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from Tokyo] Variety is the Spice of Life

[Trend from Tokyo] Variety is the Spice of Life

  • 양경렬 칼럼니스트
  • 승인 2021.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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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양경렬 칼럼니스트] 이번 칼럼에서는 ‘친숙함’과 ‘참신함’에 대해서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두 단어 모두 느낌이 좋습니다.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친숙함 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친화, 익숙함, 유사, 편안함, 긴밀함 등이지요. 말 그대로 친근하고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참신함과 유사한 단어로는 신선함, 자극, 독창, 다양성, 변화, 생소함, 차별성, 거리감 등이 떠오릅니다. 기대감도 있어 보이지만 약간은 불안한 느낌도 있습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극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고등학생 때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를 친구들과 몰래 보면서 뭔가 짜릿한 느낌 있었던 것 기억이 납니다. 새로운 것을 경험해 보고 싶어 하고, 남들이 안 하는 일을 해서 나는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인상을 남기고 싶기도 하고, 독창적인 것을 만들어 세상을 놀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차를 사고 난 후 아직 성능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데도 몇 년간을 타면 실증이 나서 무리해서라도 새로운 차를 사려고 합니다. 이처럼 인간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롭고, 참신하고, 자극적이고, 신선하고, 변화가 있는 것을 선호합니다. 이러한 참신함을 추구하는 데는 다양한 이점이 있습니다. 주말에 박물관에 가거나 동네에 새로 생긴 바에서 친구와 함께 와인을 마시거나 지금까지 가보지 않았던 신선한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등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긍정적인 자극을 전달해서 삶의 만족도를 높여 줍니다. 참신한 신문 기사는 더 주목받을 수 있고, 직장 내에서의 긍정적인 변화는 생산성을 높여 줍니다. 그래서 변화는 인생의 양념과 같다(Variety is Spice of Life)고 하는 영어 속담도 있습니다.

 

현상 유지 편향(Status Quo Bias)

하지만 인간은 항상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극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 독창적인 것 그리고 경험해 보지 않는 것을 선호하면서도 친숙한 것에 집착하고 변화를 싫어하는 성향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즉 참신함과 친숙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상충되는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변화를 갈망하면서도 지금 자신이 있는 방식을 고집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문제가 생겨서 이것을 해결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변화를 싫어하는 인간의 성향 때문에 인간의 두뇌에는 익숙한 해결책에 의존하려고 하는 태생적 성향이 있습니다. 시간을 두고 문제의 본질을 파악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귀찮게 생각합니다. 심지어 분명히 더 나은 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습관적으로 과거에 비슷한 문제들에 효과가 있었던 해법을 찾습니다.

변화를 싫어하는 이러한 타성을 심리학자들은 현상 유지 편향(Status quo bias)라고 부릅니다. 요즘 말로 표현하면 ‘귀차니즘’입니다. 학생 시절 정해진 자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늘 교실의 같은 자리에 앉고, 자주 가던 식당에 가는 게 마음 편하고, 몇 년 전부터 거래하고 있던 회사를 굳이 바꾸려 하지 않고,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경쟁 업체가 있음에도 늘 같은 은행, 보험사, 제작 회사를 고집하는 이유입니다. 현상 유지 편향이 나타나는 것은 변화를 시도했다가 손해를 봤을 때의 후회가, 현 상태를 유지했다가 손해를 봤을 때의 그것보다 더 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본인의 행동으로 물결을 일으키면 파동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자신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능동적으로 행동했을 때 그 책임은 고스란히 자기 몫이지만 아무 행동을 하지 않을 때 그 책임은 다른 데로 돌릴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으려고 아예 아무런 선택을 하지 않고 지금까지 살던 그대로 하려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는 현상 유지 편향의 포로가 되는 것입니다. 현상 유지 편향을 가진 사람들은 불확실한 미래를 두려워하고, 환경 변화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불확실한 것과 마주하려 하지 않습니다. 확실한 현재만이 안전, 보장 및 위안이 되고, 변하지 않고 그대로인 것들을 좋아합니다. 젊은 사람보다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런 경향을 심해진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나와 정치적 성향이 다른 사람, 나와 경제적 여건이 다른 사람, 나와 미적 취향이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을 점점 불편해한다고 합니다. 다양성에 대해 점점 배타적으로 변해 가는 것이지요. 변화는 어려운 것입니다. 새롭게 고친다고 하는 것은 귀찮기도 합니다. 여러 새로운 습관을 받아들여야 하고, 습관을 바꾸는 데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새로운 습관을 얻기 위해 탐색도 해야 하고 그것이 습관이 되게 하기 위해서 반복적으로 수행도 해야 합니다.

 

Exploitation vs. Exploration

ⓒdreamstime

참신성과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서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하는 접근 방법 두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 방법은 ‘지식 활용’입니다. 영어로는 ‘Exploitation’입니다. 착취, 이용, 수탈, 개발, 경작 등 부정적인 의미가 더 많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Colonial Exploitation’은 식민지 수탈이고 ‘Exploitation of Children’은 아동 착취라는 뜻이 됩니다. 기존에 있는 것을 꽉 쫘서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이용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어제 얻은 지식, 사고방식, 생각, 고정 관념, 습관을 오늘의 문제에도 내일의 문제에도 계속 적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접근 방법입니다. 반면에 지금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것들이 무엇인지를 살펴본 다음에 그중에서 제일 좋은 결과를 내겠다 싶은 것을 찾아서 선택하는 방법을 ‘방법 탐색’이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Exploration’입니다. 탐사, 탐색, 탐험 등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어렵지만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우주 탐험이 영어로는 ‘Space Exploration’입니다. 이 접근 방법은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해 보지 않아서 실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를 굉장히 잘 해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식 활용처럼 예측 가능이 어렵기는 하지만 우리가 보는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나 시장에서 히트한 상품 그리고 혁신적인 아이디어 등은 거의 대부분이 방법 탐색에 의한 접근으로 탄생했습니다. 과거의 경험과 학습 내용은 현재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삶을 꾸려 나가야 하겠지만 이것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탐색을 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기존의 방법을 적용하는 ‘지식 활용 삶’과 오픈된 방법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추구하는 ‘방법 탐색 삶’과의 적당한 균형이 필요합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20% 정도는 ‘방법 탐색 삶’에 열어 놓고 새로운 변화에 도전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합니다. 습관은 안락하고 포근하고 안전하게 우리의 삶을 여기까지 끌고 왔지만 방법 탐색에 의한 참신한 삶이 주는 뜻밖의 재미, 유쾌한 즐거움은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친숙함과 참신함의 조화

너무 새로운 것은 익숙하지 않습니다. 너무 익숙한 것은 지루합니다. 하지만 그 중간 어느 지점에 최적의 장소가 있을 것입니다. 음악이든 패션이든 혹은 그 어떤 분야이건 인기를 끄는 것들은 유사성과 참신함이 혼재하고 있습니다. 성공한 광고 캠페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친숙함을 불러일으킬 만큼 이미 존재하는 것들과 아주 비슷하면서도 이전에 있었던 것의 단순한 파생물이 아니라 새로운 것으로 보이기에 충분하도록 참신해야 합니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참신한 것과 익숙한 것을 섞습니다. 유사성과 차별성을 효과적으로 조합해야 합니다. 세상에는 친숙함과 생소함이 공존합니다. 옛날의 친숙함 속에서 오늘의 생소함이 나타나는 것이지요. 오늘의 같음 속에 내일의 다름이 나타납니다. 지나친 친숙함을 무감각을 초래합니다. 그러므로 친숙함이 본연의 가치를 발휘하려면 도가 지나치지 않는 적절한 수준을 유지해야 합니다. 평소와 다른 통근 루트, 다른 자리, 다른 방식으로 살기, 다른 가구 배치, 다른 업무 프로세스, 조직의 새로운 변화, 새로운 비즈니스 파트너 등.

변화가 없는 단조로운 삶은 우리의 감각을 조금씩 무디게 만들어 버립니다. 친숙함과 편안함이 물론 우리의 삶에 중요한 것이긴 하지만 이것이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됩니다. 변화와 자극이 있어야만 우리의 몸과 마음은 생기를 띱니다.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기분으로 해보고, 지금의 일하는 방식이나 생활 방식을 조금씩 바꾸어 보고 나의 삶의 자세에 변화를 주는 것은 꼭 필요합니다. 이러한 변화가 없으면 현실에 안주하게 되고 발전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귀차니즘’을 극복하고 나른한 일상에 활력 넘치는 에너지를 충전합시다. 상황을 보다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아무 행동을 하지 않는 것 또한 선택이기 때문에 여기에도 분명히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심리학에선 사람들이 단기간에는 자신이 한 행동을 후회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땐 하지 않은 행동을 더 후회하게 된다고 합니다. 먼 훗날 왜 내가 변화에 도전하지 않았을까 하고 후회하는 날이 오지 않았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브라질 출신의 소설가이며 연금술사의 작가로 유명한 파울로 코엘료의 문구를 소개합니다.

“삶에도 양념이 필요합니다. 일시적으로 저지르는 엉뚱한 짓들이 삶의 묘미를 더해준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착한 남자와 착한 여자는 심심해요. 부모님은 언제나 “낯선 사람들과 말을 섞지 마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바람에 그동안 살아오면서 흥미로운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얼마나 놓쳐버린 걸까요?”

 


양경렬 박사 ADK Korea 대표를 지냈고, 현재는 ADK 본사에서 글로벌 인사 업무를 담당. NUCB (Nagoya University of Commerce and Business)의 객원 교수로 활동하며 Global BBA, Global MBA에서 마케팅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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