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코로나 시대, 새삼 가치를 인정 받는 ‘가사 노동’... 고정관념을 바꿀 수 있는 기회

[트렌드모니터] 코로나 시대, 새삼 가치를 인정 받는 ‘가사 노동’... 고정관념을 바꿀 수 있는 기회

  • 채성숙 기자
  • 승인 2021.02.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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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 2021년 1월 13일~1월 18일
조사 대상 :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

[ 매드타임스 채성숙 기자 ]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가사 노동’ 및 ‘가사 대행 서비스’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예전에 비해서는 ‘가사 노동’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가사 노동을 여성의 몫으로만 바라보지 않는 시선이 강해졌으나, 여전히 여성이 느끼는 가사 노동의 부담감은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대부분 이제는 더 이상 가사 노동이 여성의 몫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여성의 가사 노동 비중이 여전히 높은 모습

전체 79.4%는 “우리사회는 여전히 가사 노동을 여성이 하는 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바라봐

남성보다는 여성의 ‘가사 노동’ 분담 비중이 높은 한국사회의 현실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평소 가정 내 가사 노동의 분담 비중을 살펴본 결과, 남성은 자신의 가사 노동 비중(42.7%)보다는 부모와 배우자 등 타인의 가사 노동 비중(57.3%)을 높게 평가한 반면 여성은 스스로의 가사 노동 비중이 더 높다(본인 비중 62.7%, 타인 비중 37.3%)고 바라보는 것이다. 또한 연령이 높을수록(20대 41.7%, 30대 53.3%, 40대 55.3%, 50대 60.5%), 그리고 가족 구성원 숫자가 적을수록(1인 가구 96%, 2인 가족 58%, 3인 가족 46%, 4인 가족 이상 41.6%) 본인의 가사 노동 비중을 높게 평가하는 특징도 살펴볼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는 가정 내 가사 노동의 분담 비중은 ‘성별에 관계 없이’ 공평하게(31.5%%) 또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52.2%) 부담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고, 대부분의 사람들(93.5%)이 이제는 더 이상 가사 노동은 여성의 몫이 아니라는데 공감을 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사회 전체적으로는 여성이 짊어진 가사 노동의 짐이 훨씬 많은 것이 현실이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79.4%는 우리사회는 여전히 가사 노동을 여성이 하는 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다만 ‘가사 노동’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20년 44.2%→21년 35.4%)은 다소 감소, 물론 여성의 부담감은 여전히 높아

아무래도 코로나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족 구성원 모두의 가사 노동 참여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여져

가사 노동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예전보다 약해진 것은 고무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었다. 가사 노동 참여자 중에서 가사 노동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하는 응답자가 지난해보다 줄어든(20년 44.2%→21년 35.4%) 것이다. 가사 노동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35.4%)보다 부담되지 않는 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63%)이 많은 것도 눈에 띄는 결과이다. 전체 10명 중 7명(68.1%)이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요즘 가사 노동이 부쩍 많아진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가사 노동의 참여도가 높아진 상황이라는 점에서, 가사 노동의 심리적 부담감이 줄어든 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변화라고 평가할 수 있다. 아무래도 가족 구성원 모두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사 노동이 분담되고, 가사 노동에도 익숙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여성이 느끼는 가사 노동의 심리적 부담감(부담되는 편 50.9%, 부담되지 않는 편 48.3%)은 남성(부담되는 편 19.7%, 부담되지 않는 편 77.8%)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가사 노동 참여도가 더 높은 여성의 경우에는 여전히 말 못할 고충과 부담이 클 것이라는 짐작도 해볼 수 있었다. 40대(44.8%)와 유자녀 기혼자(44%), 맞벌이 부부(44.2%)가 느끼는 가사 노동의 부담감도 비교적 큰 편이었다.

‘가사 노동’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이유는 “귀가 후 가사 노동을 하는 것이 힘들고, 열심히 해도 티가 잘 나지 않아서”

심리적 부담을 많이 느끼는 가사 활동으로는 ‘식사 준비 및 요리’와 함께 ‘화장실 청소’와 ‘대청소’를 주로 많이 꼽아

가사 노동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귀가 후 가사 노동을 하는 것이 힘들다(49.7%, 중복응답)는 이유를 가장 많이 꼽았다. 성별과 연령에 관계 없이 가사 노동을 부담스럽다고 느끼게 만드는 근본적인 요인이었다. 또한 열심히 해도 티가 잘 나지 않는 것 같다(39.4%)는 것도 가사 노 동에 부담을 느끼는 중요한 이유였는데, 역시 가사 노동 참여도가 높은 여성(남성 22.7%, 여성 45.8%) 및 중장년층(20대 28.1%, 30대 34.1%, 40대 47.7%, 50대 41.2%)이 이러한 지적을 많이 하는 모습이었다. 그 밖에 가사 노동은 왠지 귀찮게 느껴지고(36%), 체력적으로 힘들어서(34%) 부담스럽다는 목소리도 상당히 많은 편이었다.

다양한 종류의 가사 노동 중에서도 심리적 부담이 가장 큰 활동은 식사 준비 및 요리(30.3%, 중복응답)였다. 그 다음으로 화장실 청소(24.5%)와 대청소(20.1%), 식사 후 정리(18%), 쓰레기 처리(16.1%)도 심리적 부담감을 많이 느끼는 가사 노동이었다.

“가사 노동은 내 가족을 위해 하는 일이므로 나름 가치가 있는 일”이라는 인식(20년 77.2%→21년 82.8%) 더 강해져

반면 가사 노동에 쓰이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진다고 말하는 사람들(20년 29.4%→21년 24.8%)은 줄어들어

전반적으로 ‘가사 노동’의 가치를 중요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82.8%가 가사 노동은 나의 가족을 위해 하는 일이므로 나름의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지난 해(77.2%)보다 더 증가했다는 사실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가사 노동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하게 된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30대 이상에서 가족을 위해 일하는 가사 노동은 가치 있는 일이라는 인식(20대 76%, 30대 82.4%, 40대 86%, 50대 86.8%)이 보다 강했으며, 가사 노동 참여도가 높은 여성(75.2%)보다는 남성(90.4%)이 미안한 마음 때문인지 가사 노동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것도 눈에 띄었다.

자신의 가족은 내가 하는 가사 노동의 가치를 인정해준다(20년 51.5%→21년 56.4%)고 말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진 것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또한 대부분(84.2%) 가사 노동은 숙련화가 필요한 노동의 한 분야라는데 동의하였으며, 가사 노동은 기계로 대체될 수 없다고 바라보는 사람들도 절반 이상(53.5%)에 달했다. 그만큼 노동의 한 형태로서 가사 노동이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반면 가사 노동에 쓰이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진다거나(20년 29.4%→21년 24.8%), 여유 시간을 가사 노동에 쓰고 싶지 않다(20년 41.6%→21년 37.7%)고 말하는 사람들은 줄어든 모습이었다.

전체 83.5% “우리사회는 가사 노동을 ‘노동’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특히 여성과 30대 이상의 지적이 많아

가사 노동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20년 86.8%→21년 89.2%)도 더욱 강해져

이러한 개개인의 인식과는 달리 여전히 한국사회는 ‘가사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는 지적이 많았다. 전체 83.5%가 우리사회는 가사 노동을 ‘노동’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바라보는 것으로, 이러한 비판은 여성(남성 73.8%, 여성 93.2%)과 30대 이상 연령층(20대 73.2%, 30대 87.6%, 40대 83.6%, 50대 89.6%)에서 더욱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가사 노동을 노동으로 대하지 않는 것 같다는 의견이 작년 조사와 비슷한 수준(20년 83.8%→21년 83.5%)이라는 점에서, 가사 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하루 아침에 일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대다수(74.1%)가 공감하는 것처럼 가사 노동은 아무리 해도 잘 티가 나지 않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가사 노동의 ‘경제적 가치’가 제대로 평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셀 수밖에 없었다. 전체 10명 중 8명(80.9%)이 가사 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높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연령이 높을수록(20대 74%, 30대 75.6%, 40대 84.8%, 50대 89.2%) 많은 동의를 받고 있었다. 또한 가사 노동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20년 86.8%→21년 89.2%)도 더욱 강해지고 있는 추세였다.

 

전체 78.9% “시간이나 노력을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사 대행 서비스가 충분히 매력적이다”

다만 코로나 사태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오히려 가사 대행 서비스의 필요성을 잘 못 느낄 것 같다는 주장(52.4%)도 적지 않아

최근에는 바쁜 현대인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종류의 가사 노동 활동을 제공하는 ‘가사 대행 서비스’가 조금씩 확대되고 있는데, 대체로 가사 대행 서비스는 매력적이고, 필요한 서비스라는 평가가 많았다. 전체 10명 중 8명(78.9%)이 시간이나 노력을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사 대행 서비스가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바라봤으며, 바쁜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라는 의견을 가진 소비자도 70.5%에 달한 것이다. 가사 노동의 부담감이 큰 여성이 남성보다 가사 대행 서비스의 장점에 많이 동의하는 모습이 뚜렷했다. 비록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집안 일은 스스로 하는 것이 제일 좋다는 주장에 대부분(73.1%)이 공감하고는 있지만, 언제나 바쁜 현대인의 일상을 고려해봤을 때 가사 대행 서비스는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껴질 만하다고 보여진다.

다만 2명 중 1명(52.4%)이 공감하는 것처럼 코로나 등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오히려 가사 대행 서비스의 필요성을 잘 못 느낄 것 같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코로나 이후 사람들이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사 노동의 심리적 부담감이 줄어들고 개개인이 가사 노동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바라보게 된 변화를 앞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가사 대행 서비스에 돈을 지불하는 것이 왠지 아깝게만 느껴지고(20년 46.6%→21년 53.6%), 가사 대행 서비스에 비용을 내느니 차라리 직접 하는 것이 더 나은 것 같다(20년 42%→21년 49.8%)는 의견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가사 대행 서비스의 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10명 중 7명(71.1%)은 “가사 대행 서비스가 가사 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바라봐

집안 일은 여성 몫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위해서라도 가사 대행 서비스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주장(56.2%)이 여성과 중장년층에서 많아

대체로 가사 대행 서비스의 미래를 밝게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10명 중 8명 이상이 향후 가사 대행 서비스 이용자가 증가하고(82.4%), 서비스 제공 업체도 증가할 것(83.2%)이라고 바라보는 것이다. 언젠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시간과 노력을 줄이는 것이 가능한 가사 대행 서비스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으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긍정적인 시선도 강해졌다.

가사 대행 서비스가 가사 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제고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상당히 커 보였다. 전체 응답자의 71.1%가 가사 대행 서비스가 가사 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데 공감하는 것으로, 특히 중장년층이 이러한 관점(20대 70.8%, 30대 66.8%, 40대 72.4%, 50대 74.4%)에서 가사 대행 서비스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했다. 또한 ‘집안 일은 여성의 몫’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위해서라도 가사 대행 서비스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56.2%)이 여성(남성 48.8%, 여성 63.6%)과 중장년층(20대 50.8%, 30대 52.8%, 40대 57.2%, 50대 64%)을 중심으로 많이 개진되고 있었다. 이와 더불어 가사 대행 서비스가 중장년층의 일자리 창출(76.2%)과 노년층의 일자리 창출(58.4%)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의견도 상당했다.

아직까지 가사 대행 서비스의 인지도 및 이용경험은 적은 수준으로 보여져, 다만 향후 의용의향은 높은 편

이용 의향자 “전문적인 서비스에 맡기는 것이 더 효율적”, 비의향자 “잘 모르는 타인을 집에 오게 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아직까지는 가사 대행 서비스가 널리 알려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여졌다. 실제 이용 경험(2.9%)은 매우 적었으며, 관련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인지자도 10명 중 3명에 그쳤을 뿐이다. 그래도 향후 가사 대행 서비스 이용 의향은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기존 이용자는 10명 중 9명(89.7%)이, 비이용자는 절반 이상(54.8%)이 가사 대행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것이다. 다만 비이용자의 이용의향은 작년보다는 줄어든(20년 64.5%→21년 54.8%) 모습으로,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타인과의 접촉을 꺼리게 된 최근의 분위기와 관련 있어 보인다. 주로 여성과 맞벌이 부부와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 경험이 있는 응답자들의 이용 의향이 높은 특징도 살펴볼 수 있었다.

향후 가장 이용해보고 싶은 가사 대행 서비스로는 이용 경험자와 비경험자 모두 ‘대청소’와 ‘화장실 청소’를 많이 꼽았다. 가사 대행 서비스를 이용해 볼 생각이 있는 소비자들은 전문적인 서비스에 맡기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44%, 중복응답)을 가장 많이 내세웠으며, 바쁠 때 급하게 이용할 수 있고(40.8%), 가사 노동에 쓸 시간에 다른 일을 할 수 있다(40.6%)는 이유도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었다.

반면 가사 대행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없는 소비자들은 타인에 대한 경계심을 많이 내비쳤다. 잘 모르는 타인을 집 안에 들어오게 하는 것이 부담스럽고(51.9%, 중복응답), 코로나 시국인 만큼 다른 사람을 집에 들이는 것도 부담스럽기(40.9%) 때문이었다. 또한 가사 노동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아깝고(40.6%), 서비스 비용을 비싸게 느끼는(39.3%) 것도 가사 대행 서비스를 꺼리게 되는 중요한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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