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이미지’를 소비하는 시대, 브랜드 목적 광고에 진정성 담아야

[특별기고] ‘이미지’를 소비하는 시대, 브랜드 목적 광고에 진정성 담아야

  • 양정열 칸타코리아 대표
  • 승인 2021.12.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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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세일 기간인 블랙 프라이데이에 'Don't Buy This Jacket(우리 옷을 사지 마세요)'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한 기업이 있다. 바로, 미국 최대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Patagonia)’다. 파타고니아는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를 거론하며 이 같은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오히려 매출이 40%나 급성장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브랜드 목적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동시에, 소비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해당 캠페인은 지금까지도 대표적인 브랜드 광고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제품이 아닌 ‘이미지’를 소비하는 시대에 브랜드를 유지하고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브랜드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브랜드 목적은 브랜드가 사회에 실체적으로 존재하게 하며, 기업 운영의 방향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브랜드 목적에 있어 핵심은 소비자가 가치를 둘 수 있는 것, 기업이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며, 더 나아가 오직 우리 브랜드만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것이어야 한다.

광고는 브랜드 목적을 소비자에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하지만, 단순히 마케팅 소재에 그치는 브랜드 목적 광고는 목표로 한 성과를 달성할 수 없다. 칸타는 최근 6년간 축적된 2만여건의 광고 사례를 대상으로 브랜드 목적성을 가진 광고가 일반 광고와 어떠한 차이를 갖는지 살펴봤다. 브랜드 목적 광고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사회공헌 노력을 강조하는 메시지와 스토리로 구성된 것이었다. 그 결과, 단지 브랜드 목적을 광고에서 메지시로 활용하는 것은 광고의 성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즉, 브랜드 파워에 대한 기여나 구매 촉발, 광고 호감도, 신뢰도 등 광고 효과의 측면에서 서로 큰 차이가 없었다.

소비자는 브랜드가 내세우는 가치와 이를 증명하기 위한 활동들이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지 꿰뚫어 볼 수 있는 안목을 갖췄다. 소비자의 지식 수준이 현저히 높아진 지금 브랜드 목적을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광고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브랜드 목적 광고에는 일회성 광고를 위한 메시지가 아닌 브랜드의 평소 이미지가 잘 녹아든 ‘진정성’이 담겨야 한다. 광고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확하면서도 신뢰감을 주고, 소비자가 평소 브랜드에 갖고 있던 인식과 일치할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칸타는 600여건의 브랜드 목적 광고를 캠페인 메시지가 브랜드 인식과 일치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누어 분석했는데, 브랜드 파워 기여도 면에서 79% 대비 27%, 구매 촉발 면에서 63% 대비 27%, 신뢰도 면에서 81% 대비 32%의 차이를 보이는 등 전자에서 그 효과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의 작은 맥주 양조업체로 시작한 ‘솔트워터 브루어리(Saltwater brewery)’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솔트워터 브루어리는 해양 동물들이 먹을 수 있는 생분해성 맥주 포장재를 만들고 환경친화적 패키지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35억 회 이상 해당 영상이 노출되며 단기 판매량 증진과 브랜드 자산 지표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러한 사례는 기업이 강조하는 브랜드 목적이 실제로 이행되고 있음을 광고 스토리와 연결하여 나타낼 때 브랜드의 신뢰도를 높이면서도, 효과적인 광고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캠페인 메시지의 브랜드 인식과 적합도 비교

하지만 브랜드 목적 자체의 진정성을 담아 광고를 구성하더라도 밋밋하게 사실만 전달한다면 소비자의 마음을 완전히 움직일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성공적인 브랜드 목적 광고를 위해 ‘스토리텔링’을 통한 소비자와의 감성적인 연결이 필요한 이유이다.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감성적 반응을 파악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따라서 뉴로사이언스 같은 혁신 기술을 활용한 접근이 필요하다. 칸타는 자사의 광고 평가에 사용되는 뉴로사이언스 기법인 안면인식(Facial Coding) 기술을 통해 브랜드 목적 광고를 소비자의 감성적 반응이 강한 스토리텔링형 그룹과 사실 전달형 그룹으로 구분해 보았다. 그 결과, 전반적으로 두 그룹 모두 평균 대비 좋은 성과를 나타냈지만, 스토리텔링형 광고가 광고의 기억 가능성, 흥미도, 공유 가능성, 장기 브랜드 자산 기여도 측면에서 그 효과가 월등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나이키는 스토리텔링형 광고를 영리하게 활용하는 기업 중 하나다. 나이키는 2016년 유색인종 차별에 대한 항의로 경기 전 무릎을 꿇는 퍼포먼스를 해 보수세력의 강한 반대를 받았던 미식축구선수 콜린 카퍼닉을 캠페인 모델로 발탁하고, 반인종차별을 지지하는 브랜드 목적을 명확하게 전달했다. 실제 칸타 조사 결과, 해당 광고는 공감 및 몰입도와 흥미도 부분에서 상위 3%를 차지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나이키 'Just do it' 캠페인 30주년 광고

단순히 마케팅 소재로만 활용되는 브랜드 목적 광고는 오늘날 스마트한 소비자의 마음을 열 수 없다. 소비자들은 이제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해 개인의 니즈를 충족하는 것에서 나아가 본인의 소비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구현하는데 기여하기를 원한다. 따라서, ‘브랜드 목적’을 갖는 것은 브랜드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며, 그 목적을 브랜드에 맞게 어떻게 정의하고 실행할 것인가가 향후 브랜드 관리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고귀한 브랜드 목적을 시장에 알리고 표현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목적 광고에 ‘진정성’과 ‘스토리텔링’을 담아야 한다. 실천에 기반한 아이디어를 강력한 스토리를 가진 광고를 통해 소비자와 정서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 때, 비로소 브랜드 성장을 위한 모멘텀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양정열 칸타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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