픈 아이들이 있는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제공하는 병원 옆에 있는 쉼터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007년 세계에서 51번째로 문을 열었는데요. 서울에서 388km 떨어진 양산에 RMHC하우스가 딱 하나 있습니다.

캠페인의 캠페인 아이디어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우리는 환아 가족들의 힘든 현실을 대중에 알리기 위해, 엄마들의 간병 생활 현실을 시각적으로 인지시키고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 강력한 시각적 솔루션을 생각했습니다. 160x 60cm 크기에 불과한 간이침대를 병실 밖으로 꺼내기로 한 것이죠. 그리고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싱글, 더블, 퀸, 킹 침대 사이즈를 라인으로 표시하여 ‘엄마의 침대’가 얼마나 작은 지 쉽게 비교해볼 수 있도록 했어요. 이 침대를 청계천을 비롯한 대형 쇼핑몰, 맥도날드 매장, 공원 등 서울 곳곳에 0.3평 침대를 전시했습니다.

첫 번째로 설치된 고양 스타필드에는 아픈 아이를 둔 8가족 이야기를 전하는 21개의 침대를 전시했습니다. 또한 16m 높이의 미디어타워와 78m 길이의 파노라마 화면을 활용해 0.3평 정도의 작은 침대에 갇혀 몇 달을 병원에서 보내는 부모가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줬습니다.

또한, 간이침대에 실제 환아 엄마, 아빠의 이름과 QR코드를 랩핑하여, 환아 가족들의 실제 이야기를 직접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환아 가족들의 아픈 현실을 알리고 기부를 이끌어내기 위해 사람들이 침대 위에 앉아 사진을 찍고, 소셜 미디어에 업로드하고, QR에 연결하여 엄마의 침대를 경험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결과는 어땠나요?

이 캠페인 이후 사람들은 환아가족의 아픈 현실에 공감하고, RMHC하우스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SBS 희망TV에서도 엄마의 침대에서 살아가야 했던 수많은 엄마들의 일상을 보여주었고요. 또한 뉴스 및 미디어에서는 환아 가족들의 아픈 현실을 위해 노력하는 맥도날드의 진정성을 보도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마침내 서울시가 응답했습니다. 가장 큰 어린이병원인 서울대병원 부지에 제2의 RMHC하우스를 설립할 수 있게 한 것이죠. 캠페인이 큰 변화를 이끌어낸 것입니다.

이번 캠페인에서 퍼블리시스그룹코리아의 역할은 무엇이었나요?

저희는 먼저 2023년 0.3평 엄마의 침대 캠페인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론칭했습니다. 그리고 6개월 동안 캠페인 전반에 걸친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였습니다. 서울에서도 더 많은 환아 가족들이 RMHC하우스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맥도날드와 함께 동행했습니다.

엄마의 침대 제작팀: 강준석 CW(Copywriter), 신혜선 AD(Art Director), 김승현 AM(Account Manager), 양충모 GCD (Group Creative Director) (왼쪽부터)
엄마의 침대 제작팀: 강준석 CW(Copywriter), 신혜선 AD(Art Director), 김승현 AM(Account Manager), 양충모 GCD (Group Creative Director) (왼쪽부터)

캠페인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간이침대 간병문화는 우리나라에만 존재해요. 우리나라의 환아 가족들은 다른 나라에서 간호사에게 기대하는 많은 의무들을 수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픈 아이들이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24시간 아이들을 간병하는 환아 엄마와 가족들도 함께 보살펴야 합니다. 그러면 아이도 내가 아파서 부모님이 힘들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고,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한 보호자들도 아이의 간병에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에게 가장 좋은 치료제는 가족이거든요.

캠페인 제작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했던 환아 가족이 당일 아침, 환아의 건강이 악화되어 인터뷰를 취소하였습니다. 이처럼 아이가 언제 아플지 모를 상황 속에서 24시간 동안 긴장하고 걱정하며 살아가는 환아 가족들에게 병원 옆에서 단 몇일이라도 지친 마음을 쉴 수 있는 쉼터가 꼭 필요하다고 느끼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캠페인을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아픈 아이는 도와주어도, 아픈 아이의 가족을 왜 도와줘야해’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이런 인식을 과연 우리가 바꿀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컸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아프면, 환아 가족들이 얼마나 아픈 현실에 놓이게 되는지를 강력하게 알릴 수 있는 아이디어가 꼭 필요했습니다. 많은 환아 가족들을 만나보고, 수많은 아이디에이션 끝에 탄생한 아이디어, ‘맥도날드 0.3평 엄마의 침대’. 이 작은 아이디어가 큰 변화를 만들어 내는 초석이 되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엄마의 침대 기획 및 미디어 팀: 기획팀 조민우 AD(Account Director), 매체팀 정지희 Group Media Director, 기획팀 김주헌 GAD(Group Account Director), 기획팀 고초희 AD(Account Director), 매체팀 윤광수 Group Media Director (왼쪽부터)
엄마의 침대 기획 및 미디어 팀: 기획팀 조민우 AD(Account Director), 매체팀 정지희 Group Media Director, 기획팀 김주헌 GAD(Group Account Director), 기획팀 고초희 AD(Account Director), 매체팀 윤광수 Group Media Director (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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