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슬기로운 광고생활] "말과 글이 살아 움직이는 걸 함께 즐기는 자세가 필요해요" 천화은 제일기획 카피라이터

[우리들의 슬기로운 광고생활] "말과 글이 살아 움직이는 걸 함께 즐기는 자세가 필요해요" 천화은 제일기획 카피라이터

  • 최영호 기자
  • 승인 2022.01.19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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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에겐 시대 변화 속에서 ‘말과 글이 살아 움직이는 걸 함께 즐기는 자세’가 필요해요. 같은 텍스트라고 하더라도 어떤 매체에서 어떤 어조로 읽히고 말해지는가에 따라 전혀 다르게 전달될 수 있다는 걸 기억하고 변화를 즐기면 그 흐름의 일부로 살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카피라이터로서 본 올해 대중문화나 트렌드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키워드 대신 ‘반복에 지치지 않는 자가 승리한다’는 문장을 꼽고 싶어요. 팬데믹이 진정되는 듯하다 다시 확산되고 변이가 등장하면서 피로도가 컸는데, 그럼에도 이 환경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각자의 최선을 살아낸 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콘텐츠가 넘치고, 모두가 크리에이터인 시대, 광고인은 무엇으로 차별화하고 앞서 나갈 수 있을까?

광고인만큼 담당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있는 크리에이터는 없지 않나요? 크리에이터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펼쳐나가고, 그렇게 얻은 인기와 애정으로 광고 의뢰를 받을 때 광고인들은 매일의 일터에서 누구보다 깊숙이 브랜드를 들여다보고 공부합니다. 이 브랜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클라이언트와 나라는 자부심이 우리의 크리에이티브에 전문성과 책임감을 더한다고 생각해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오히려 아이디어가 바로 떠오르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거의 모든 회의 때마다, 글이 글을 불러온다는 말을 믿고 계속 씁니다. 텅 빈 모니터 화면 위로 일단 타이핑을 시작하면 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가 불현듯 아! 하는 순간과 함께 씨앗이 될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때가 있어요. 

그래도 안 될 때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백지를 꺼냅니다. 클라이언트가 꼭 전달하고 싶어 하는 메시지를 종이 맨 위에 적어두고, 그 키워드를 출발점 삼아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몽땅 종이 위에 펼쳐나가듯 적는 편이에요. 이렇게 하면 생각의 갈래들이 시각화되어 보여서 좋아요.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지속적으로 달라지는 시대, 카피라이터로서 필요한 역량이나 태도는?

그 변화 속에서 ‘말과 글이 살아 움직이는 걸 함께 즐기는 자세’요. 같은 텍스트라고 하더라도 어떤 매체에서 어떤 어조로 읽히고 말해지는가에 따라 전혀 다르게 전달될 수 있다는 걸 기억하고 그 변화를 즐기면 시대에 굳이 대응하지 않아도 그 흐름의 일부로 살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광고인의 좋은 점, 특별한 점이 있다면? 

하루하루가 새롭고 짜릿해요. 새로운 클라이언트, 새로운 브랜드, 새로운 기획팀, 새로운 감독님, 새로운 피디님, 새로운 모델들과 함께 협업하며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일이기 때문에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잘 맞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취향과 개성을 존중하는 동료들이 많다는 것도 이 업계의 장점이에요.

 

회사생활과 관련해 올해 가장 기억나는 일은?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서로 의지하며 커리어를 쌓아나가던 동기들과 함께 대리로 승진했어요. 그리고 동기들의 이직도 생겼는데, 그 이별들이 제 마음에 자국을 남겼어요. 신입사원 때 함께 야근하고 눈물 찔찔 짜면서 성장했던 동기들의 이직이라 그런지, 축하하는 마음이 들면서도 많이 아쉬웠습니다. 이제는 서로 다른 업계에서 각자의 크리에이티브를 키워나갈 동기들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

 

광고인으로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업계의 레퍼런스가 될 캠페인을 만들고 싶어요. 음악이나 패션에 유행이 있듯이 광고에도 시대마다 통용되는 기법이나 접근법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새로운 흐름의 시작이 될 성공 캠페인, 그 어떤 레퍼런스로도 설명하거나 예시를 들어 보일 수 없는, 전혀 새롭고 독창적이지만, 정확하게 과제를 해결하는 캠페인이요!

 

※ 본 아티클은 한국광고산업협회 발간 <디애드> 칼럼을 전재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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