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광고특선] 검열 없는 도서관이 있다. 마인크래프트 속에. The Uncensored Library

[해외광고특선] 검열 없는 도서관이 있다. 마인크래프트 속에. The Uncensored Library

  • 김종헌
  • 승인 2021.08.05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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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광고특선 - 게임#1

아무리 게임에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모두가 알법한 게임이 있다. 바로 '마인크래프트'다. 플레이어는 마인크래프트라는 가상 세계 속에서 자신의 캐릭터로 자원을 채집하고, 건물을 짓고, 다양한 플레이어들과 함께 플레이가 가능한 게 특징이다. 자유도가 높고, 풍부한 상상력을 게임 속에서 있는 그대로 표현이 가능해서,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중 하나이다.

게임에서 돌아와 다시 현실의 이야기를 해보자. 세상은 절대 자유롭지 않다. 당장 북한만 보더라도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통제한다. 물리적인 자유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특정 사상, 생각, 그리고 정서를 통제하기까지한다. 우리는 이것을 사전적 정의로 '검열'이라고 부른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물리적 자유를 박탈할 뿐만 아니라, 사상과 생각마저 검열당하고 있다. 

현실의 빼앗긴 자유를 되찾기 위해, 검열당하는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국경없는 기자회'와 'MediaMonks'는 마인크래프트의 높은 자유도를 활용하여 아이디어를 제시하였다. 바로 'The Uncensored Library'이다. 아이디어는 매우 간단하다. 이름 그대로 마인크래프트 게임 세계속에 검열없는 도서관을 세운 것이다. 플레이어들은 Minecraft.net에서 해당 파일을 다운로드 하여 도서관에 쉽게 입장하여 책을 마음 껏 읽을 수 있다.

마인크래프트 세계에 지어진 'The Uncensored Library' 사진
마인크래프트 세계에 지어진 'The Uncensored Library' 사진

아이디어를 좀 더 살펴보기 전에 게임에 대해 알아야 할 사전 지식이 있다. 마인크래프트에는 '책'이라는 아이템이 있다. 이 '책'이라는 아이템을 사용하면, 플레이어가 만든 '책'을 읽을 수 있다. 책의 내용과 두께는, 그 책을 만든 플레이어의 마음대로다. 말 그대로 게임판 책 그 자체이다. '책'은 그저 게임 속 책에 불과해서, 플레이어들은 그저 게임 속 롤 플레이용으로만 사용하였다.

하지만 'The Uncensored Library'는 과감하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여주었다. 바로 실제로 검열된 내용들을 마인크래프트의 책에 담은 것이다! 이로인해 플레이어들은 검열된 내용의 정보들을 직접적으로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게임속에서 현실의 검열된 정보와 사상을 접할 수 있다니 놀랍지 않은가?

'The Uncensored Library'에서 실제로 접할 수 있는 책의 일부
'The Uncensored Library'에서 실제로 접할 수 있는 책의 일부

'The Uncensored Library'는 세상의 많은이들의 관심을 끌어모아서, 수 많은 사람들을 직접 방문하게 만들었다. 단순히 탄압을 받는 국가에 있는 사람들이 자국에서 검열된 내용의 정보를 구하게 한 것 뿐만이 아니다. 평소 타국의 정치적 검열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게 한 것이다. 통제와 검열과 거리가 먼 국가에 속한 사람들도 한 마음으로 검열을 우려하게 만든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수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이끌어내어, 790개가 넘는 뉴스 캐스트에서 보도되었다. 뿐만 아니라 국경 없는 기자회에 대한 기부가 62%넘게 증가하여, 그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많은 광고인들에게 영감을 주고, 사람들에게 의미있는 메세지를 전달한 이 아이디어는 2020 CLIO AWARDS에서 Grand Prize를 받았다.

어떤 이들은 '게임'이라는 매체를 혐오하고, 그저 시간 낭비 수단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고 외면한다. 우리는 이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TV'라는 매체가 즐거움과 정보를 제공하기에 사람들은 TV를 본다. 많은 사람들이 TV를 보기에, 우리는 TV에 광고를 한다. 다른 매체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이 주목을 하기에 '라디오', '인터넷', '옥외', 'SNS'에 광고를 게재한다. 사람들이 주목을 한다면 모든 것이 광고의 매체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전 세대, 그 중에서도 1020세대가 집중하고 있는 '게임'이라는 매체를 과연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아마 진정한 광고인이라면 기성 세대와 같이 게임이라고 단순히 무시하기 보다는, 'The Uncensored Library'와 같이 게임속에 숨겨진 잠재성을 발견하여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노력할 것이다. 트렌드를 파악하려는 광고인들의 노력에 호응하기 위하여, [해외광고특선]의 다음 칼럼에서도 게임을 활용한 캠페인과 광고를 소개하고자 한다. 많은 관심과 기대를 부탁드리며 글을 마친다.

 

김종헌 (홍익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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