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항의 反轉 커뮤니케이션] 슈퍼볼 무대를 떠난 버드와이저

[박재항의 反轉 커뮤니케이션] 슈퍼볼 무대를 떠난 버드와이저

  • 박재항 대기자
  • 승인 2021.02.0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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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와이저 슈퍼볼 광고의 상징인 클라이즈데일

[ 매드타임스 박재항 대기자 ] 과연 올해 도쿄 올림픽이 열릴 수 있을까? 가뜩이나 불투명한 상황에서 조직위원장이란 이가 ‘여자가 많으면 회의가 오래 걸린다’라는 식의 시대착오적인 발언까지 더했다. 그나마 그런 말이 나와서 도쿄 올림픽이 잠시 화제가 되었다. 이렇게 올림픽이 열리지 않으면 스폰서로 참여한 기업들에 대한 보상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궁금해서 올림픽 스폰서 중 가장 높은 단계인 TOP(The Olympic Partners) 명단을 찾아보고는 깜짝 놀랐다. 워낙 마케팅 동향들을 살펴보는 일을 등한시해서이겠지만, TOP 리스트에 기억 속에 없던 기업들이 꽤 들어 있었다. 알리바바(Alibaba), 에어비앤비(Airbnb), 인텔(Intel), 다우(Dow) 등이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그러고 보면 삼성은 꽤 긴 시간 동안 TOP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성이 처음으로 TOP로 참가한 올림픽은 1998년의 나가노 동계올림픽이었다. 이후로 쭉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이 끝난 후에 한 선배가 이런 말을 한 걸 기억한다. “이제 삼성이 TOP에서 고참에 속하는 거야. 조직위에서도 먼저 물어보고, 다른 기업들도 어떤 활동을 해도 되는지 물어보는 경우가 꽤 있어.” 동계와 하계 두 차례씩 올림픽이라는 스포츠마케팅 최고의 무대를 치렀으니 그럴 만도 하다. 대부분의 스포츠 행사와 그를 활용한 마케팅에서 터줏대감과 같은 기업들이 있다.

광고비 단가가 가장 높은 스포츠 행사인 미국 프로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볼이 2월 7일(현지 시간) 열린다. 그런데 항상 그곳에 있어야 할 브랜드 하나가 보이지 않는다. 바로 앤하이저부시인베브(Anheuser-Busch InBev)의 버드와이저이다. 버드와이저 맥주를 싣고 달리는 마차와 함께 등장하던 클라이즈데일 품종의 잘생긴 말들도 당연히 볼 수 없다. 지난 37년 간 그들은 밥 딜런의 노래를 배경으로 바람을 음미하는 개를 맥주 더미 위에 태우고 미국 중서부의 들판을 달렸고, 도시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했다가 이전 목장에서 함께 놀던 사람 친구를 발견하고는 인사를 건네기도 하며 슈퍼볼 광고 무대를 빛냈다. 슈퍼볼 광고에서 클라이즈데일은 아카데미 시상식의 메릴 스트립과 같은 존재였다.

앤하이저부시인베브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이 특히 심한 타격을 입는 상황을 고려하여 슈퍼볼 광고에 책정된 원래 예산을 백신 접종 관련된 캠페인으로 돌리겠다고 한다. 그런데 몇 가지 반전이 있다. 첫째, 전통적으로 클라이즈데일이 선을 보인 버드와이저 광고만 빼고, 버드라이트와 미켈롭 같은 다른 브랜드들의 광고는 집행한다. 둘째, 사전 광고로 자신들의 수퍼볼 본 경기 광고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주 충분히 공지했다. 본 경기만큼이나 이제 붐을 조성하는 사전 광고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완전히 슈퍼볼 광고 무대를 떠났다고 보기는 애매하다. 역시 수퍼볼 광고의 베테랑 중의 하나인 펩시도 본 경기에 광고를 집행하지 않고 축하공연 때만 한다는 사실을 발표했는데, 펩시는 원래 마이클 잭슨의 공연 사고도 그렇고, 중간 공연에 전통적으로 깊게 관여해왔다. 꼭 발표할 사실도 아니었다.

마지막 반전은 그래도 클라이즈데일은 슈퍼볼 광고에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같은 맥주 브랜드인 보스톤의 새뮤얼 애담스(Samuel Adams) 광고에 느닷없이 클라이즈데일이 나타난다. 자신의 언행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추고 여파를 미칠까 전혀 생각하지 않는 보스톤 토박이의 모습이 나오는 광고가 집행되었다. 새뮤얼 애담스에서 버드와이저에서 클라이즈데일이 나오는 광고를 슈퍼볼에 집행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약간 패로디나 풍자의 형태를 띠면서 만들었을 텐데, 어떤 반전 효과를 가지고 왔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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