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항의 反轉 커뮤니케이션] 이케아가 한국에서 특히 인기 있는 이유

[박재항의 反轉 커뮤니케이션] 이케아가 한국에서 특히 인기 있는 이유

  • 박재항 대기자
  • 승인 2021.06.14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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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광명점
이케아 광명점 (출처 이케아)

[ 매드타임스 박재항 대기자 ] 파란색 창고 같은 건물에 노란색으로 ‘IKEA’ 네 개의 알파벳 철자가 써 있었다. 미국에 있던 친구들은 ‘아이키아’라고 발음하며 불렀다. 유학생으로 맨해튼에서 미국 생활을 시작하던 1991년 중반에 유학 생활 2~3년차에 접어들던 룸메이트로 같이 지내기로 한 후배가 가구들은 그곳에서 사야 한다며 빌린 차를 몰고 데리고 갔다. 아무 장식 없이 용도에만 집중한 식탁과 책장을 샀다. 8년 후인 1999년에 주재 생활을 시작하면서도 역시 ‘아이키아’에 갔다. 한국에서 쓰던 책장이 벽에 반고정시키는 형태라 한국에 두고 올 수밖에 없었고, 미국에서만 한시적으로 쓸 책장이 필요했다. 유학 생활을 함께 했고, 미국에 남은 후배를 데려다 ‘진짜 미국에 온 것 같다’라고 하면서 아이키아에서 산 책장들 조립 작업을 함께 했다.

‘진짜 미국 생활’의 일단이 ‘아이키아’, 곧 ‘이케아’에 담겨 있었다.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이들을 만나면 그들의 미국 생활 일부에 이케아가 있었다. 현대적(modern), 실용(practical)적이고, 직접 가구를 조립하는 젊은 감각에 깔끔한 미니멀리즘의 북구형 디자인 등의 이미지 요소들이 이케아가 2014년에 최초 점포를 열기 전의 한국에는 앞서 가는 ‘이국’의 느낌을 풍기고 있었다. 한국만의 이케아 브랜드 특성이 만들어졌다.

이케아는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유학생 출신들의 젊은 시절을 그리는 향수를 자극했다. 많은 유학생들이 이케아 가구를 쓴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들에게 이케아는 자신들이 가장 열심히 살면서, ‘가난한 시절의 행복’을 그리는 수필과 같던 시절의 중요한 소품 중의 하나였다. 해외에서는 그렇게 압도적인 브랜드가 되었는데, 한국에는 2014년에나 진출하며 희소성의 신비주의까지 덧칠해졌다. 소문만 무성한 채, 유학생 출신들이 이케아를 가지고, 나쁘게 표현하면 한껏 뻐길 수 있었다. 폭발하지는 않더라도 한국 시장에 출현하는 게 지연되면서 이케아에 대한 기대가 계속 부풀어 올랐다. 그런 상황에서 2014년 말 이케아가 마침내 광명점을 오픈하면서 한국에 진출했다. 개점 100일을 맞아 누적 방문객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30대가 41%, 40대가 35%를 차지했다. 단순 방문객을 따진 것이지만, 고객층을 봐도 미국보다는 연령대가 높지 않을까 싶었다.

출처 이케아

미국의 금융회사인 어네스트(Earnest)에서 쇼핑 활동을 한 미국 소비자들 1만 명을 대상으로 2019년에 조사한 결과를 보는데, ‘IKEA decade(이케아 10년)’이란 표현이 눈에 띄었다. 이케아 사용이 정점을 찍는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을 일컫는 말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34세부터 이케아 소비가 뚝뚝 떨어지기 시작한다. 임대 주택을 옮겨 다니는 시절에야 임대 계약 기간만 쓰면서 버티자는 식으로 이케아의 저렴한 제품을 산다. 그러나 모기지(mortgage)라고 하는 주택저당장기대출로 자기 집을 장만하면서는 임시 방편형의 이케아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물론 비슷하거나 더욱 저렴한 가격대의 가구들이 있지만, 이케아가 비교가 되지 않게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인기를 끄는 데는 품질에서의 상대적 우위와 북유럽 디자인 요소들이 작용해서이다. 물론 온라인 부문에서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이케아의 앞선 움직임도 큰 몫을 했다.

한국에서는 가격, 북유럽, 실용성, DYI 등의 이케아가 누리고 있는 경쟁우위 요소들이 더욱 이롭게 작용하고 있다. 우선 비슷한 가격대나 품질로 경쟁할 수 있는 토종 가구 브랜드들이 적다. 한국 소비자들은 온오프 양쪽에서 쇼핑 활동이 활발한 편이어서 이케아의 새로운 마케팅 시도에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거기에 앞서 본 것처럼 ‘해외’라는 프리미움이 이미지상에서 아직 작용하고 있다. 젊어 보이려는 욕구가 강한 한국 소비자들에게 또한 DYI도 자신을 젊게 보이는 하나의 도구로 활용된다. 그냥 가구를 사서 들여놓은 것보다, 과정을 보여주는 게 더욱 ‘인스그래머블’하여 40대 이상 중년층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young people of all ages”로 이케아는 자신들의 목표 고객이나 고객의 추구점을 표현한다. 젊은 감각은 나이와 관계 없이, 이케아에서 쇼핑하고 직접 조립하며 구현할 수 있다는 얘기인데, 어네스트의 조사에서 보듯 미국에서는 그리 통하는 것 같지 않다. 한국 땅에서 위와 같은 이유로, 반전처럼 오히려 활짝 꽃을 피우고 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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