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광고대상 수상자 인터뷰] 수산자원관리의 중요성을 알리는 ‘치어럽 캠페인’

[대한민국광고대상 수상자 인터뷰] 수산자원관리의 중요성을 알리는 ‘치어럽 캠페인’

  • 천효진 (광고계동향)
  • 승인 2021.01.13 0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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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부문 대상 수상작 인터뷰

매년 12월, 우리나라 광고계를 정리하는 '대한민국광고대상'이 열린다. 2020년에는 108개사가 참여, 2,700여 작품이 출품됐으며, 총 68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광고계동향'은 대상을 차지한 수상자들을 직접 만나 수상작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대한민국 연근해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 어종의 데이터를 추려내어 포획 금지 크기를 눈금으로 표시한 치어럽 밴드. 평소에는 패션 아이템으로, 낚시할 땐 줄자로 사용할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의 치어럽 캠페인에 대해 들어보았다.

자기소개와 이번 '치어럽 캠페인'에서 담당한 역할, 업무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김종민 CD : 이번 캠페인 제작 총괄 업무를 맡은 제작팀 김종민 CD입니다.

오창규 CW : 카피라이터 오창규입니다.

허영진 AE : 브랜드 네이밍, 브랜드 취재에 대한 정리, 커뮤니케이션 워딩 정리부터 시작해서 콘셉트를 만든 AE 허영진 프로입니다.

유진우 AD :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컬러를 도출하고 비주얼을 담당한 아트디렉터 유진우입니다.

제일기획 치어럽 팀

이번 캠페인에 대해 전반적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유진우 AD : 환경오염 문제 중 해양오염 문제가 큰 문제였었는데, 작년부터 해양수산부에서 가장 큰 문제를 치어남획으로 꼽으며 물고기 생산량이 40~50% 정도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요즘 또 낚시 열풍이잖아요. 그래서 치어를 잡지 말고 보호해주자는 의미에서 ‘치어럽’이라는 이름으로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수백 종의 치어 크기를 일반인들이 모두 알기엔 많으니까 많이 잡는 물고기 정보를 요술 팔찌에 넣어 쉽게 들고 다니면서 낚시할 때 사용하기도 하고 평소에 패션 아이템으로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환경단체가 정부, 민간기업과 함께 협업한 최초의 프로젝트라고 들었습니다. 합작 캠페인을 진행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유진우 AD : 해양수산부 과학연구기관이 매해 측정해 온 데이터를 가지고 문제를 도출해보니 치어남획이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면서 해양수산부에서 WWF와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논의를 했었어요. 저희 제작팀은 예전에 WWF 오션팀과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어서 저희한테 의뢰를 해왔고요. 그래서 저희가 아이디어를 몇 가지 준비했고 그 중에 이 치어럽 아이디어를 제안해서 진행을 하게 된 거죠.

일반광고 캠페인이 아니라, 해양 보존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이러한 CSR 캠페인은 기획, 제작 과정에서 일반 캠페인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종민 CD : 제일 중요하게 신경 썼던 부분은 환경 보호하자는 취지로 만들었는데 이 팔찌가 환경 오염시키면 안되니까 환경적인 부분을 신경 썼었습니다.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실용성 있는 캠페인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허영진 AE : CSR캠페인에서는 일반광고와 달리 목적이 조금 더 명확해요. 윤리적으로 치어를 잡으면 안된다는 걸 알고 있잖아요. 쉽고 강력한 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인식 시켜주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이미 있는 내용이지만 더욱 쉽게 알려주고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거죠.

치어럽 밴드 배포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나요?

허영진 AE : 론칭 때 2만 개 제작했어요. 초등학교에 배포해 인식 전환 캠페인을 작년에 했었고, 한 쇼핑몰 사이트에서는 수산물을 사면 치어럽밴드를 나눠줬어요. 사실 낚시터에서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오징어든 고등어든 치어가 어느 정도 크기인지 알면 사지도 않고 낚지도 하지 않게 되니깐요.

오창규 CW : 해양수산부에서 치어럽 관련된 게시물을 자기 인스타에 올리면 보내주는 이벤트도 진행했었습니다.

유진우 AD : 다행히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련 데이터가 있어서 낚시 철마다 다시 생산해서 만들어 배포하면 돼요. 제가 본 것만 해도 10만 개정도 배포된 것 같아요.

요술팔찌라서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종민 CD : 네, 실용성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팔에 차고 다니셔도 되고 헤어롤로 이용할 수 있고, 낚시하시는 분들은 조끼에 걸고 다녀도 돼요.

치어럽 캠페인에 대한 기획부터 론칭까지의 총 시기와 진행 과정이 궁금합니다.

유진우 AD : 총 8개월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아예 기획단계부터 아이디어 선정해서 밴드 프로토타입 만들고 실제 생산하는데도 몇 달이 걸렸어요.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건 어렵지 않았는데, 그 이후 팔찌를 제작하는 데 있어 WWF가 환경단체다보니 재질에 신경을 많이 쓰셨어요. 또 나중에 상용화됐을 때를 생각해서 팔찌의 단가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고요. 이런 부분들을 조율하다보니 제작이 조금 오래 걸렸던 것 같아요.

피시럽 캠페인 모델은 따로 없다고 들었어요.

오창규 CW : 네, 저희 캠페인에 참여하신 모든 연예인 분들 다 모델료를 받지 않고 참여해주셨어요. 타일러 씨 같은 경우는 WWF 홍보대사 중에 한 명일 뿐더러 평소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아 흔쾌히 참여해주셨고, 윤도현 씨도 콘서트에서도 활용하고 SBS 정글의 법칙에서 착용하고 나오셨어요.

유진우 AD : 낚시 TV인 FTV에서도 TV 광고를 꽤 오래 실어주셨는데, 거의 돈을 받지 않고 진행해주셨어요.

이번 캠페인을 준비하시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요?

오창규 CW : 재질이나 환경보호에 대한 부분도 있지만, 저희는 문제가 발생했을 시 그 자리에서 바로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만들자라는 것이 핵심이었어요. 낚시해서 물고기를 잡았는데 이게 치어인지 아닌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근데 이 밴드를 차고 있으면 잡은 그 순간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니깐요. 그리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보니 반응이 좋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유진우 AD : WWF는 디자인 가이드가 있어서 거의 흰색과 검은색만 사용해야 해요. 근데 저희는 7가지 색상으로 형광에 가까울 정도로 엄청 펍한 컬러에요. 이런 컬러를 사용해야 저희의 의도가 잘 담기니까 WWF 본사 가이드를 깨고 펍한 컬러를 사용한 거죠.

이번 캠페인을 통해 기대하는 바와 목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김종민 CD : 사실 저희도 캠페인을 진행하기 전까지만 해도 노가리나 총알오징어가 치어인지 몰랐거든요. 저희가 이 아이디어를 제안할 당시에만 해도 환경문제를 지속가능성이라고 많이 말하는데 그러한 개념들이 크게 회자되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근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환경문제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캠페인이 얼마나 자생적으로 유지될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저희처럼 몰랐던 걸 알게 되고 관심을 가져 준다면 성공한 캠페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수상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오창규 CW : 큰 상 주셔서 감사하고요. 이걸 널리 널리 퍼트려주신 낚시꾼들, 그리고 사용해주신 소비자분들이 저희가 감사드려야 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유진우 AD : 작은 공익캠페인 하나로 조금이라도 인식개선이 돼서 좋았고, 저는 단순히 수상을 했다는 것이 아니라 몰랐던 사람들이 알게 된다는 점이 캠페인을 이어나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허영진 AE : 실제로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할 수 있는 캠페인들은 지금을 놓치면 이미 사후잖아요. 그 전에 할 수 있는 캠페인들을 찾아서 같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김종민 CD : 캠페인적으로도 성공을 했지만 사실 광고주 분들도 되게 좋아하셔서 후속 프로젝트도 저희에게 맡겨주셨어요. 그것도 저희가 아이디어 낼 예정이니 많은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취재 및 정리 : 천효진 (한국광고총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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