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에도 주목해야 할 2021년의 4가지 이슈

2022년에도 주목해야 할 2021년의 4가지 이슈

  • 박진섭
  • 승인 2021.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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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에는 광고 시장의 향방을 바꿀 이슈가 많았다. 전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와 트렌드가 등장하는가 하면, 광고 시장의 지각변동을 야기한 정책이 시행되기도 했다. 이들은 2021년 한 해로 끝나는 이슈가 아닌, 광고 시장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이슈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2022년에도 주목하고 추적해야 할 이슈 4가지를 정리했다.

 

AUDIO SNS 

2021년 초 ‘클럽하우스’는 음성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트렌드를 만들어냈다. 출시 2개월 만에 글로벌 다운로드 수 10배 증가, 열흘 만에 앱스토어 랭킹 921위에서 1위로 상승, 하루 만에 이용자 200만 명 증가 등 지난 2월 클럽하우스는 놀라운 신기록을 달성했다.

그런데 960만 건에 달하던 신규 다운로드 수는 불과 2개월 사이에 10% 수준으로 급감했으며, 이용자 지표 역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5월에는 안드로이드 버전을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클럽하우스에 대한 관심은 전과 같지 않았다.

클럽하우스의 부흥을 이끌었던 것은 ‘셀럽’이었다. 유명 인사들과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설정은 폭발적인 유입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셀럽들의 접속이 뜸해지자 이용자들의 접속도 곧바로 잦아들기 시작했다. 화제에 편승한 유명인들의 일회성 활동, 고급 정보를 가진 인플루언서들의 이탈로 경험의 특별함이 소실된 것이다.

이용자들이 클럽하우스의 장점으로 꼽았던 폐쇄성, 휘발성 등의 고유한 특성 역시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초대장이 있어야 가입이 가능한 폐쇄성은 호기심을 극대화하는 요인이자, 특별한 집단에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를 자극하는 요인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제한된 가입 방식은 신규 유입의 허들로 변했고, 확장되지 않는 참여자와 대화 주제는 흥미의 반감으로 이어졌다.

대화 내용이 기록으로 남지 않는 시스템은 중요한 정보를 놓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자극하며 높은 접속률과 긴 체류 시간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는 이내 피로 요인으로 바뀌었다. 사용자들은 대화방에 실시간으로 지속 참여해야만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을 비효율적인 정보 획득 과정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럽하우스의 초반 흥행은 매우 강렬했으며, 이는 거대 미디어 기업들의 오디오 SNS서비스 경쟁에 불을 지피기에 충분했다. 클럽하우스 이후 페이스북·트위터·링크드인 등 글로벌 SNS뿐만 아니라,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미디어 사업자들도 오디오 소셜 서비스 계획을 앞다퉈 발표하고 출시했다.

후발주자들의 오디오 소셜 서비스는 두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서비스의 초점을 특별함이 아닌 대중성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특별한 소수가 아닌, 모두에게 열린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더 많은 이들이 즐기는 서비스로 확장해간다는 계획이다.

두 번째 공통점은 오디오 소셜 서비스를 단독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소셜 서비스와 연계한다는 것이다. 텍스트 커뮤니케이션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장치로 오디오 소셜을 활용함으로써, 문자 대화에 음성 대화를 더하거나 음성 대화에 문자 대화를 더하는 형태의 보완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텍스트·이미지 중심의 SNS에 오디오가 더해지면서 SNS가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LOG IN METAVERSE

2021년 상반기, 비대면 트렌드에 힘입어 메타버스가 큰 화두로 떠올랐다. 메타버스가 부상한지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그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증가세다. 기업과 기관을 중심으로 메타버스 활용 사례가 속속 등장하면서, 가상의 공간에서 현실과 유사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거나 비대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메타버스 커뮤니케이션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막연한 미래의 것이라 생각했던 메타버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우리는 이미 메타버스에 로그인 중이다.

메타버스의 미래를 전망한 기업들은 메타버스 사업 개발과 투자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메타버스가 핵심 산업이 될 것이라 확신한 페이스북은 사명을 ‘Meta’로 변경하며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으며, 애플과 MS 역시 메타버스와 관련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메타버스는 현실의 세계와 가상의 세계가 상호작용하며 함께 진화하는 생태계를 의미한다. 현실과 가상이 평행을 이루기 위해서는 현실 세계에서의 활동 없이, 가상 세계의 활동만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이 필요하다. 메타버스의 구축은 디지털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메타버스의 확장은 가상 세계의 경제 시스템 위에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최근 NFT 거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가상 세계에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NFT가 메타버스의 경제 시스템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NFT를 이용해 디지털 아이템의 가치를 정형화하면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 양쪽에서 통용되는 경제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메타버스 열풍에 힘입어 디자이너 브랜드의 NFT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며, 해당 시장의 규모가 2030년에는 28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정부에서도 메타버스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2022년에는 메타버스의 현실화가 더욱 가속될 전망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다양한 산업이 메타버스 생태계 안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할 것이며, 이로써 메타버스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이 될 것이다. 메타버스는 트렌드를 초월해 메가트렌드로 향하고 있다.

 

LIVE COMMERCE

최근 몇 년간 O2O 트렌드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왔다면, 이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완전히 통합되는 OMO(Offline merges with Online)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OMO 환경이 구축되면 소비자들은 오프라인의 체험을 온라인에서도, 온라인의 편리함을 오프라인에서도 누릴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커머스 산업에서 가장 빠르게 경험할 수 있다. 라이브 커머스가 변화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비대면 트렌드로 급부상한 라이브 커머스는 오프라인 채널의 쇼핑 경험을 온라인으로 구현했다. 점원의 고객 응대와 제품 설명, 제품을 직접 살펴보는 과정이 오프라인과 다를 바 없다. 이를 구현해낼 수 있었던 것은 양방향 소통의 힘이라 할 수 있다.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쇼핑에 개입하는 과정을 통해 일방적인 정보와 후기에만 의존하던 온라인 쇼핑이 체험할 수 있는 쇼핑으로 바뀌게 되었다. 양방향 소통은 즉각적인 질의 – 응답 – 해소 과정을 제공함으로써 판매 실적 증진에 기여한다. 나아가,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중장기적인 전략 수립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2021년 하반기 메조미디어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10대부터 50대까지의 소비자 중 30%가 라이브 커머스를 경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2020년보다 11%p 상승한 결과로, 라이브 커머스가 얼마나 빠르게 확산되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라이브 커머스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부정 응답은 8%에 불과해, 라이브 커머스 이용률은 계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다.

 

PRIVACY FIRST

지난 4월 애플은 iOS 14.5 업데이트에서 ‘앱 추적 투명성(ATT)’을 적용했다. 앱이 사용자의 정보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용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11월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된 AOS 12 업데이트에도 ‘프라이버시 대시보드’ 기능이 추가되었다. 설치된 앱이 사용자 데이터에 접근하는 내역을 확인하고 이를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이다.

글로벌 데이터 솔루션 기업 Lotame은 iOS 업데이트 이후 페이스북·스냅챗·트위터 등 주요 미디어 기업들의 하반기 광고 매출이 11조 원 이상 줄었다고 발표했다. 개인정보 수집이 어려워지면서 타기팅 광고에 제약을 받게 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검색 기록, 이용 행태 등 사용자 데이터를 통해 개인 맞춤형 광고를 제공했던 디지털 광고 사업자들과 애드테크 기업들은 전략을 전환해야 하는 기로에 서게 되었다. 이들은 변화된 정책에 맞춘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고 새로운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캠페인을 위해 자사 채널의 오디언스 데이터, CRM 데이터 등 퍼스트파티 데이터를 활용하거나, ADID/IDFA 없이 타기팅 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이를 계기로 광고 시장에서도 AI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목표 소비자의 프로파일이 완성된다. 소비자의 동선, 콘텐츠 소비, 선호 인플루언서, 제품 구매 주기 등 수많은 행동을 예측하고 특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후에는 특정된 좌표에 AI 프로파일링에 따른 메시지를 노출하며 전환을 유도한다. 이와 같은 AI 애드 솔루션이 상용화되면 키워드, DA 등 정형화된 지면에 집중된 광고 유니버스는 급격히 확장될 것이다. 이제 곧 광고 시장의 새로운 국면이 열릴지도 모른다. 

 


박진섭 CJ ENM 메조미디어 트렌드기획팀 팀장

※ 한국광고주협회 <KAA저널> 칼럼을 공유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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