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lie's Pick] "모델도, 관객도" 사람은 1도 없는 모스키노의 패션쇼

[Charlie's Pick] "모델도, 관객도" 사람은 1도 없는 모스키노의 패션쇼

  • 최영호 기자
  • 승인 2020.10.04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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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 한참 동안 "The Show Will Start Shortly"라는 자막이 흐른다. 그리고 모스키노 디자이너인 제레미 스콧이 등장해서 인형극을 좋아한다 하니까, 인형이 "이건 인형극이 아니에요. 패션쇼랍니다. 곧 쇼가 시작되니까 자리에 앉으세요"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문을 가리키고, 문이 열리면서 쇼가 시작된다.

지난 26일(한국시간) 모스키노의 2021 SS 컬렉션 쇼가 사람들의 기대 속에 온라인으로 열렸다.

그런데 패션쇼가 시작되자 모든 사람이 놀랐다. 패션쇼에 모델도 관객도 없었기 때문이다. 있는 건 오직 인형 뿐. 모델이나 관객 모두가 인형이었던 것.

온라인으로 스트리밍되는 영상 속에서 인형은 모델처럼 런웨이를 걸었고, 프론트 로우 즉 런웨이 제일 앞 줄에도 셀럽 대신 셀럽의 모습을 본 딴 인형이 앉았다.

보그 편집장인 안나 윈투어 등 셀럽들의 특징을 잘 살려, 진짜 패션쇼 현장에 있는 느낌을 준다.

모스키노 디자이너인 제레미 스콧은 "실물 크기 버전을 만든 다음 30인치 인형에 맞게 축소했다. 엄청난 작업이었고 패션쇼보다 더 비쌌다"고 말했다.

총 40벌의 의상이 준비된 이번 패션쇼는 1945년~1946년 프랑스에서 진행된 전시회 '테아트르 드 라 모드(Théâtre de la Mode)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테아트르 드 라 모드'는 전쟁 이후 프랑스 패션 산업을 부활시키기 위해 사람의 1/3 정도로 마네킹을 만들어 유럽과 미국을 순회한 전시다. 

이번 패션쇼를 98년 FW 마틴 마르지엘라의 인형 패션쇼와 비교하는 것도 재미 요소 중 하나일 듯.

코로나는 크리에이터들에게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패션쇼가 줄어들자, 그만큼 상상의 날개를 피고 그것을 현실화하고 있으니 말이다. 반면, 모델의 존재 의미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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