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from Tokyo] Beyond Tokyo

[Trend from Tokyo] Beyond Tokyo

  • 양경렬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4.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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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경렬 칼럼니스트 ] 지난 3월 말부터 TV Tokyo (テレビ東京)라는 방송국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프로그램명은 ‘도시를 떠나서 살아 보자(都会を出て暮らそうよ) / Beyond Tokyo’ 이다. 매주 지방 도시 한 곳을 선정해서 그 지역의 매력을 소개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도 지방 도시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이 번 프로그램은 조금 색다르다.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 할거리 등을 단편적으로 소개하는 지금까지의 관광지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그 지역으로 가서 ‘살고 싶게 되는 이유’를 소개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지방에서 살고 싶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도시와는 다른 매력적인 직업일 수도 있고, 한적한 환경에서 여유롭게 일을 하면서 생활하는 점에 매력을 느낄 수도 있고, 지방이어서 걱정을 했던 의료 설비가 의외로 잘 완비되어 있거나, 자녀 교육 환경, 창업하기 좋은 환경이어서 등등 지방 도시 각자가 나름대로 제공하고 있는 그 곳에서 살고 싶은 이유는 다양하다.

시대를 반영한 TV 프로그램 / Beyond Tokyo

Beyond Tokyo는 코로나 등장 이후의 시대를 반영한 프로그램이다. 텔레워크나 워케이션이 확대되어가는 상황에서 북적거리는 대도시를 떠나 조금은 한적한 지방으로 가서 생활하고자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붐비는 대도시를 떠나서 자신만의 삶을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대도시 중심의 생활에서 지방의 시대로 중심축이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 동경과 같은 대도시를 넘어서 새로운 세계가 열기는 ‘Beyond Tokyo’의 시대이다. 그리고 일본 전국에는 이러한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는 매력적인 지방이 얼마든지 존재한다. 막연하게 지방으로 이주해서 살아보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부터 구체적으로 이주할 계획을 가지고 있거나 또는 단기적인 워케이션 장소로서의 후보지를 찾고 있는 사람들까지 많은 사람들이 즐겨 볼 있는 정보 프로그램이다.

TV Tokyo의 새로운 프로그램 : Beyond Tokyo
TV Tokyo의 새로운 프로그램 : Beyond Tokyo

글로벌 탈 대도시 현상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5월 동경은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인구의 유출이 유입보다 많았다. 이러한 흐름은 일과성이 아닐 거라는 분석이다. 재택 근무나 텔레워크 등이 어느 정도 정착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거 환경 등이 비교적 여유로운 지방에서 거주하면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코로나야 말로 지금까지의 도시 집중형에서 지방 분산형으로 전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도시 집중을 견제하면서 대도시와 지방의 균형 잡힌 발전을 모색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동경과 같은 대도시는 가끔 필요할 때 오면 된다. 지방의 매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발신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일본만의 얘기는 아닌 듯하다. 이러한 탈도시화 트렌드는 코로나 이전부터 세계 곳곳에서 등장하였고 코로나를 계기로 가속화되었다. 실제로 호주의 시드니는 최근에 도시에서 지방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중에는 코로나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도시 생활을 중단하고 지방 이주를 고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2020년 시드니 위원회가 시장 조사기관 입소스(Ipsos)에 의뢰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분의 1이 향후 몇 년 내에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에서 떠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18~34세 연령층의 26%가 50세 이상은 13%가 시드니를 떠날 생각이 있다고 답을 해서 젊은 층의 지방 이주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코로라로 인해서 도시에서 지방으로의 관심이 전환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러한 현상은 지금까지 미국에 역사상 없었던 일이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지방에서 도심으로 계속 진출해 왔다. 인구 밀도가 낮은 지방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쉽게 할 수 있어서 도심에 비해 바이러스 감염의 확률이 확실히 낮다. 이것은 도심 생활에서의 이점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미국인이 지방으로의 이전을 고려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방으로 이주하는 이유는 감염 방지만이 전부는 아니다. 맑고 깨끗한 공기를 가진 자연 환경도 매력 포인트이다. 현지에서 재배된 유기농 농작물을 도심에 비해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또한 직접 재배할 수도 있다.

브랜드로서의 지방 도시

대도시로부터 지방 소도시로의 인구이동이 일어나면서 경제 비즈니스를 매크로 관점이 아닌 개별적으로 세분화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대도시 중심의 규모에 기준을 둔 경제라고 하는 관점보다는 지역이나 지방의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앞에서 언급했던 TV Tokyo의 신규 프로그램처럼 지방 소도시를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이 더욱 시청자의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가 활성화되면 자급자족형, 지방 소비형의 커뮤니티가 정착된다.

지방으로의 이주가 활성화되면 지금까지의 농업, 어업, 수공업과 같은 1차 산업의 중심이었던 지방 도시를 IT나 게임 개발 등 3차 첨단 산업과 같은 새로운 산업의 후보 도시로 성장시킬 수 있다. 지방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 관광, 숙박, 음식, 특산물과 같이 지방 도시가 가지고 있는 기존 산업은 계속 유지하되, 그와 동시에 크리에이티브한 분야의 인재와 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관광이 주요 산업인 경우는 새로운 대체 산업을 육성함으로써 외부로부터의 관광객이 줄더라도 지역의 매력을 높이는 일에 전념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균형 잡힌 산업 구조를 구축하는 차원에서 지방에서의 IT인재를 육성하는 것을 새롭게 시도하고 있다. IT 분야야 말로 텔레워크 등을 통해서 얼마든지 가능한 분야이다.

새로운 지역 활성화 사업 구조를 육성함과 동시에 지역의 브랜드를 정립하는 작업이 매우 중요하게 부각된다. 그리고 앞으로의 지방 도시 발전 전략에는 기업경영의 관점이 필요하다. 경쟁자와 비교해서 우위점을 찾고 외부와의 상관관계에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기업 경영에 있어서 당연한 것이다. 각 지방 도시는 각자가 새롭게 만들어 갈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가 지역 도시의 발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가 수습되더라도 이러한 트렌드는 지속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기업 경영의 관점과 마케팅적인 시야를 가지고 지방의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포지션 전략을 수립하여야 한다.

외부로부터의 인재 수혈

이러한 지방 도시의 활성화 트렌드에 부응해서 최근 일본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경력직 특별 채용이 눈에 뜨게 증가했다. 동경과 같은 대도시의 큰 기업체에서 경험을 쌓아온 경력자를 스카우트하는 것이다. 가장 인기 있는 분야는 지방 행정 업무의 디지털 혁신을 추진할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DX) 추진 책임자이고 그 다음으로 홍보 마케팅 책임자이다. 지방에서의 경험자만으로는 커져가는 수요를 충분히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외부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인재의 채용을 통한 새로운 피를 수혈할 필요가 있다. 많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채용활동을 하고 있으며, 부업이나 겸업도 적극 환영한다. 일본의 지방 도시가 변환기에 처해있다. 지방 도시의 매력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새로운 브랜딩이 요구되어지는 시기이다. 지방 활성화가 더욱 촉진되어 도시와 지방 간의 균형 있는 발전을 기대한다. ‘지역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라는 진리는 현실화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도시 집중화 현상을 경험하고 있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하나의 공통된 중요한 과제로 대두하고 있다. Beyond Tokyo을 넘어서 Beyond Seoul, Beyond New York 같은 프로그램이 각 나라에서 등장하기를 기대한다. 일본에서의 지방 중시의 트렌드는 우리 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양경렬 박사 ADK Korea 대표를 지냈고, 현재는 ADK 본사에서 글로벌 인사 업무를 담당. NUCB (Nagoya University of Commerce and Business)의 객원 교수로 활동하며 Global BBA, Global MBA에서 마케팅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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