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from Tokyo] 일본 사회에서 한류의 새로운 진화

[Trend from Tokyo] 일본 사회에서 한류의 새로운 진화

  • 양경렬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1.0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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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 니지 프로젝트

최근 일본에 니지 프로젝트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니지 프로젝트 (Nizi Project)는 한국의 JYP엔터테인먼트와 일본의 소니 뮤직이 협업하여 걸그룹을 선발하는 글로벌 오디션 프로젝트이다. 니지(虹)는 무지개를 의미하는 일본어이다. 2019년 7월부터 약 한 달간 진행됐던 오디션 및 최종 데뷔조 선정을 위한 서바이벌 과정을 담은 파트 1과 선발된 데뷔조 후보 멤버들의 한국에서의 트레이닝 과정을 담은 파트 2가 방영되었다. 파트 1, 파트 2 모두 넷플릭스와 더불어 대표적인 OTT 서비스 중 하나인 훌루(hulu)를 통해 방영되었다. 최종 멤버 선발 과정을 통해 결성된 9인조 걸그룹 ‘니쥬 (NiziU)는 2020년 6월 한국과 일본에서 ‘Make you happy’라는 곡으로 데뷔하여 일본내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한국의 프로듀서 박진영이 기획한 세계에서 활약할 수 있는 걸그룹을 발굴, 육성할 목표로 일본에서 열린 글로벌 오디션에는 1만명이 넘는 응모자가 신청을 했고 최종적으로 평균 나이 16.8세인 9인조 걸그룹 니쥬 (NiziU)가 탄생한 것이다.

이들의 데뷰 앨범인 ‘Make you happy’가 발매하자 오리콘 디지털 3관왕을 기록했다. 한류가 매우 창의적인 발상으로 일본 젊은 층을 사로잡고 있다. K-POP을 모델을 일본에 적용해 보는 새로운 시도이다. 음악의 틀은 K-POP인데 이를 연출하는 멤버들은 모두 일본 젊은이들로 구성이 되어있다. 젊은 일본인이 한국으로 건너가 K-POP 아이돌이 되는 것을 꿈꾸는 시대가 되었다. 세계적인 프로듀서 이전에 자신도 아티스트이기도 한 전설의 인물 박진영은 ‘자기 자신과 싸워서 꿈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한다.’, ‘몸관리를 철저히 해서 60세가 되었을 때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다.’라는 박진영스러운 말을 던지며 일본 연예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니쥬는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일본의 아디돌 문화’와 질 높은 노래와 댄스로 완성된 ‘한국의 아디돌 문화’가 융합한 그룹이다
니쥬는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일본의 아이돌 문화’와 질 높은 노래와 댄스로 완성된 ‘한국의 아이돌 문화’가 융합한 그룹이다

K-POP의 원조는 J-POP?

2010년 일본에 데뷔해서 일약 스타가 된 KARA라는 그룹이 있다. 이 그룹의 성공에의 배경에는 소속 회사인 DSP미디어의 창립자 이호연씨가 있다. 1987년 한국 최초의 아이돌 그룹이라고 할 수 있는 소방차를 데뷔시킨 장본인이다. 남성 3인조 그룹 소방차는 화려한 댄스 퍼포먼스로 젊은 층으로부터 한국에서 큰 성공을 이루었다. 이호연 사장은 한국 1세대 연예 기획자로 젝스키스, 핑클, 카라 등을 배출하며 DSP 미디어를 굴지의 기획사로 키웠던 장본인이다. 아쉽게도 지난 2010년 뇌출혈 증상으로 쓰러진 후 오랫동안 투병 생활을 하다가 2018년에 별세하였다.

소방차의 롤 모델이 일본 아이돌 그룹인 소년대(少年隊)라고 한다. 이호연은 연속해서 1992년 ZAM이라고 하는 남성4인, 여성1인으로 구성된 그룹을 론치 한다. ZAM은 일본에서 성공한 ZOO를 모델로 해서 결성이 되었다. 일본 문화가 개방되지 않아 공식적으로 일본 음악이 한국에 소개되지는 않았지만, 80년 90년초에는 한국에 일본 붐이 있었다. J-POP은 젊은이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패션, 음악 아이돌 등 일본의 대중 문화가 젊은이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었다.

하지만 90년도에 들어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힙합을 콘셉트로 하는 아이돌이 10대를 열광시키는 시기가 되었다. 1992년 데뷔한 서태지와 아이들, 96년 H.O.T가 데뷔, 이로서 K-POP의 원형이 확립되었다. 이로서 한국에서의 일본 붐은 서서히 종료된다. 그리고 수십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K-POP이 일본에 영향을 미치는 입장으로 역전이 된 것이다.

2020년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획득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일본에서도 성공을 이루었다. 흥행수익 45억엔을 넘어서 역대 한국영화의 과거 최고 기록을 갱신하였다. 이어 넷플릭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20년 2월부터 발신을 시작한 이래 5개월간 일본 넷프플스의 상위 10위에 등장하고 그 인기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 앞에서 언급한 한일 프로젝트 걸그룹인 니쥬 (NiziU)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일본에서의 한류가 더 이상 일과성은 아닌 듯하다.

 

1, 2, 3차 한류붐

일본에서 한류는 정기적으로 붐을 일으키는 듯하다. 지금까지의 트렌드를 살펴보면 한류의 역사는 1, 2, 3차로 구분된다.

제1차 한류 붐은 90년말 2000년초의 배용준 주연의 ‘겨울연가’가 시발점이 되었다. 이 때의 주요 타깃은 40대 이상의 중년 여성으로 드라마 겨울연가는 일본에서의 한국의 이미지를 송두리째 바꿔 놓은, 그리고 한류라고 하는 하나의 장르를 탄생시킨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한 동안 잊고 살고 있었던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을 비롯하여 정말 순수한 사랑의 이야기 속에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드라마였다는 점이 많은 일본인들의 공감을 일으켰다.

제2차 한류 붐은 2010년은 전후로 K-POP이 중심이 되었다. 소녀시대, 동방신기, KARA 등이 등장하여 2차 붐을 일으켰으며 이번에는 20대 전후의 젊은 여성이 주요 타깃이 되었다.

그 후로 10년 최근 몇 년 전부터는 드라마, K-POP에 더해서 화장품, 패션, 푸드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한류 붐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제3차 한류 붐이다. 동경의 코리아 타운이라고 불리우는 신오쿠보 거리는 젊은 여성이 삼겹살, 닭갈비, 떡볶이 등 한국 음식을 즐기고 한국 패션을 즐기고 있다. 연령대가 더욱 낮아져서 주로 10대, 20대의 젊은 여성이 중심이지만, 10대 남성들까지도 대상이 넓어지고 있다. 한일관계가 악화 일변도로 치닫던 2019년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은 11% 증가한 327만명이었는데, 여기에는 K-POP을 포함한 한류의 인기가 큰 역할을 하였다. 한국이 경제적으로 힘들었고 어려웠던 과거의 모습이나 한일간 역사문제 등의 양국간 갈등에 익숙한 중년들에 비해서 일본의 젊은 층은 경제발전을 달성해온 한국에 대해 편견이나 선입관이 없이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이 한류가 젊은 층 사이에 더 인기가 있는 이유이다.

동경의 코리아 타운인 신오쿠보 거리는 젊은 일본 여성들의 인기 스팟이다
동경의 코리아 타운인 신오쿠보 거리는 젊은 일본 여성들의 인기 스팟이다

콘텐츠 다양화에 의한 세그멘테이션

일본에서의 제3차 한류 붐은 1, 2차와는 다르게 단순한 재방문만은 아닌 것 같다. 매번 한류 붐이 생길 때 마다 진화를 거듭하면서 새로운 콘텐츠와 새로운 타깃층을 넓혀가고 있다. 먼저 음악 장르에서 보면 BTS, 트와이스 그리고 최근에는 블랙핑크가 단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 절정이다. 3차 한류 붐은 K-POP으로 젊은 층의 마음을 공략하면서 영화, 드라마, 화장품, 패션, 푸드 등으로 타깃층을 넓혀가면서 신규 팬을 획득해 나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BTS, 트와이스는 10대를 중심으로 팬을 확대하고, ‘사랑의 불시착’으로는 밀레니엄세대와 친화성이 높은 넷플릭스 드라마로 히트시켰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세그먼테이션해서 팬이 될 만한 타깃을 좁혀서 한류의 포지셔닝을 확보하는 마케팅의 기본 전략에 충실한 것이다. 일본 소비자들의 취미취향이 다양화되고 있는 가운데 독자적인 컬러를 만들어서 타깃을 좁혀 어프로치 하는 것이 성공의 키였다.

북한 서민 생활의 모습을 코믹하게 보여준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일본에서도 큰 인기가 있었다
북한 서민 생활의 모습을 코믹하게 보여준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일본에서도 큰 인기가 있었다

세계를 상대로 꿈을 키운다

일본 사회가 한국을 보는 눈은 변해 왔다. 한류가 도화선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동안 한국 기업의 국제적 경쟁력도, 한국 정부의 외교적 영향력도 차근차근 커졌다. 동시에 일본내 한국의 이미지와 위상도 높아졌다. K-POP을 들으면서 한국식 패션과 화장법을 탐색하고 한국 아이돌의 군무를 연습하며 한국 음식점에서 치즈 닭갈비를 즐기는 일본의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소셜 미디어의 주역이기도 한 10대들이 한국 대중 문화에 적극적 호감을 보이면서 한국 대중 문화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역할을 한다. 한류는 트렌드를 리드하고 있는 젊은 층과 인터넷 문화에서 특히 강점을 보이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최첨단, 새로움, 설레임, 역동감, 세련됨이라는 이미지가 더해져 했다.

한류가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는 요인 중의 하나가 국제성이다. K-POP은 그룹 멤버가 다국적이어서 각국의 매체에 자연스러운 노출을 최대화하는 전략을 정착시켰다. SNS나 동영상 사이트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전세계와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다. 대상 지역을 보면 일본을 비롯하여 아시아에서 구주 등 세계 각지로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일본에서의 제3차 한류 붐이 어떻게 진화할 지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일본에 한정해서 볼 것은 아니고 글로벌 메인 스트림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전략과 투자가 필요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단지 조금 길었던 한 시대의 유행으로 끝나버리게 두어서는 안될 것이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BTS의 Dynamite가 30년후에도 지속적으로 기억되어 지는 콘텐츠로 존재하고 있을 것인가?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한류 붐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가치를 계속 개발해서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 나갈 것인가?

다시 일본으로 돌아와 보자. 사랑의 불시착을 통해 많은 한국인들이 어렵지만 씩씩하게 살아가는 북한 서민들의 모습에 친근감을 느낀 것처럼 한일 양국 사이에도 거리감을 좁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공감을 줄 수 있는 콘텐츠이다. 여기에는 오랜 기간 콘텐츠 비즈니스를 위해 협력관계를 구축해 온 업계 종사자들과 한일간의 상대방의 문화를 편견없이 받아들여 코로나가 안정된 후입국금지가 해제되기만 기다리는 젊은 세대들이 주인공이다. 역시 마케팅의 주역은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와 이에 목말라 하고 있는 고객임이 분명하다.

 


양경렬 박사 ADK Korea대표를 지냈고 현재는 ADK 본사에서 글로벌 인사 업무를 담당. NUCB (Nagoya University of Commerce and Business)의 객원 교수로 활동하며 Global BBA, Global MBA에서 마케팅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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