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WPP CEO 마크 리드가 인공지능(AI)이 광고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거라고 말했다고 해외 언론들이 보도했다. 최근 런던에서 열린 SXSW London 행사에서 그는 “앞으로 우리가 하는 일에 필요한 인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AI가 기존 일자리를 줄이긴 해도,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와 역할도 만들어질 거라고 덧붙였다.
크리에이티브 산업은 AI 시대에도 살아남는다
리드는 AI를 단순히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로만 볼 것이 아니라, 효과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는 크리에이티브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PP는 자체 AI 플랫폼 ‘WPP 오픈’을 통해 전 세계에서 생성형 AI를 적극 도입 중이며, “우리 플랫폼을 가장 활발히 사용하는 사람은 글로벌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인 롭 라일리”라고 소개했다.
WPP는 대형 광고회사 중 최초로 챗GPT 도입을 공식화한 기업이며, 최근에는 자사의 AI 기술력을 강조하는 광고 캠페인도 선보였다. 그는 AI로 제작한 단편 영상을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상을 받을 작품은 아니지만, 별다른 제작 없이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하며, AI 기반 제작 방식의 효율성과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어 “크리에이티브 산업은 AI 시대에도 가장 잘 살아남을 분야”라며, “기계는 모방은 할 수 있어도 진짜 창의성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리드는 이러한 AI 기술의 확산 속도가 과거 인터넷 혁명보다도 빠르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 모델과 근무 방식도 변화 중
AI의 영향으로 광고업계의 과금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시간 단위로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은 AI로 인해 점점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며, “앞으로는 우리가 만들어내는 결과와 임팩트에 더 가치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리드는 WPP가 최근 주 4일 출근을 의무화한 것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리드는 “사람들은 사무실에 있을 때 더 행복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출근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동료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고 협업하는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과 에너지가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무실에서 함께 일할 때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가 더 잘 나오고, 서로의 작업에 영감을 주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팀원들이 서로 얼굴을 보며 논의하고,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경험이 업무 만족도와 성과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 리드는 “오랜만에 사무실로 복귀한 직원들 중 많은 이들이 다시 출근하는 게 생각보다 즐겁다고 말한다”며, 사무실이 단순한 일터를 넘어 크리에이팁브와 소통의 공간임을 강조했다.
브랜드, AI, 그리고 윤리적 고민
광고주들이 최근에는 대형 언어모델(LLM)이 브랜드를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도 했다. 일부 AI 모델이 소셜 미디어에서 소비자 감정을 수집하는 만큼, 이를 관리하려는 새로운 산업도 생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AI 학습 데이터의 법적·윤리적 문제에 대해서는 “모델이 어떻게 학습됐는지 완전히 파악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할 수 있다”며, “앞으로 만들어질 창작물에 대해 정당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크 리드는 AI가 광고업계 일자리를 줄이는 동시에, 더 크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이제는 AI를 비용 절감 도구가 아니라 창의성과 퍼포먼스를 높이는 혁신의 수단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