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제 칸 그랑프리에 도전할 것입니다" 대홍기획 김현, 송서율

[인터뷰] "이제 칸 그랑프리에 도전할 것입니다" 대홍기획 김현, 송서율

  • 최영호 기자
  • 승인 2023.07.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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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70주년 맞은 칸 라이언즈에서 대한민국 광고계는 큰 발자국을 남겼다. 제일기획이 유리 사자를 가져왔고, 대홍기획은 영 라이언즈 컴피티션(Young Lions Competitions, 이하 YLC)’에서 한국 최초로 미디어 부문 최고상인 골드(Gold Winner)를 수상했다. 특히 영YLC는 전 세계 90여 개국 만 30세 이하 주니어 크리에이터들이 참가하는 경연이다. 국가별 예선을 통해 선발된 참가자들은 현장에서 제한된 시간(24시간 또는 48시간) 내에 주어진 과제에 대한 창의적인 솔루션을 제시하고 경쟁을 펼친다. 여기에서 대홍기획 김현·송서율 CⓔM (Creative Experience Master)이 우리나라 광고인 최초로 미디어 부문 골드를 수상했다.

김현, 송서율 CⓔM (왼쪽부터)
김현, 송서율 CⓔM (왼쪽부터)

안녕하세요. 이번 골드 수상을 축하합니다. 많이 축하받으셨죠? 소감 말씀해주세요.

송서율 안녕하세요 저는 대홍기획의 아트 디렉터 송서율입니다. 학생 때부터 꿈꿔왔던 칸 라이언즈에서 수상을 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 특히 저희 어머니 아버지께서도 기사 보고 매우 좋아하셨어요. 회사에 복귀하니까 되게 시끌시끌하고요. 저도 좋지만, 이번 수상이 주변 분들께도 리프레시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서 뿌듯했습니다.

김현 저는 송서율 CⓔM과 대홍기획 동기인 5년 차 아트디렉터 김현입니다. 사실 저에게 칸은 좀 흐릿한 곳이에요. 그래서 가게 된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는 생각을 하고 열심히는 했는데, 결과가 매우 좋아서 감사할 뿐입니다. 부모님께 수상했다고 시상식 동영상 보내드렸더니, 엄청 좋아하시더라구요. 그리고 회사 분들도 저희보다 더 좋아해 주시는 거에요. 너무 감사했습니다. 뭔가 권태기 같은 시기의 모먼트가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YLC에 나가게 되셨나요?

김현 제가 카톡 기록을 찾아봤어요. 작년 12월 말에 저희 상무님께서 ‘YLC에 나가볼래’ 하셨어요. 저는 사실 현업에 집중하고 싶었지만, 싫다고 하지 않고 ‘알겠습니다’라고 했어요. 상무님께서 ‘파트너가 필요한데 누가 좋겠니?’라고 물어보셨어요. 저는 바로 서율 CⓔM이 생각나서 혹시 다른 본부랑 협업해도 돼요?’라고 여쭤보니까 당연히 된다고 하신 거에요. 바로 서율 CⓔM 에게 물어봤는데, 바로 하고 싶다, 해보자고 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송서율 저 같은 경우는 원래 광고제 출품에 관심이 많아서, 본부 광고제 TF로도 활동 중이에요. 그럼에도 칸은 좀 먼 곳이다. 아직 준비는 안 됐다로 생각하고 있는데 현 CⓔM이 감사하게도 먼저 제안을 주셨어요. 그러니까 막 욕심이 생긴 거죠. 저희는 사실 대표 선발 과제도 그냥 하루 만에 하고 칸에 가게 됐어요. 칸으로의 과정이 길지 않았던 것 같아요.

칸으로 가는 한국 대표를 뽑기 위해 경연을 했군요. 

송서율 대홍기획에서 여러 CⓔM들이 한국 대표 선발대회에 도전했었어요. 차연지, 이원정 쌤이 PR 부문, 저희가 미디어 부문에서 칸 현지에서 열리는 본 대회에 나가게 됐습니다.

한국 대표 선발할 때 주제는 무엇이었나요?

송서율 그때 주제는 앰네스티였어요. 앰네스티가 인권을 주제로 편지 쓰기 캠페인을 하는데, 이 캠페인을 좀 영 타깃들한테 확장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요즘에 스포티파이 앱의 재생 목록으로 메시지를 쓰는 게 유행이래요. ‘Hello. Nice to meet you’ 하면서 노래 제목으로 편지를 쓰는 거죠. 재미있지 않나요? 그래서 이를 활용하면, 영 타깃한테 확산이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아이디어는 누가 냈나요? 그리고 어떻게 발전시켰나요?

김현 그 아이디어는 서율 CⓔM 이 먼저 제안했어요.

송서율 네 제가 요만큼의 단초를 던졌고 현 CⓔM이 디벨롭을 잘해 줬습니다.

김현 이 아이디어 외에도 좋은 것이 많았어요. 그런데 ‘딱’ 디벨롭이 잘될 것 같은 거에요. 정말 아이디어가 좋았고 선택도 잘했고 심플하게 잘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수상자들과 함께 한 송서율(오른쪽에서 두번째), 김현 (맨 오른쪽)
수상자들과 함께 한 송서율(오른쪽에서 두번째), 김현 (맨 오른쪽)

동기이기 때문에 더 호흡이 잘 맞은 것 같아요. 해외에서 진행되는 이런 컴피티션은 두 분 다 처음이죠? 우리나라 광고인들은 아이디어도 좋고 작품도 잘 만드는데, 언어에서 장벽이 있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두 분은 이번에 영어에서 문제는 없었나요?

김현 사실 발표와 Q & A가 걱정된 것은 사실이에요. 다행히 서율 CⓔM이 발표 잘했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Q & A에서 좀 당황하고 버벅대긴 했지만, 무난하게 했어요. 심사위원 중에 유일한 아시아계인 중국 분이 계셨는데, 많이 도와주셨어요. 질문을 정리도 해주시고, 저희를 편하게 해주셨죠. 진짜 고마웠어요.

이번에 아시아에서 골드 수상자는 두 분뿐이라고 들었어요.

송서율 아프리카 국가의 수상자는 있었지만, 아시아권은 없었습니다. 현장에서 아시아에서는 수상자가 자주 나오지 않는데, 금상이라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이번 수상작에 대한 이야기를 하죠.

송서율 YLC 미디어 부문은 비영리 단체의 브리핑 후 24시간 동안 소비자 참여를 만들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소비자 통찰력과 신흥 미디어의 가치를 활용하는 방법을 직접 프레젠테이션해야 해요. 이번에는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방안에 대한 과제가 나왔습니다.

김현 과제에 대한 전략은 저희가 자유롭게 선택해서 진행하면 되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서율 CⓔM이 저화질 시청에 대한 인사이트가 있었습니다.

저화질 시청에 대한 인사이트가 무엇인가요?

송서율 이번 과제가 영 타깃들에게 기후 위기의 문제를 알리고 동참하게 하자는 것이었어요. 영 타깃들은 요즘 스트리밍 동영상들 되게 많이 보잖아요. 그런데 동영상을 저화질로 보면 탄소 배출량이 엄청나게 줄어든대요. 한 달에 53kg 배출했던 게 2.5kg로 줄어들기도 하는데, 화질 차이는 사실 심하지 않거든요. 그냥 스탠더드 화질이라고 보시면 돼요. 이 인사이트를 갖고 아이디어를 내는데 정리가 안되는 거예요. 그때 현 CⓔM이 넷플릭스에 집중하자고 결정해준 거에요. 그 뒤로 캠페인 타이틀부터 프로세스까지 순식간에 정리해 줬죠.

YLC 금상 수상 작품
YLC 금상 수상 작품

정말 두 분의 합이 좋았네요. 서율 CⓔM은 아이디어를 내고, 현 CⓔM은 디벨롭하고. 멋진 팀이에요. 현장 반응은 어땠나요?

김현 송 CⓔM 발표하면서 봤는데 한 심사위원분이 따봉을 했더라는 거예요. 발표가 끝나고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아이디어인 것 같다, 실제 화질 조정할 수 있는지 등 구체적인 질문들이 좀 많았던 것 같습니다.

결국 작은 아이디어인데, 실제 실행할 수 있다는 부분이 높은 평가를 받았군요. 가능성에 대해 물어봤는데 확실하게 대답을 해주니, 우리도 돌아가서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했으니 좋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었네요. 2일 동안 다른 나라 광고인들과 경쟁을 하니까 어땠나요?

김현 오픈 스페이스에서 같이 작업해요. 그러면 다른 팀은 어떻게 할까 궁금하잖아요. 지나가다 보고 싶은데 잘 안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정말 모두 열심히 하더라고요.

송서율 오픈된 장소에서 하니까 더 자극이 됐습니다. 그들의 열정이 정말 대단했어요.

두 분은 어떻게 광고인이 됐어요?

김현 대부분 남자는 군대 있을 때 책을 많이 읽잖아요.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읽은 게 박웅현 선배님의 ‘인문학으로 광고하다’였는데, 그 책을 통해 광고에 대한 걸 알게 됐어요. 제대하고 광고 동아리에 들어가서 공모전도 하다가 대홍에 입사하게 됐습니다.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송서율 어이없었을 수도 있어요. 사원증을 메고 모두가 퇴근하고 불 꺼진 회의실에서 밤새워 회의하고 작품을 만드는 너무 열정적이고 멋있었어요. 그렇게 막연한 동경을 갖고 광고인이 됐는데요. 지금은 해보니까 저랑 잘 맞는 업인 것 같아서 좋습니다.

서율님은 작년 광고산업협회와 광고학회가 주최한 광고업계 취업 박람회, ADD JOB 페스티벌에서 강연했잖아요. 그때 광고를 정말 좋아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강연할 때 진심이 담긴 표정이 좋았어요. 학생들 평도 참 좋았고요.

송서율 그때 저의 진짜 느낌 그대로를 이야기했는데, 그게 학생들이 좋았나 봐요. 그런데요. 그때 ADD JOB 페스티벌에서 만난 학생을 이번 칸에서 만났어요. 그때 인상 깊게 봤고 공모전에서도 자기 팀이 돼서 이렇게 왔다고 했어요. 이렇게 저를 통해 광고에 대한 애정을 갖고 광고인이 되는 후배가 나오니 감회가 새로워요. 그리고 저를 기억해 주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광고가 사양 산업이고 미래가 없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여러분을 보면 그게 아니에요. 정말 매력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두 분이 생각하는 광고는 무엇이고 후배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송서율 저는 광고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 광고 현업자로서는 지금 이 시기에 대중들에게 필요한 말을 해주는 게 광고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사실 이번에 칸 영 라이언즈도 그렇고 사실 대홍 공채 준비할 때도 준비가 부족해서 안 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준비가 되면 해야지 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하니까 좋은 결과가 있었어요. 그래서 타이밍은 자기가 잡기 나름이에요. 바로 지금이니까 뭐든 망설이지 말고 바로바로 했으면... 한마디로 그렇게 전하고 싶어요.

김현 저는 세상에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교 다닐 때 학업과 공모전을 같이 한다는 게 쉽지 않았어요. 그래도 수상을 하든 안 하든 했었는데, 그런 경험이 이번 수상까지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안 했으면 할 줄도 몰랐을 거예요. 그때 저는 사실 수상도 잘 못 했었어요.

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고 전 세계 광고인을 대상으로 스피치하는 두 분이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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