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가사노동, ‘대행 서비스’ 증가 예상

[트렌드모니터]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가사노동, ‘대행 서비스’ 증가 예상

  • 최영호 기자
  • 승인 2020.02.28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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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20년 1월 20일~ 2020년 1월 22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가사노동’ 및 ‘가사 대행 서비스’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사회에서는 ‘가사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다는 지적이 많은 가운데, ‘가사 대행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가사노동’, 전체 84.5% “우리사회는 가사노동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85% “잘 안 해본 사람들이 가사노동을 쉽게 얘기하는 것 같다”, 74% “아무리 해도 잘 티가 나지 않는다”

먼저 대부분 우리사회는 가사노동의 노동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고(84.5%), 가사노동을 노동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83.8%)고 바라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성과 고연령층, 기혼자가 더욱 많이 공감을 하는 부분이었다. 기본적으로 가사노동은 가족을 위해 하는 일이므로 나름 가치가 있는 일이고(77.2%), 숙련화 과정이 필요한 노동의 한 분야(80.9%)라는 주장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지만, 실제로는 가사노동의 중요성이 쉽게 간과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가사 일을 안 해본 사람들이 가사노동을 쉽게 얘기하는 것 같다는 주장(85%)도 많았다. 이렇게 가사노동의 가치가 평가절하되는 이유 중 하나는 업무의 양에 비해 일을 한 흔적이 잘 남지 않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전체 응답자의 74%가 가사노동은 아무리 해도 잘 티가 나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었으며, 특히 가사노동 참여도가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여성(남성 64%, 여성 84%)과 중장년층(20대 55.2%, 30대 71.2%, 40대 85.2%, 50대 84.4%), 기혼자(미혼 63.5%, 무자녀 기혼자 75.8%, 유자녀 기혼자 84.3%)가 가사노동은 일한 것만큼의 흔적이 잘 남지 않는다는 의견에 보다 많이 동의하는 모습이었다.

 

10명 중 8명(78%)이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높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봐

다른 한편으로 가사노동은 누구나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간단한 일이라는 인식(45.1%)도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연령이 낮을수록 가사노동을 간단한 일로 취급하는 경향(20대 58.8%, 30대 46%, 40대 38%, 50대 37.6%)이 강한 것도 주목해볼 부분이다. 일부 자신의 여유시간을 가사노동에 쓰고 싶지 않고(41.6%), 가사노동에 쓰이는 시간은 아깝게 느껴진다(29.4%)는 시각이 존재하는 것도 곱씹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렇듯 쉽게 간과되고 있는 가사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결국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측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전체 10명 중 8명(78%)이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높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을 했으며,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도 전체 86.8%에 이르렀다. 역시 여성과 고연령층이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보다 중요하게 생각할 것으로 보여졌다.

 

가사노동은 남녀가 함께 분담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가사노동은 여성의 몫인 경우가 많아

가사노동은 기본적으로 ‘성별에 관계 없이’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 공통적인 시각이었다. 다만 ‘시간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이 더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48.9%)과 남녀가 ‘공평하게’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33.5%), ‘체력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이 더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8.5%)으로 나눠지는 모습이었다. 대부분 남녀가 함께 가사노동을 분담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에는 동의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이제는 더 이상 가사노동이 여성만의 몫은 아니라는 인식(90.5%)이 커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까운 점은 남녀가 함께 가사노동을 짊어져야 한다는 인식이 일상생활 중에서 잘 발현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전체 응답자의 81.7%가 우리사회는 여전히 가사노동을 여성이 하는 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데 동의하는 것으로, 가사노동의 부담을 여성에게만 지우려는 태도가 은연중에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 실제 평소 집에서의 가사노동 분담 비중을 살펴보면, 여성이 가사노동을 훨씬 많이 짊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평균적으로는 ‘가사노동’의 분담(본인 비중 53.2%, 다른 가족구성원 비중 46.8%)이 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지만, 남성과 여성이 바라보는 본인 비중(남성 42%, 여성 64.5%)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했다. 특히 전업주부의 가사분담 비중(86.4%)이 단연 높은 편이었다. 또한 연령이 높을수록 가사노동 참여 비중(20대 44.6%, 30대 53.8%, 40대 56.5%, 50대 58.1%)이 높은 특징도 살펴볼 수 있었다.

 

‘가사노동’의 심리적 부담감은 가사노동 참여도가 높은 여성과 자녀가 있는 기혼자, 맞벌이 부부가 높아

‘가사노동’이 부담스러운 이유는 “귀가 후 가사노동을 하는 것이 힘들어서”, 귀찮게 느껴지고, 표시가 안 나는 것도 이유

가사노동의 ‘심리적 부담감’은 성별과 결혼여부에 따라 느끼는 정도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적으로는 가사노동이 심리적으로 부담스러운 편이라는 응답(44.2%)보다는 부담스럽지 않은 편이라는 응답(53.9%)이 우세했으나, 가사노동에 참여하는 정도에 따른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가사노동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는 응답이 실제 가사노동의 비중이 높은 여성(남성 30.7%, 여성 57.4%)과 자녀가 있는 기혼자(미혼 38.3%, 무자녀 기혼자 43.2%, 유자녀 기혼자 50.2%), 맞벌이 부부(맞벌이 53.8%, 외벌이 41.5%), 전업주부(64.1%)에게서 많이 나온 것이다. 가사노동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은 귀가 후 가사노동을 하는 것이 힘들다(50%, 중복응답)는 이유를 가장 많이 내세웠다. 이와 함께 가사노동은 왠지 귀찮게 느껴지고(35.6%), 열심히 하더라도 티가 잘 나지 않으며(35.2%), 신경을 써야 할 외부의 일이 많기 때문에(35%) 가사노동을 하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그밖에 가사노동은 체력적으로 힘들고(33.3%), 할 시간이 부족하다(32.9%)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가사 대행 서비스’에 대한 관심 커, 10명 중 7명 “가사 대행 서비스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

전체 71.8% “가사 대행 서비스가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전반적으로 가사노동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것에 비해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심리적 부담감은 적지 않다 보니, 최근에는 ‘가사 대행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먼저 소비자 10명 중 7명(71.4%)이 가사 대행 서비스가 바쁜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바라봤으며, 무엇보다 시간이나 노력을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서비스라는 주장에 대부분(81.2%)이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가사 대행 서비스의 필요성을 더욱 많이 느끼고 있었으며, 가사노동 참여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젊은 층일수록 가사 대행 서비스의 필요성과 매력에 더 공감하는 특징을 보였다. 전체 응답자의 71.8%는 가사 대행 서비스가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런 생각은 성별(남성 69.8%, 여성 73.8%)과 연령(20대 69.6%, 30대 72.4%, 40대 70.4%, 50대 74.8%)에 관계 없이 비슷했다. 다른 한편으로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많았다. 가사 대행 서비스가 확대되면 중년층 일자리 창출(72.2%)과 노년층 일자리 창출(59.6%)이 가능할 것 같다고 기대하는 것이다.

 

대부분 가사 대행 서비스 산업의 성장을 예상하는 모습, 다만 ‘적정한 가격’에 대한 고민 필요할 듯

가사 대행 서비스는 앞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향후 가사 대행 서비스 제공 업체가 점차 증가할 것 같고(82.1%), 이용자가 점차 증가할 것 같다(82.6%)는 시각에 별다른 이견을 찾기 어려웠다. 가사 대행 서비스가 세대와 연령을 가리지 않고 이용하는 서비스가 될 것 같다는 의견(64.8%)도 상당히 많았다. 그러나 적정한 수준의 ‘비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사 대행 서비스에 돈을 지불하는 것이 왠지 아깝게만 느껴지고(동의 46.6%, 비동의 32.1%), 가사 대행 서비스에 비용을 내느니 차라리 직접 하는 것이 더 나은 것 같다(동의 42%, 비동의 32.1%)는 생각이 결코 적지 않은 것이다. 그에 비해 이용요금이 다소 비싸더라도 가사 대행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는 소비자는 4명 중 1명(27%)에 불과했다.

 

실제 가사 대행 서비스 이용경험은 드물어, 그러나 이용자 만족도 크고 비이용자의 이용의향 높아

‘가사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은 이유는 “더 효율적이고, 바쁠 때 급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다만 실제 가사 대행 서비스를 이용해본 경험(4.6%)은 드물었다. 주로 대청소(63%, 중복응답)를 많이 이용해봤으며, 주방 청소(39.1%)와 가정 내 일상적인 청소(37%), 화장실 청소(37%)에 손을 빌려본 경험이 뒤를 이었다. 이용 만족도가 높은 서비스도 대청소(50%, 중복응답), 일상적인 청소(23.9%), 주방 청소(23.9%), 화장실 청소(19.6%) 순으로 비슷했다. 아직은 이용경험이 적지만, 이용의향만큼은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가사 대행 서비스 이용자의 82.6%가 다시 이용해보고 싶다고 밝힐 만큼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았으며, 비이용자의 경우 64.5%가 향후 가사 대행 서비스를 이용해보고 싶다고 응답한 것이다. 특히 여성과 20대~30대 젊은 층, 맞벌이 부부의 이용의향이 높은 편이었으며, 주로 대청소와 화장실 청소에 관심을 많이 보였다. 가사 대행 서비스를 이용해보고 싶은 이유는 전문적인 서비스에 맡기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46.5%, 중복응답), 바쁠 때 급하게 이용할 수 있다(41.3%)는 점 때문이었다. 이와 함께 가사노동에 쓸 시간을 다른 일에 투자할 수 있고(39.5%), 환절기 등 특정 시기에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34%)는 기대감도 컸다. 반면 앞으로도 이용할 의향이 없다고 밝힌 소비자들은 잘 모르는 타인을 집안에 들어오게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53.4%, 중복응답)과 서비스 비용에 대한 부담감(43.3%)을 주로 많이 드러냈다.

 

전체 76% “여유시간이 있을 때 가사노동이 아니라 취미와 운동 등 다른 일을 하고 싶다”

가사 대행 서비스의 이용으로 여유 시간이 생길 경우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취미생활’과 ‘휴식’

가사 대행 서비스의 이용이 대중화될 경우 가사노동에 투입할 시간을 다른 활동에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여유시간이 있을 때 가사노동이 아니라 취미와 운동 등 다른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76%)을 가지고 있는 만큼 가사 대행 서비스가 그러한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10명 중 6명(57%)은 적은 비용 지출로 가사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면, 그 시간에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만약 가사 대행 서비스의 이용으로 여유시간이 생긴다면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를 묻는 질문에는 취미생활을 즐기거나(55.5%, 중복응답), 휴식을 취할 것 같다(51.5%)고 말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으며, 운동 및 건강관리(45.5%)와 자기계발(38.3%), 여행(33.3%)을 위해 시간을 투자할 것 같다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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