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크리에이티브] ‘maaate’라고 말하면, 해결될까?

[해외 크리에이티브] ‘maaate’라고 말하면, 해결될까?

  • 이지원 인턴 기자
  • 승인 2023.07.31 2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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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시의 여성 혐오를 막기 위한 캠페인, 그리고 엇갈린 반응
say maaate (출처 트위터 캡처)
say maaate (출처 트위터 캡처)

[매드타임스 이지원 인턴 기자] 작년, 런던 시장 사디크 칸(Sadiq Khan)은 남성의 무차별적 여성 폭력에 반대하는 <Have a word>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캠페인은 여성을 향한 남성의 범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여성을 괴롭히는 남성에게 동성인 남성이 단호하게 하지 말라고 저지할 것을 권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그리고 2023년, 런던 시는 남성들의 여성 혐오적 발언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을 제안했다. 캠페인 <Say maaate to a mate>는 주변 친구가 여성 혐오적 표현을 쓸 때, 'maaate'라고 '말하는 행동'을 권한다. 런던시는 이를 통해 일반적인 여성 혐오 표현 사용을 멈추도록 유도하고자 했다. 캠페인은 OOH와 영상 두 가지로 만들어졌다. OOH는 피카딜리 라이트 광고판 등에 걸렸으며 'maaate'라는 단어 홍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영상은 남자들의 대화 장면을 담았다. 영상은 자신을 바람맞힌 여자의 뺨을 때리고 싶다는 남성의 혐오적 발언에 대해 친구가 'maaate'라고 말하며 저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캠페인도 지난 캠페인인 <Have a word>와 마찬가지로 오길비(Ogilvy)에서 담당했다. 그러나 지난 캠페인이 광고제에서 수상받았을 정도로 긍정적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 캠페인은 비판의 목소리가 적잖게 들리고 있다. 캠페인은 접근 방식이 경솔하고, 이슈의 심각성을 경시했다는 점에서 다수의 비판을 받고 있다.

출처 the drum
출처 the drum

런던 시장의 이사진 중 한 사람이자 <Misogynies>의 저자인 조안 스미스(Joan Smith)는 캠페인에 대해 "터무니없다. 전반적으로 부적절하고 세금을 낭비했다"라고 평했다. 가디언지(The Gardian)에는 ”오틀리(Oatly)나 순수한 스무디 광고식의 농담“ 같다는 견해가 실렸다. 이 외에도 가해자가 아닌 친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 모든 형태의 여성 혐오 행동을 수비할 수 없다는 점 등이 지적되었다. 가령 직원이 회사 대표의 성차별적 발언을 들었을 때, 대표에게 ”maaate“라고 말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멜라니 맥도나(Melanie McDonagh)는 캠페인의 주제 선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녀는 “일반적인 교류의 상황도 준범죄처럼 보이도록 만들 위험이 있다. 성차별적 표현의 단속에 대한 악영향은 모든 교류를 없앨 수 있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런던 시 여성의 문제는 단순 여성 혐오적 표현으로만 말하긴 무겁다. 런던 여성은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2020년 52%의 여성은 이전 혹은 현재 연인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나아가 여성이 폭행을 보고하고 재판이 끝나기까지는 평균 653일이 걸린다. 즉 여성이 런던의 거리를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반발이 커지자, 캠페인을 진행한 오길비의 데이비드 패너(David Fanner)는 캠페인의 목표와 기획 의도에 대해 밝혔다. 데이비드 패너는 캠페인이 "'유해함'과 '유머' 사이의 경계에 대한 이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런던시의 조사에 따르면, 남성들은 주변의 친구가 여성 혐오적 표현을 사용할 때, 이를 막고 싶어 하지만, 군중심리, 불편함, 갈등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행동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한다. 데이비드 패너는 “(이런 상황은)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낮은 수준의 여성 혐오이며, 이 순간이야말로 남자들이 도움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친구의 여성 혐오적 발언이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의 흔한 반응은 발언이 계속되지 않도록 웃고 넘기는 것이다. 우리는 단순히 그 불편한 웃음에 대해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가해자를 타깃으로 한 메시지는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이는 저항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혐오 발언을 한 사람의 친구 3명이 그에게 심하다고 말한다면, 이는 효과가 있을 수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는 간접적인 메시지가 직접적인 것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너무 무겁게 혹은 깊이 있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너무 무겁게 만들어 버리는 순간 분위기를 망칠 수 있고, 행동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패너는 "만약 2023년 어떤 사람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다면, 모든 사람이 그를 향해 비난할 것이다. 그러나 여성 혐오는 그 정도의 수준까지 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광고회사의 말처럼 여성 혐오적 표현에 제재를 가하는 것은 분명 필요한 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발언의 차단만으로 런던의 여성이 런던 거리를 다니기에 안전하다고 느끼기는 어렵다. 따라서 캠페인에 대한 엇갈린 입장차이는 계속 존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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