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있었으면 좋겠어 (4) The White Company

한국에도 있었으면 좋겠어 (4) The White Company

  • 김미리
  • 승인 2019.06.05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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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거리를 걷다보면 깨끗하고 하얀색의 제품이 유독 많이 보이는 곳이 있다. 이름부터 화이트 컴퍼니. 주요 쇼핑거리를 걷다 보면 쉽게 만나볼 수 있는 브랜드이다. 일단 매장 밖에서 보면 진짜 대부분의 제품이 하얀색이다. 영국에 기반을 둔 브랜드로, 린넨(이불, 베개, 이불커버, 베개커버, 침대커버 등), 장식, 식기류 등을 판매하는 가구소매 업체다. 현재 영국 전역에 59개가 넘는 점포가 있다. 뉴욕에도 진출했고 2014년 미국에서 온라인 판매도 시작했다.

1993년, Chrissie Rucker에 의해 설립되었다. 처음에는 우편 주문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설립자는 당시 잡지에서 언론인으로 일하고 있었다. 우선 12페이지짜리 브로셔를 만들어, 500명의 사람들에게 보내면서 시작했으며, 초기 자금은 고작 6천 파운드(약 900만 원)였다. 광고를 할만한 돈이 없었기에 언론 보도를 이용하기 위한 전략을 만들었고, 사람들이 추천해주면서 조금씩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폭풍 성장의 계기가 된 것은 바로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면서부터, 화이트 컴퍼니(The White Company) 브랜드의 진가가 발휘되었다.

매장 이미지 [출처: The White Company Instagram]

2000년에 런던의 Symon Street에 처음으로 매장을 열었다. 2017년을 기준으로 영업이익 1750만 파운드(약 260억 원)를 기록했다. 현재 브리티시 항공(British Airway)의 비즈니스석과 일등석에도 이 회사의 제품이 들어가 있다.

화이트 컴퍼니(The White Company)의 시작에는 스토리가 있다. 창립자가 남자 친구의 집을 수리하는 동안, 흰색의 생활용품을 찾았는데 모두 너무 비싸다고 생각이 들만큼 럭셔리 제품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 바로 화이트 컴퍼니였다. 창립자가 생각한 비지니스 아이디어는 "모두 하얀색 제품만 판매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제품인 린넨, 침구류 [출처: The White Company Instagram]

이 아이디어는 단순할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특이한 아이디어일 수도 있다. 창립자인 Chrissie Rucker는 흰색이 좋아서, 흰색 제품을 사러 갔었고, 매장에는 다양한 색과 무늬가 있는 제품들만 있었다. 일반적으로 흰색은 밋밋하다고 생각되었고, 오염이 잘 될 수 있기 때문에 제품을 찾기가 너무 어려웠다. 어렵게 찾은 고급 소재의 완벽한 흰색 제품들은 가격이 너무 비쌌다. 그런데, 본인 집에서 가장 많이 쓰는 컬러도 흰색이었고, 실제로 집에서 쓰는 제품의 약 50%가 흰색을 쓰고 있어서, 만들어서 팔아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제품을 만들려고 하니 어려움이 많았다. 좋은 디자인에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이 목표인데 생산이 쉽지 않았고, 본인의 업무(잡지사)와 병행해서 하기도 힘들었다. 직접 발로 뛰면서 공장에서 만들었고, 디자인 비용은 받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적은 비용을 투자하면서, 저렴하고 질이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The White Company는 매장에 들어가면 이 브랜드가 추구하는 것을 실제로 고객에게 경험할 수 있게 해 준다. 소재는 다르지만 진짜 전부 하얀색 제품이다. 물론 회색도 가끔씩 파랑이나 핑크 등 다른 색도 존재한다. 하지만 하얀색이 압도적이다. 즉 매장 안의 하얀색, 화이트 컬러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렬하게 경험하게 된다. 현재는 100%의 하얀색 제품만 팔지는 않는다. 그러나 기본적인 베이스가 하얀색이고, 이 하얀색을 크게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말 잘 디스플레이되어 매장을 구성해 놓았다. 침구류나 베딩 제품이 압도적이고 커버를 포괄하는 제품으로 가정용 장식품, 식기류, 향수, 향초, 가구, 의류 등으로 확대되었다. 아동용 의류도 추가되었다. 

아동용 의류 [출처: The White Company Instagram]

화이트 컴퍼니(The White Company)의 기본 제품은 하얀색으로 된 린넨 제품이다. 창립자의 기본적인 생각은 "흰색으로 된 린넨 제품 중에서, 저렴하고도 좋은 퀄리티, 좋은 소재로 된 제품을 구입하고 싶다는 것"에서 출발한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탑샵(TOPSHOP)의 기획자가 전문 CEO로 영입되어 운영되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브랜드 컬러는 잘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한가지 재미있는 건, 세일 광고도 무조건 흰색을 사용한다는 거다. 포장이나 박스도 하얀 색으로 고급감을 더한다. 티파니가 민트라면 화이트 컴퍼니는 하얀색만으로 고급감을 주면서 깔끔한 브랜드의 이미지를 잘 표현하고 있다.

세일 광고 [출처: The White Company Instagram]

"하얀색이 좋아, 하얀 것만 팔겠어" 라는 설립자의 메시지가 담긴 브랜드, 런던을 돌아다니다 보면 눈에 확 띄는 오프라인 매장, 더 화이트 컴퍼니(The White Company). 컬러에 대한 하나의 고집만으로 고객들에게 브랜드를 설득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향후 다른 컬러의 컴퍼니가 생길 수도 있겠지만 하얀색은 다른 어떤 컬러보다도 큰 보편성과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 컬러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여기의 수건은 진짜 구매해서 가지고 오고 싶었다. 그러나 내 기준으로 가격이 저렴하지 않았기 때문에, 매번 포기하고 왔었다. 이런 브랜드, 한국에도 있었으면 좋겠다. 한국이라면 한 번 구매해 볼만 할텐데 말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브런치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https://brunch.co.kr/@mirikimsbax/6 

 

김미리:덴츠코리아에서 기획으로 9년 간 근무 / 영국유학 Creative Entrepreneurship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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