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섭 칼럼] 20세기 최고의 광고 캠페인 - 독일 자동차 Volkswagen

[신인섭 칼럼] 20세기 최고의 광고 캠페인 - 독일 자동차 Volkswagen

  • 신인섭 대기자
  • 승인 2021.11.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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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신인섭 대기자] Volkswagen(잘못된 발음이라 하겠지만, 일단 “폭스와겐“으로 부른다)은 국민의 차라는 뜻이다. 국영 자동차 회사로 1937년에 설립되었으나, 1939년 2차 세계대전으로 생산하지 못하다가 전쟁이 끝난 뒤부터 생산되었다. 그런데 폭스와겐은 미국 포드 자동차가 조립 생산을 시작해서 1908~1927년 동안 세운 T-형 1,500만 대 생산 기록을 1972년에 갱신했다. 대단한 일이다.

폭스와겐은 1937년 5월 28일 나치 히틀러 시대에 발족했다. 오스트리아 기술자 페르디난드 포르쉐와 히틀러의 작품이다. 히틀러는 이 자동차를 만들 때 세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첫째 공랭식이며 후방 엔진이어서 겨울철에 엔진이 얼 걱정이 없을 것, 둘째 4인 한 가족이 탈 수 있으며 전시에는 지붕을 들어내고(무개차) 완전히 무장한 군인 4명이 탈 수 있을 것, 가격은 1,000마르크(당시 환율 기준 $140)로 일반 독일 가구 월수입 몇 달 분이면 월부로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조건이었다. 이듬해 나치 대회에서 히틀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차는 일반 대중을 위한 차입니다. 대중의 수송 요구를 위한 차이며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한 차입니다.“

그런데 1939년 히틀러의 폴란드 침공으로 시작된 2차 세계대전으로 민간용 폭스와겐은 생산하지 못했다. 전쟁이 끝난 뒤에 독일 경제 부흥의 일환으로 생산이 시작됐다.

Advertising Age 1999년 The Advertising Century 표지 및 “Think Small“ 광고가 있는 페이지 (왼쪽부터)
Advertising Age 1999년 The Advertising Century 표지 및 “Think Small“ 광고가 있는 페이지 (왼쪽부터)

폭스와겐이 세계 무대에 올라서게 된 것은 1959년 자동차 왕국 미국 시장 진입과 미국 광고회사 Doyle Dane Bernbach(DDB)이 그 광고를 맡은 뒤였다. 미국에서 폭스와겐은 애칭이 생겼는데 Beetle, 딱정벌레이다. 미국 나아가서는 세계 광고 전문지라고 할 Advertising Age(1930년 창간)가 1999년 20세기를 보내며 특집 "The Advertising Century"를 발행했다. 그리고 20세기 미국의 100대 광고 캠페인 특집을 실었다. 이 리스트 맨 처음이 폭스와겐이고, "Think Small" 이다. 직역하면 “작게 생각하세요“이겠지만 ”작은 것이 꿈“이란 표현이 더 나을 것이다. 석유위기는 아직 멀던 시기에 크고 늘씬하고 멋 있는 자동차가 시장을 지배하던 미국에서 작은 자동차가 좋다고 외쳤다. 폭스와겐의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캠페인은 이제 고전(Classics)이 되었다. (지금의 HS AD 전신 희성산업 아트디렉터 출신인 박현주(상무)가 쓴 폭스와겐 책이 있다.)

폭스와겐 딱정벌레(Beetle)는 2003년 7월 30일 멕시코 푸에블라에서 고별식을 가지고 역사의 뒤안길로 들어갔다.

그러나 폭스와겐 자동차는 여전히 약동하고 있다. 독일의 정평 있는 마케팅/소비자 데이터 회사인 스태티스타 10월 28일 자 자료를 보니 유럽, 중남미, 아프리카의 8개국에서 폭스와겐 자동차를 가진 인구 비율이 나와 있다.

ⓒ스태티스타
ⓒ스태티스타

옛 동독 목사 집안 딸 출신으로 통일 독일 최초의 여자 수상으로 16년간 독일, 나아가서는 유럽 전체를 뒤받쳐온 메르켈 수상이 은퇴하고 유럽 각국을 순방하는 기사가 보도되고 있다.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과 고별 인사차 파리를 찾은 메르켈과 상봉 포옹 장면을 보면서 2차대전 때 독일군 점령지 파리를 활보하는 히틀러 일행의 사진이 떠오른다.

베토벤의 제9교향곡 가운데 “환희의 송가(Ode to Joy)"는 1972년 유럽공동체(European Community) 회원국 상호 간의 가치를 축하하는 음악으로 채택되었다. 13년 뒤인 1985년에는 공식 송가로 채택되었고 1992년에는 유럽연맹(European Union)의 공식 송가가 되었다.

역사란 길고 넓게 볼 필요가 있다고 할까.

 


신인섭 (전)중앙대학교 신방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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