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계 속에 빛나는 한국 크리에이티브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인터뷰] "세계 속에 빛나는 한국 크리에이티브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 최영호 기자
  • 승인 2019.12.31 0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한국광고홍보인협회 "공로상" 한국광고영상제작사협회 배석봉 상무

우리나라 광고들도 유명 해외광고제에서 수상하고, 우리나라 크리에이터가 해외광고제의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광고계 모두 기쁘고 축하할 일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쁜 일 뒤에는 묵묵히 해외광고제와 네트워크를 개척하고 우리를 알리는 일을 해온 분이 있다. 해외광고제 현장에 가면 언제나 볼 수 있는 분, 한국광고영상제작사협회 배석봉 상무다. 

(사)한국광고홍보인협회는 한국광고의 해외광고제 수상 및 네트워크 구축에 대한 업적을 기려 배석봉 상무에게 "공로상"을 시상했다.

배석봉 상무
배석봉 상무

 

먼저 한국광고홍보인협회에서 ‘공로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부탁드립니다.

해외광고제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우리를 알리는 작업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비록 빛나지는 않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입니다. 제가 받는 상은 저보다 먼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택해 길을 닦아주신 선배님들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협회와 윤석태, 강한영, 원석희, 임인규, 김찬 회장님과 신인섭 교수님을 비롯한 많은 선배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상무님께서는 환경이 열악했던 시절에 영상광고(CF)제작사들의 모임인 ‘한국광고영상제작사협회’ 운영에 있어 크게 기여해 오셨습니다. 특히 궂은 일은 도맡아 하셔서 많은 감독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지금 전통적인 미디어의 쇠퇴에 따라 제작사들도 많이 힘들어지고 있죠?

제일기획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광고비는 매년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고산업을 구성하고 있는 대부분의 업종은 매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는 영상제작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장의 어려움을 단순히 미디어 비클의 다양화에 따른 추세로 몰아붙이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공중파나 신문의 힘은 여전히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으며, 세계광고제에서도 필름 부문의 출품작은 여전히 넘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인 4대매체의 쇠퇴가 뉴미디어 때문이라 간주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제가 알기로는 우리나라만큼 공중파 시장이 급속하게 무너지는 곳은 보지 못했습니다.

2017. 5. 뉴욕페스티벌 사무실 미팅 (뉴욕)
2017. 5. 뉴욕페스티벌 사무실 미팅 (뉴욕)

 

광고업계, 특히 영상제작업계의 어려움은 단순히 전통적인 미디어의 쇠퇴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고, 다른 요인이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업계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저는 우리나라 광고산업이 가지는 구조적인 문제가 크다고 봅니다.

우선 주무부서인 문화관광부에서 광고산업에 지원하는 예산은 20억원도 되지 않습니다. 방통위에서 구축하는 방송발전기금은 한 푼도 광고 쪽에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디어와 콘텐츠 다양화는 전 세계에서 공통적인 현상입니다. 그런데도 광고산업 육성을 위한 장기적인 정부 정책은 없습니다. 단편적인 임시방편책만 내놓고 있습니다. 광고산업을 구성하고 있는 광고주, 미디어, 광고회사, 콘텐츠사 등을 아우르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여겨집니다.

물론 공정하고 바른 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사전계약서 작성과 계약내용 준수, 일반관리비에 해당하는 마크업 인정, 영상저작권 인정, 경쟁피티에서 애니매틱 금지 등과 같은 관례처럼 정형화된 잘못된 거래관행의 개선도 시급히 바로 잡아야 합니다.

 

상무님께서는 해외광고제가 열리는 곳이면 어디든 계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해외광고제에서 우리나라 수상을 위해 많은 일을 하고 계십니다. 관여하고 계신 광고제와 주요 업무에 대해서 간단하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뉴욕페스티벌, 클리오어워즈, 런던국제광고제, 원쇼, 스티비어워즈 등 칸광고제를 제외한 주요국제광고제의 출품, 심사위원 추천, 참관단 모집 등의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한국광고총연합회와 세계우수광고제수상작시사회,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공익광고제에도 뉴욕페스티벌, 클리오어워즈 등의 자료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2019. 10 LIA심사위원, 라스베가스
2019. 10 LIA심사위원, 라스베가스

 

정말 많은 일을 하고 계시네요. 그 동안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어떤 것인가요?

혹시 Creative LIAisons 워크숍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런던국제광고제에서 2013년부터 매년 전세계 영크리에이터 100명을 초청, 런던국제광고제 심사 기간 동안 실시하고 있는 워크숍입니다. 이 워크숍은 런던국제광고제에서 참석자의 항공료 및 호텔비용을 전액부담하는 프로그램으로 크리에이티브의 오아시스라 할 수 있습니다. 심사위원으로 참석하는 그루급 크리에이터들의 강연과 워크숍, 심사참관 등 현재 전세계 광고계에서 가장 핫한 워크숍 중의 하나입니다. 우리나라는 2014년부터 참가하고 있는데 참석자의 만 28세로 되어 있던 제한연령을 군대를 가야 하는 한국적 특수상황을 이해시켜 30세까지 늘린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현재까지 14명의 영크리에이터들이 참석했으며, 훌륭한 강연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오고 있습니다.

2019년 Creative LIAisons 모습
2019년 Creative LIAisons (출처 홈페이지)

 

우리나라 광고발전을 위해서는 계속 광고인을 양성해야 하는데, 정말 중요한 일을 하셨네요. 반면, 아쉬운 점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가장 아쉬운 것은 산학협동 차원에서 각 대학과 교수님들께 제공했던 ‘세계우수광고제 수상작’ 작품 제공이 중단된 것입니다. 공익자금과 방송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자료를 제공했습니다. 학교에서 광고제 수상작을 통해 세계광고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좋은 자료였습니다. 지원금이 끊겨 중단된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2015년부터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 세명대학교, 청주대학교, 동명대학교 등에 ‘NYF Creative Center’를 설치, 매년 뉴욕페스티벌 수상자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5년 여주에서 열렸던 “New York Festival in Yeoju“ 행사도 기억에 남습니다. 세계3대광고제의 하나인 뉴욕페스티벌이 대한민국에서 개최되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현역 광고인과 학생들에게 세계광고의 흐름을 보여주고 한국을 아시아지역 광고제의 메카로 발전시키는 것에 뉴욕페스티벌에서 적극적으로 동의했습니다만, 1회로 끝난 것이 아쉽습니다.

2015. 6. 뉴욕페스티벌인여주 개막식
2015. 6. 뉴욕페스티벌인여주 개막식

 

해외 광고제 수상은 우리나라 광고계 위상 제고와도 관련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광고제에서 수상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온라인 심사를 통해 쇼트리스트를 선정하는 뉴욕페스티벌 Grand Jury에서 우리나라는 2018년 53편(전체 4위), 2019년 55편(전체 5위)이 선정되었습니다. 하지만 메달의 색깔을 결정하는 오프라인 Executive Jury에서 수상실적은 많이 뒤떨어집니다. 물론 출품용으로 만들어진 작품을 출품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 출품작은 완성도에서 다른 나라 작품에 비해 조금 떨어진다고 외국심사위원들이 얘기합니다.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모든 광고제에서 지역적, 문화적, 종교적 편견에 의한 차별을 금지하고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영어권 나라에 비해 언어적 핸디캡과 광고회사가 글로벌 네트워크이 아닌 로컬 네트워크이라는 핸디캡이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시아/태평양의 광고시장의 성장(2019년 광고비가 2020억달러로 세계시장의 33%를 차지하고 10% 이상의 성장률, 중국, 일본, 한국, 인도가 2019년 10대 광고국)과 케이팝이나 영화 쪽에 보여주는 세계시장의 한국에 반응은 우리나라 광고 크리에이티브도 기회는 주어지리라 생각합니다. 단, 치열한 담금질을 통한 사전준비는 항상 되어있어야 할 것입니다.

 

2019년도 저물고 있습니다. 새해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2020년에는 좀더 많은 대학교에 ‘NYF Creative Center’가 설치되었으면 합니다. 여건이 된다면 ‘크리에이티브 워크숍’과 같은 지속적인 프로그램도 만들기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올 한해 잘 마무리하시고 2020년 경자년은 모두에게 알차고 좋은 성과를 거두는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2016. 9. NYF Creative Center 개소식, 세명대학교
2016. 9. NYF Creative Center 개소식, 세명대학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