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섭 칼럼] ‘90년대 초 매체 전문회사의 분리, 이제 다시 합칠 때

[신인섭 칼럼] ‘90년대 초 매체 전문회사의 분리, 이제 다시 합칠 때

  • 신인섭 대기자
  • 승인 2024.04.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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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신인섭 대기자] 3년 전 미국의 광고 전문 주간지 <애드위크(ADWEEK)> 에는 이런 멋진 그림과 글이 실렸다.

"Decades After Splitting, Creative and Media Agencies Want to Get Back Together."

여러 가지 이유로 매체 업무와 크리에이티브가 분리된 것은 1990년대 초였다. 그 이유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만큼 논의되었다. 간단히 말해서 매체 업무를 분리해서 독립 경영으로 하는 편이 광고회사 경영(그리고 광고주)에 플러스가 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세계 최대의 광고회사인 WPP의 매체 전문회사 그룹M일 것이다. 물론 WPP 외에도 다국적 광고회사는 모두 독립 매체 전문회사를 창립했고 짭짤한 벌이를 하고 있다. 그리고 당시 광고 시장 상황에서 그 결정은 타당한 것이었다.

다만 매체 환경은 그 뒤 인터넷 디지털 시대로 급변했다.

그리고 지금은 “적시 적소에 적절한 메시지를 적합한 타깃에 전달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 현실로 되었다.

적합한 메시지 혹은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크리에이티브의 영역이고, 적시 적소 적합한 타깃 발견과 메시지 전달은 매체의 영역이다. 달리 말하자면 전에도 이야기하던 광고란 예술과 과학의 합친(Marriage of Art and Science) 산업이라는 알이 이론에서 현실로 증명되는 시대로 바뀌었다.

광고 역사의 일대 변혁이라고 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와 매체의 분리에서 재결합이라는 변화를 일으킨 계기는 무엇인가? 바로 지금 광고와 홍보 및 마케팅을 포함하는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가장 뜨거운 논제가 되어 있는 AI이다. AI가 크리에이티브에 미칠 영향은 논의가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적시 적소 적합한 타깃을 찾아 메시지를 전달하는 AI의 힘에는 변함이 없다. 아무리 독창성이 뛰어난 광고라 할지라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그러니 크리에이티브와 매체가 한 지붕 아래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현실이다.

WPP는 올해 초에 앞으로 1년 이내에 2억 5천만 파운드를 테크와 AI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세계 3위인 프랑스 퍼블리시스 그룹은 CoreAI의 출범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3년 동안에 3억 유로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두 달 사이에 발표된 두 업계 지의 헤드라인이 크리에이티브와 매체의 재결합의 현황을 보여 준다.

 


신인섭 (전)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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