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里仁〕 얘야! 네가 돌아가려는 조국(祖國)은 지금 어디쯤일까
〔카페★里仁〕 얘야! 네가 돌아가려는 조국(祖國)은 지금 어디쯤일까
  • 장성미
  • 승인 2019.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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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의 홍콩
19세기의 홍콩

서쪽으로 바다를 건너 하늘을 날아가면 중서문화(中西文化)가 함께하며 20세기를 풍미(風靡)하던 영국이 만들어 낸 도시국가 홍콩(香港)이 자리한다.

처음 여기는 19세기가 저물녘 무작정 들이닥친 모습도 생소하고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을 하던 사람들로 인하여 두려워하며 어리둥절해 하던 중국인이 사는 조용한 작은 어촌마을이었다.

새로운 지배자에게 점점 적응하며 자신들의 전통관념에 또 다른 세계관을 접목시키며 자유민주주의 체제 속에 성장하면서 불야성을 이루는 화려한 아시아의 국제도시로 세계무역의 한 중심지로 번듯하게 거듭났다. 또한 풍요와 낭만이 가득한 자유로운 홍콩은 동서양 사람 누구나 즐겁게 찾는 곳으로 남녀노소 방문객이 끊임없이 넘쳐나는 살아 움직이는 도시가 되었다.

마지막 왕조의 멸망과 더불어 거듭되는 혼란 속에서도 중국의 재건(再建)을 꿈꾸며 당시 수 많은 젊은이들이 해외로 유학을 가고 돌아왔다. 그리고 이들은 중국이 처한 유약한 현실을 걷어내려 정치, 경제, 문화...... 각 분야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는데 혼신(渾身)을 다하였다.

그 시절 뉴욕에 유학 간 한 청년지식인은 프랑스의 ‘알자스로렌’ 지방이 조국(祖國)의 품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타국(他國)에 강탈당한 고국의 현실을 생각하며 울분과 비통함에 시(詩) 〈七子之歌(칠자지가)〉[i]에서 실지회복(失地回復)을 절실히 열망하였다.

 

 

 

我好比鳳閣階前守夜的黃豹(아호비봉각계전수야적황표), 마치 난 궁궐 계단 앞에 밤을 지키는 금빛표범처럼,

母親呀, 我身份雖微, 地位險要(모친아 아신분수미, 지위험요). 엄마야, 나 비록 미미할지라도 요지(要地)에 있어요

如今獰惡的海獅撲在我身上(여금영악적해사박재아신상), 지금 사납고 흉악한 바다사자가 달려들어,

啖著我的骨肉, 咽著我的脂膏(담착아적골육 인착아적지고); 내 살을 뜯어먹고, 내 피를 삼키네요

母親呀, 我哭泣號啕, 呼你不應(모친아 아곡읍호도 호니불응). 엄마야, 내가 소리쳐 울어도, 엄마는 대답이 없네요

母親呀, 快讓我躲入你的懷抱(모친아 쾌양아타입니적회포)! 엄마야, 어서 날 엄마 품에 숨겨줘요!

母親! 我要回來, 母親(모친 아요회래 모친)! 엄마! 나 돌아올래요, 엄마!

[홍콩(香港향항) / 聞一多(문일다)]

그 당시의 ‘중국인’ 이면 어느 곳에 있든지 모두가 다 이러한 심정 이였을 것이다. 하지만 홍콩은 백 년의 시간이 지나고 중국이 힘을 갖고서야 빼앗겼던 땅을 돌려받았다.

중국의 마지막 왕조 청(淸)은 20세기의 시작과 더불어 막을 내렸고 새로운 민주국가가 세워졌으나 이미 외세의 침략과 내부의 분열 그리고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인하여 만신창이(滿身瘡痍)가 되어 헤매이다가 오늘날의 ‘중국’으로 ‘타이완’으로 ‘홍콩’과 ‘마카오’로 자리하며 각각의 정치체제를 갖추고 서로를 인정하게 되었다.

황하(黃河)의 강줄기를 따라 굽이굽이 흘러서 21세기에 이르른 중국인의 대표 ‘중국’!

이제는 국토도 지켜내지 못하던 과거의 ‘종이호랑이’가 아니라 정말 세계를 뒤흔들 ‘호랑이’의 위세를 한껏 갖추었고, 홍콩과 마카오도 되찾아 오며 차지하였다. 게다가 자신감을 가진 중국은 세계를 향하여 기세 등등하게 일대일로(一帶一路)라는 신(新)실크로드 경제전략으로 야심을 펼쳐가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과 다른 교육, 다른 문화, 다른 사상에서 살아온 ‘홍콩’이 꿈에 그리던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왔지만 긴 세월 소유하고 누리던 자유를 잃을까 조바심하면서도 한시적 제도인 일국양제(一國兩制)를 수용하며 번민하는 ‘홍콩의 중국인’으로 살아가는 운명이 되었다.

‘홍콩’이 과거에 그렇게 그리워하던 모국(母國), 그 ‘중국’으로 이제 돌아왔건만 엄마 곁이 너무 낯설고 생경하다. 참 힘겹지만 함께 부대끼며 조화롭게 살아보려 무단히 애를 쓰는데 예전의 자애롭던 엄마의 모습은 보이질 않는다. 아니, 지금은 도리어 자유를 앗아가려 하고 심지어 “啖著我的骨肉,咽著我的脂膏”하는 엄마로 돌변하였다. ‘홍콩’이 그토록 만나고 싶은 가고 싶었던 그리운 조국이 정녕 이렇단 말인가!

홍콩 시위대
홍콩 경찰
홍콩 경찰

만약 원이둬(聞一多문일다)가 중국이 오늘 홍콩에서의 이 행(行)함을 본다면 “母親! 我要回來, 母親!”이라고 간구(懇求)하는 노래를 할 수 있을까?

중국은 무엇이 두려운가! 이미 모든 것을 가졌다!

‘자유’가 공기(空氣)처럼 존재하는 홍콩에 자꾸 새로운 잣대를 가져다 놓고 요구하며 다급하고 속 좁은 치리(治理)를 하려고 하지 말라.

저 옛날 거대한 통일국가를 이루었던 한(漢)의 무제(武帝)가 영토만의 통일이 아닌 온전한 통일을 이루려 한편으로 교화(敎化)를 하면서 한편으로 민심(民心)을 얻기 위하여 삼십여 년의 긴 시간 자연스런 융합에 공(功)을 들이던 그 시절을 돌아보라.

중국은 또 더 먼 미래를 내다보며 옛날 노자(老子)선생이 가르침을 주었듯이 「我無為(아무위),而民自化(이민자화);我好靜(아호정),而民自正(이민자정)」[ii]을 실천하여 어머니가 자식을 안아주고 참아주듯 이제 막 집으로 돌아온 홍콩을 따뜻하게 품고 다스리는 것이 의롭고 현명할 것이다.

[i] 〈七子之歌〉의 일곱 지역은 마카오澳門、홍콩香港、타이완台灣、웨이하이웨이威海衛、광저우 만廣州灣、주륭九龍、뤼다旅大(뤼순旅順-다롄大連)이다.

[ii] 我無爲, 而民自化. 我好靜, 而民自正.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백성이 저절로 교화가 되고, 내가 고요하면 백성이 절로 바르게 된다. 〈道德經〉 57장에서)

 


장성미 문화평론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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