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비즈니스 시대의 브랜딩 전략 (1) :벤 앤 제리( Ben & Jerry’s)와 배달의 민족

플랫폼 비즈니스 시대의 브랜딩 전략 (1) :벤 앤 제리( Ben & Jerry’s)와 배달의 민족

  • 허태윤
  • 승인 2019.01.15 10: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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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의 브랜딩을 보면 볼수록 1980년대 미국의 ‘벤 앤 제리’를 떠올린다.

다윗과 골리앗

1980년대, 아이스크림에 反문화 히피 서브 컬쳐(Sub-culture)를 입혀 미국 아이스크림 시장의 다윗이었던 벤 앤 제리는 아이스크림 업계의 골리앗으로 유명한 ‘하겐 다스’의 필즈버리를 상대로 KO승을 거둔 것으로 유명하다.

벤 앤 제리는 1978년, 미국의 히피 문화의 발상지인 버몬트 주 벌링턴에서 두 명의 히피인 벤 코헨(Ben Cohen)과 제리 그린필드(Jerry Greenfield)에 의해 창립된다. 1977년 아이스크림 제조에 관한 수업을 듣던 두 창립자가 이듬해 5월 5일 오래된 주유소를 개조하여 작은 가게 오픈한 것이 벤 앤 제리의 시작이었다. 이들은 귀농 히피 서브컬쳐(Back-to-the–land Hippie sub culture)라는 이념적 철학을 근간으로 유기농 재료와 지역의 농산물을 재료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버몬트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게 된다. 당시는 소련의 붕괴와 레이거노믹스 따른 위대한 자본주의의 승리를 만끽 하는 보수주의적인 사회분위기로 경제는 퐁요로움을 유지 했지만 한편으로는 기업과 자본에 의한 환경 파괴와 휴머니즘적 가치의 붕괴가 일어 나고 있었다. 이들은 이러한 미국사회의 문화적 통설(cultural orthodoxy)에 저항하는 히피 정신을 브랜드의 이념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필스버리라는 거대한 자본 권력이 벤 앤 제리의 유통을 방해했다. 그런데 벤 앤 제리는 필스버리를 상대로 “도우보이(밀가루 반죽 캐릭터로 당시 필스버리의 상징)는 무엇을 두려워하나?”라는 지역의 문화 저항운동으로 확산시킨다. 이는 단순히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두브랜드가 경쟁하는 모양이 아니라, 거대 자본 권력의 주류 문화와 반 문화적 서브 컬쳐의 이념적 갈등으로 비춰졌고 결과는 필스 버리의 항복으로 끝이 났다.

이후 벤 앤 제리는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 마다 당시의 엄숙한 주류 문화를 비꼬고 사회적 통념에 저항했다. 미국 우선정책으로 곳곳에 전쟁을 일으키는 레이건 정부 시절엔 평화를 사랑하는 "Peace Pop"이라는 아이스크림을 론칭하면서 미국 방위비 예산의 1%를 평화기금으로 사용하라는 켐페인을 진행하고 판매액의 1%를 평화기금으로 기부한다. 이 켐페인은 미국내 반전, 평화주의자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얻어 벤 앤 제리를 평화를 사랑하는 아이스 크림으로 각인시키고 큰 성공을 거둔다.

또 낸시 레이건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마리화나의 근절을 선언하자 전설적 기타리스트이자 미국의 대표적 마리화나 흡연자인 ‘제리 가르시아’의 이름을 딴 ‘체리 가르시아’라는 브랜드 론칭해 이를 비꼬았다. 아마존의 삼림이 화전농업에 의해 파괴되고 이로 인해 지구 환경파괴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자 새로운 제품 론칭하고 이름을 ‘레인포레스트-캐슈넛 앤드 브라질넛 버터크런치’라고 명명하고 수익금의 일부를 아마존 삼림 보호를 위해 기부한다.

미국 시장에서 2위의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성장한 벤 앤 제리는 이후 유니레버에 인수되었지만 지금도 재단을 통해 매년 이익의 7.5%를 인종차별, 성차별, 빈곤문제, 성 소수자, 환경 오염등 사회 문화적 문제들을 해결하고 이슈화 시키는데 지원하고 있으며 벤 앤 제리의 지지자들은 반문화의 상징으로 벤 앤 제리를 기억하고 있다.

팬을 만들고 있는 배달의 민족

시간을 현재로 돌려 한국의 '배달의 민족'을 보자. 키치(Kisch)문화, B급 서브 컬쳐의 이념을 표방하고 배달앱 시장을 개척해 당당히 1위를, 그것도 2위 브랜드를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는 배달의 민족이 하고 있는 브랜딩은 흥미롭다.

무료 폰트를 개발, 원하는 사람들이 언제든 가져다 쓸 수 있도록 하고,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를 모방해 ‘블랙 프라이드데이’라는 걸 만들어 장안의 치킨이 동나게 만드는가 하면, 사전에도 없는 치킨 맛 감별사라는‘ 치믈리에’ 자격시험이라는 걸 만들어 치킨께나 먹는다는 장안의 치킨고수들을 모아 놓고 대회를 치렀다. 당연히 참가자들이 유명 브랜드 치킨들을 구매해 시험에 대비 하느라 치킨은 또다시 팔렸고, 소믈리에도 아닌 ‘치믈리에’는 공중파를 비롯해 각종 SNS는 물론 모든 언론사에게 기사 거리를 제공했다. 음식과 다이어트를 소재로 하는 짧은 글짓기행사인 ‘배민신춘문예’라는 행사를 진행에 매년 수만명의 참여자가 있을 정도로 유명한 행사가 됐다. 물론 상품은 대상에 치킨 365마리, 최우수상에 치킨 50마리... 이런 식이다. 배달의 민족 덕에 이제 대한민국에서 배달이 안 되는 것은 없다고 할 정도로 ‘배달 경제’를 만들어 내고, 배민의 문화를 좋아하고 광적으로 따르는 배짱이(배민을 짱 좋아 하는 이들의 모임)들이 만들어 지고 있다. 그리고 배달의 민족은 이제 배달 전용 로봇을 만들고 있다.

새로운 전략, 문화브랜딩

시대와 공간은 다르지만 두 브랜드의 전략에는 공통점이 있다. 자신들이 의도했던, 그렇지 않던, 문화브랜딩(cultural branding)의 프레임을 가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더글라스 홀트(Douglas Holt)는 벤 앤 제리의 사례를 포함한 몇몇의 사례를 가지고 그의 문화 혁신 이론(Cultural Innovation Theory)을 증명했다. 이후 그는 많은 사례를 발굴하고, 심지어 자신의 이론을 기반으로 한 문화 전략그룹(Cultural Strategy Group)이라는 마케팅 컨설팅 회사를 만들어 직접 현장에 적용하기도 했다.

배민의 키치(Kitsch)문화는 한국 사회가 IMF를 거치면서 신자유주의 경제질서 속에서 성장해온 한국사회의 주류문화에 대한 비아냥 거림 혹은 저항이 담겨 있다. 새로운 경제 질서 속에서 양산 되었던 구조조정과 비정규직의 급속한 증대, 한편으로는 주주이익의 극대화라는 기업 정신 속에 한국사회의 구조적 양극화가 시작되는 문화적 통설(Cultural Orthodoxy)이 그 배경인 것이다.

이로 인해 젊은이들은 엘리트주의와 그로 인해 만들어진 주류 문화에 대한 문화적 저항을 보여 주는데 그 흔적들은 사회와 문화 곳곳에 나타난다. 2012년 ‘나는 꼼수다’ 와 같은 인터넷 팟캐스트가 대표적인 현상이다. 지금은 이 방송 출연자들이 오히려 공중파의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당시 이 프로그램의 폭발력은 회당 다운로드수 200만회, 조회수 6백만건으로 정말 컸고, 이 방송에 출연 하기 위해 정치인들이 줄을 섰을 정도다. 또한 같은 해에는 싸이가 ‘ 강남 스타일’ 이라는 곡으로 키치 문화도 세계적이 될 수 있다는 서브컬쳐의 위대함이 입증되기도 했다. 또한 2014년에는 비정규직의 주인공을 소재로한 ‘미생’이란 웹툰 소재의 드라마가 큰 반향을 일으킨다.

이러한 문화 현상을 통해 배달시장에 뛰어든 배달의 민족은 브랜드의 이념적 기회(Ideological Opportunity)를 찾게 된다. 조직의 막내들은 늘 조직의 주류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배달시장에서는 언제나 큰손이라는 점에 착안, 조직의 막내들을 위한 ‘위대한 B급 문화’를 아예 대놓고 이념으로 표방해 버린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배민의 김봉진 대표는 더글라스 홀트의 문화 이론을 연구하고 이해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의 통찰은 분명 ‘배달의 민족’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아이코닉 브랜드(Iconic Brand)로 남기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노력의 첫발은 잘 디딘 것 같다.

이시대 대표적 플랫폼 브랜드 중 하나인 배달의 민족의 성공적 브랜드 전략을 보면서 플랫폼 시대 브랜딩 전략의 대안으로 문화 브랜딩을 바라보게 되는 건 지나친 비약일까?

 


허태윤 박사, 한국외대 정치행정언론대학원 외래교수, ㈜골프 옥션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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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후석 2019-01-20 10:12:53
배민의 브랜드 전략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유익하고 인상적인 글 자주 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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