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드타임스 권혜원 대학생 기자] 소비자를 기만하는 웹 디자인 ‘다크패턴’. 지난 글에서는 초창기에 정의된 다크 패턴의 유형과 현재 국내에서 새롭게 정의된 유형이 어떻게 다른지 알아봤다. 이번에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유형의 다크패턴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다크패턴 중에서도 가장 많이 사용되는 형태는 바로 ‘개인정보 공유’다. 전체 12개의 유형 중 19.8%를 차지하는 이 유형은 SNS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증가되었다. SNS가 개인정보 공유를 돕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 로그인’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SNS 사용자가 증가함에 따라 일부 모바일 어플에서는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 오직 SNS 계정만으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소셜 로그인’을 허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신규 모바일 어플을 내려 받았더라도 카카오나 페이스북, 네이버 등 대형 SNS 혹은 포털 계정이 있다면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 어플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소셜 로그인은 신속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기 때문에 개인정보에 대한 동의 절차 또한 간단하게 진행된다. 하지만 이런 경우 소비자의 개인 정보가 제3자에게 과도하게 제공될 수 있다. 간편하게 로그인 할 수 있는 대신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에 동의한다고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안내되기에 소비자는 제3자가 개인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수도 있으며, 알았다고 하더라도 소비자가 의도하지 않은 범위까지 유출될 위험성이 있다.
‘개인정보 공유’에 이어 가장 많은 빈도를 차지한 유형은 ‘자동 결제’다. 7일 무료 체험, 혹은 한 달 무료 체험 후 무료 체험 기간이 곧 종료될 거라는 사전 안내 없이 유료 서비스로 전환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다크패턴 유형별 빈도 중 13.8%를 차지한 이 유형은 소비자에게 정보를 은닉하고 소비자의 의도를 기만한다는 점에서 문제점을 가진다. 「콘텐츠이용자 보호지침」 제19조에 따르면 콘텐츠 계약금을 매월 또는 일정시기에 자동결제하기로 한 경우 사업자가 이를 사전에 알려야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16개의 앱 중 별다른 사전 안내 없이 자동결제를 진행한 어플은 총 9개였으며 3일 전까지 안내한 어플은 5개, 7일 전까지 안내한 어플은 2개뿐이었다. 또 사전 고지를 한다고 해도 이는 대부분 전자우편으로 이루어졌기에 전자우편을 잘 사용하지 않는 오늘날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소비자가 제대로 안내사항을 인지했을 가능성은 상당히 적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다크패턴 유형은 ‘선택 강요’로 이용권을 운영하는 기업에게서 주로 볼 수 있는 유형이다. 구체적으로 이용권 취소 전에 감정을 자극하는 문장을 띄어 이용권 해지를 미루거나, 신규 가입 쿠폰을 거절하는 것을 ‘비싸게 구매하기’로 표현해 가입을 권유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얼핏 보면 소비자에게 더 좋은 조건을 제공하여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끼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사업자의 의도대로 소비자를 유도하는 것으로 소비자의 주체적인 선택을 방해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이렇게 지금까지 국내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다크패턴 세 가지를 알아보았다. 세 가지의 다크 패턴들은 그 유형도, 소비자를 기만하는 원리도 모두 다르지만 사업자의 의도대로 소비자의 주체적 결정을 교묘하게 방해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그렇다면 왜 아직까지 법적으로 다크패턴을 해결하지 못할까? 다음 시간에는 국내 현행법과 다크 패턴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