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세계 경제 전반이 침울한 가운데, 여전히 낙관적인 미래가 그려지는 시장도 있다. 바로 동남아 시장이다. 오픈서베이가 발간한 아시아 11개국 소비자 리포트에 따르면, 베트남·필리핀·태국 등 동남아 주요 국가 소비자의 대다수는 향후 5년 내 미래 가계 소득 증가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미래 가계 소득에 특히 긍정적인 국가는 필리핀·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다(각 70.3%, 69.2%, 69.2%). 아시아 11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본 조사를 진행한 시점이 전 세계적으로 이미 코로나 상황이 극심해진 20년 7월임을 감안하면 굉장히 인상적인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지난 몇 년간 국내 기업들이 눈여겨보던 베트남과 태국 역시 상당히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각 63.5%, 63.9%).
한편, 한국은 미래 가계 소득에 긍정적인 인식을 가진 소비자보다 그렇지 않은 소비자가 더 많다(47.2%). 순위로만 따지면 일본과 대만에 이은 하위권이다(각 15.2%, 23.3%). 미래 가계 소득에 대한 기대 수준이 소비 시장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면, 수많은 국내 기업들이 동남아 시장에 관심을 두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온·모바일 쇼핑의 미래, 동남아시아
동남아시아는 한국 못지않게 인터넷에 매우 친숙한 시장이다. 아래 장표를 보면 동남아 국가에는 구매 전 제품 정보를 탐색할 때 온라인을 우선적으로 활용하는 소비자 비율이 80%가 넘는다. 온라인에서 정보를 탐색하는 게 매우 익숙한 경험이란 뜻이다. 상대적으로 인터넷 보급률이 높은 일본·대만·홍콩 등 아시아 주요국보다도 오히려 높은 편이다.
또한, 동남아시아는 쇼핑을 단순히 물건 구매가 아니라 하나의 취미 활동으로 여기는 소비자가 많으며, 다른 아시아 주요국 대비 모바일을 활용한 온라인 쇼핑 비중이 높은 편이다. 흔히 동남아는 PC 시대가 열리기 전에 모바일 시대가 먼저 열렸다고도 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모바일 보급률이 높고 모바일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시장이 매우 발달한 한국과 많은 면에서 유사하다. 온·모바일 쇼핑의 미래가 동남아시아에 있다는 이유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
베트남 소비자, 동남아시아의 소비 요정
베트남은 모바일 패널의 특징이 가장 독특한 국가 중 하나다. 모바일 패널의 평균 소득이 전체 국민 소득 대비 높으며 얼리어답터 성향도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베트남 모바일 패널에게선 가히 동남아의 소비 요정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온·오프라인 쇼핑 빈도와 유명 브랜드 선호도가 높기 나타난다. 온라인에서 주 1회 이상 쇼핑을 하는 비율은 86%,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는 비율은 76%에 육박하고 있다.
이를 미래 가계 소득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가진 소비자가 가장 많았던 필리핀과 비교해도 20%가량의 큰 차이가 난다. 필리핀은 온·오프라인에서 주 1회 이상 쇼핑하는 비율이 62.2%와 41.6%로 나타났고,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는 비율 역시 59.3%로 베트남보다 적게 나타났다.
이에 미래 가계 소득 관련 지표만 보고 필리핀을 최우선 해외 진출 국가로 생각했다면 좀 더 다양한 지표를 함께 살펴보며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진출할 국가를 고민할 때는 각 국가의 소비자 성격과 특징을 비교해본 뒤 종합적인 판단하에 성공 가능성이 큰 국가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얼리어답터 성향이 강한 베트남 모바일 패널을 대상으로 한 신제품 조사를 기획해보는 것도 좋다.
이어서 동남아 소비자가 온·오프라인에서 주로 구매하는 품목을 카테고리 단위로 살펴봤더니, 베트남 소비자에서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전자제품 구매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온라인 36.2%, 오프라인 45.5%). 이는 다른 동남아 국가보다 15~20%가량 높은 수치다. 베트남 모바일 패널은 상대적으로 최신 기술에 민감하고 관련 제품 소비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커머스를 가장 잘 활용하는 태국 소비자
앞서 베트남을 동남아의 소비 요정이라고 칭했다면, 태국은 이커머스를 가장 잘 활용하는 국가라고 표현할 수 있다. 태국은 물건을 구매할 때 온라인 쇼핑을 활용하는 비중이 동남아 국가 중 가장 높기 때문이다(55%). 이는 아시아 11개국 중 한국·중국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각 64.2%, 62.6%).
또한, 태국은 온라인 쇼핑을 하는 주된 이유로 편리함과 빠른 배송을 꼽는 비율이 동남아 주요 국가 중 가장 높게 나타난다(각 23.6%, 14.5%). 우리는 두 속성이 온라인 쇼핑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쿠팡의 선례를 통해 잘 알고 있다. 과거 국내 이커머스는 다양한 상품과 저렴한 가격을 주요 경쟁력으로 삼는 브랜드가 많았다면, 쿠팡은 빠른 배송과 편리한 쇼핑 경험을 중심으로 후발주자임에도 빠르게 성장해 독보적인 위치에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태국 이커머스에 대한 흥미로운 점은 외부 자료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태국의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지난 19년 50억 달러 수준까지 성장했으며, 오는 24년 180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 한화로 20조 5,500억 원 수준까지 규모가 확대되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에 강점이 있는 국내 기업이라면 태국 시장 진출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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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11개국 소비자 리포트는 동남아시아 국가 이외에도 일본·중국·대만 등 다른 아시아 국가 소비자의 주 이용 쇼핑 채널 및 구매 품목 등 온·오프라인 쇼핑 행태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