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과 정신건강의학에 대한 인식 개선

스토리텔링과 정신건강의학에 대한 인식 개선

  • 김현정
  • 승인 2022.06.2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토끼 간 빵’과 ‘산타마을’에는 토끼 간과 산타가 없다?

‘토끼 간 빵’이라고 혹시 들어 보셨나요? 판소리 ‘별주부전’에 나오는 그 ‘토끼의 간’을 이름으로 붙인 빵입니다. 원형으로 작게 생긴 이 빵을 실제 토끼 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이름의 빵이라면 어떤 빵일까 한번쯤은 사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깁니다. 하지만 어디서나 살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경주에 가면 경주빵을, 통영에 가면 ‘통영꿀빵’을 살 수 있듯이 “그곳”에 가야만 살수 있는 특산품입니다. ‘용궁’면이 그곳입니다. 용궁면은 경북 예천에 있는 곳으로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마을을 휘감아 나가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그 휘돌아 가는 물줄기로 하여 모래가 쌓이고 그 모래 안으로 회룡포(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 428-1)라는 마을이 조성되었습니다. 물굽이의 모양을 따라 용이 돌아간다는 ‘회룡’이라는 이름과 ‘용궁’이라는 지명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곳입니다. 용궁면 비룡산 장안사에 올라 내려다보면 물줄기가 돌아가는 멋진 회룡포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이 곳에서 ‘토끼간빵’이 특산품이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용궁이라는 지명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역무원이 배치되어 있지 않은 조그만 간이역 “용궁역” 안에 2013년 빵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그곳에 가서 빵을 드셔보신 분도 있고, 해당 인근 지역에 살아가서 잘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토끼간빵이 그렇게 특별하고 별난 재료와 맛으로 승부한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또한, 사회적 기업이라거나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것에 큰 의미를 줄 수 있을 만큼 거대한 빵 기업의 제품도 아닙니다. 그러나 이 빵과 용궁면의 연결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라고 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보여줍니다. 마치 핀란드의 ‘산타마을’에 산타가 살지 않아도 전세계의 관광객이 그곳으로 몰려가는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거죠. 재미난 것은 별주부전에 나오는 용왕님의 병이 이 ‘토끼간빵’을 먹고 나았다는 별주부전의 뒷이야기를 또다른 스토리 버전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하여 용왕님이라도 만나려면 한 번쯤은 가보야 할 것 같은 생각마저 들 수 있습니다.

용궁역 앞 토끼간빵 광고(출처 : https://www.joongang.co.kr/article/18540539#home)
용궁역 앞 토끼간빵 광고(출처 : https://www.joongang.co.kr/article/18540539#home)

우울증도 환절기 감기처럼 약을 먹으면 지나간다고…

‘토끼간빵’은 스토리텔링이 마케팅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사소한 하나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는 사소하지 않은 ‘특별한’ 이야기가 되는 사례입니다. 이야기의 힘은 큽니다. 인류의 역사가 스토리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이야기는 우리의 삶 속에 깊이 들어 있습니다. 살아가는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일 수도 있으며 삶의 모든 경험과 기억은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나의 이야기, 너의 이야기 혹은 우리의 이야기에 사람들은 공감하고 울고 웃습니다. 헌데 그러한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는 즐겁고 기쁜 이야기들도 있지만 슬프고 아픈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찾는 병원이 있습니다. 바로 정신건강의학과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는 사실 동네의 가정의학과처럼 흔하게 존재합니다. 

하지만 정신건강의학과가 동네마다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이도, 실제로 마음이 아프다고 해도 정신건강의학과를 선뜻 찾아가는 이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주변의 시선과 더불어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 일로 생각하는 일반화가 그들을 막아서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때 우리나라의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정신건강의학과의 입원실을 사람을 감금하는 하나의 방법인양 아무런 여과 없이 보여준 경우가 많았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병실에 사람을 가두는 것만이 정신과 치료의 전부인 것처럼 매체 등에 그려졌고, 그러는 사이 정신건강의학과는 두려움의 대상으로 자리해 왔던 것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의 방문을 꺼려하게 하는 편견은 최근까지도 현실로 존재합니다. 실제로 마음의 병에 걸려 빠른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들은 이러한 편견으로 하여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료를 꺼려합니다. 편견 때문에 많은 이들이 우울증에서 제대로 된 치료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2020년 한국의 우울증 유병률은 36.8%로 OECD 국가 중 최고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가장 많이 다루어지는 질병은 역시 우울증입니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다양한 우울증을 경험하며 감히 우울증과 더불어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내 우울증 환자는 최근 5년간 매년 늘어났으며, 2020년 OECD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0년 우울증 유병률은 36.8%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성진규, 2021). 최근에 OECD는 코로나로 인해 증가된 전세계 우울감 확산지수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2021년 6월 발표). 정신질환 중 가장 심각한 질환으로 고려되는 조현병(정신분열병), 양극성장애(조울병)에서는 유전적, 생물학적 요인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데 비해, 우울증은 심리사회적 요인 (스트레스나 환경적 요인)이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됩니다(박동연, 2019). 우울증은 개인의 심리적 요인 혹은 스트레스 같은 환경적 요인으로 유발되기에 정신의학과를 방문하여 약물 치료 등을 통해 나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울증이 자살위험이나 현실 판단력을 상실한 경우로 확대되면 입원치료가 필요하지만 그 외의 경우는 외래에서 면담치료, 약물치료, 인지치료, 광치료, TMS(Transmagnetic stimulation) 등의 치료로 호전될 수 있음을(박동연, 2019) 많은 정신의학 전문의들은 강조합니다. 또한 우울증은 스트레스 및 환경적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가족이나 주변인이 환자를 지지해주는 것이 중요하며 이러한 인지치료도 우울증 치료에 효과적이라고도 보고됩니다. 하지만 이처럼 우울증 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사실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울증은 개인의 정신적 노력 혹은 개인 스스로 마음을 바꾸면 된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어떤 이가 우울증인 것 같다고 하면, 그걸 두고 “정신이 약해서 그래” “멘탈이 유리알이야” “마음을 바꿔봐”라며 개인이 알아서 할 일로 쉽게 치부하여 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우울증은 환경적 영향 스트레스에 의해서 유발되는 사회심리적 질병이기에 감기와 같이 처방이 필요한 질병입니다. 따라서 발생 초기에 병원을 방문해서 치료받는 일이 중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알아서 할 문제로 보는 편견은 결국 환자가 우울증 치료를 위한 첫 발을 떼는 일을 어렵게 하고,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지 못하게 하는 가장 높은 장애요인이 되게 하고 있습니다.

 

흉물로 인식되던 에펠탑이 파리의 랜드마크로 변한 이유는?

이러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에 대한 두려움과 수치심 등의 사회적 편견을 없애기 위해,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는 우울증을 ‘환절기 감기와 같다, 약물 치료로 나을 수 있다’고 홍보합니다. 감기처럼 약물치료가 중요하고 조현병과 같은 심각한 정신적 질병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홍보문구가 환자를 설득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있습니다. 감기와 같이 약물치료로 나을 수 있다는 것을 신뢰할 만한 근거를 뒷받침하는 일상적 정보들이 제공되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해야 할 일이나 결과만을 전달하고 있기에 그 문구가 설득하려는 내용이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미 정해진 구체적 결과를 홍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에 합당한 정보들이 사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야 합니다. 즉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는 친근성이 사전에 존재해야 하는 것입니다. 친근성이나 익숙함이 더해지면 결과에 대한 홍보는 힘을 발휘합니다. 광고홍보학에서는 그래서 사전 노출을 중요시합니다. ‘에펠탑효과라고 우리가 흔히 부르는 단순노출효과이론에서는(Zajonc, 1968) 단지 사전에 노출을 무수히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친밀감이 쌓이고 그럼으로써 결과가 변한다고 합니다. 처음 에펠탑이 파리에 건설되던 당시 시민들은 흉물스런 철탑이 파리의 경관을 해친다면서 에펠탑의 건설을 반대했습니다. 심지어  '20년 후 철거'라는 타협 카드를 내밀고서야 건설을 시작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집밖에 나오기만 하면 파리 시내 어디서나 보이는 에펠탑이 시공되는 동안, 또한 건설 후에도 계속 마주대할 수 밖에 없었던 가운데 어느 순간 에펠탑에 대한 생각은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시민 모두가 사랑하는 파리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단순노출효과, 즉 친밀감의 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하는 것이 단순노출효과입니다. 

‘토끼간빵’도 마찬가지입니다. 용왕님이니 용궁이니 하는 것들도 실제로는 누구나 그것이 허무맹랑한 허구이며 ‘토끼간빵’ 안에 토끼간이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 이야기에 끌려 ‘토끼간빵’을 사러 갑니다. 그것은 허구냐 아니냐와는 상관없이 ‘별주부전’이라는 판소리의 이야기에 익숙한 사전적 친밀함이 배경이 되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반복적으로, 어느 순간이라고 딱히 말할 수 없는 순간에, 별주부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이야기에 친숙해진 이들에게 “토끼간빵”은 이미 머리 속에 기억된 익숙함으로, 친밀한 존재로, 사람들의 마음을 끌 수 있는 것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기존에 형성된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이미지가 드라마 영화, 등을 통해 두렵고 무서우며 소위 이상한 사람만이 가는 곳이라는 편견을 만들어   왔다면, 이제는 그 편견을 깨기 위해 반대로 보다 친숙하고 익숙한 곳으로 기억될 만한 이야기들을 반복적으로 노출해 주어야 합니다. 즉 토끼간빵이나 산타마을과 같이 익숙함에 기반을 두고 전개되는 하나의 또다른 익숙한 이야기를 만들어 무수한 반복을 지속해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에펠탑 효과에서처럼 무섭고 두렵던 정신건강의학과가 어느새 친밀하고 익숙한 병원으로 변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흉물에서 랜드마크로 사랑받게 된 에펠탑의 노출효과를 적용하는 방법입니다. 특히 산타마을이나 별주부전은 허구의 이야기를 마케팅에 차용하고 성공했지만,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허구가 아닌 실제의 이야기를 세상에 널리 전달해야 합니다. 그러면 어떤 이야기를 기획하고 반복적으로 노출해서 전달해야 할까요? 바로 병원을 방문하여 치료 받은 사람들의 다양한 사례와 그 뒷이야기입니다. 각자의 아픔이 치료된 바로 그 이야기가 주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프랑스 관광청 홈페이지 (출처 : https://kr.france.fr/ko/paris/list/9-anecdotes-sur-la-tour-eiffel)
프랑스 관광청 홈페이지 (출처 : https://kr.france.fr/ko/paris/list/9-anecdotes-sur-la-tour-eiffel)

스토리텔링은 낯설고 두려움을 익숙함과 친숙함으로 만드는 일

그럼 그 사례를 하나 살펴볼까요?

국립정신건강센터 ‘마음극장’에서는 매주 목요일마다 환자들이 직접 출연하는 심리극(사이코드라마)이 열립니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잠시 중단된 것으로 아는데요. 제가 홍보전문가로 일하던 시절 업무가 조금 한가한 어느 날, 마침 목요일이고 해서 센터의 마음극장에 올라가서 심리극을 본 적 있습니다.  당시 심리극에 나온 환자분은 어느 치과의 간호사였습니다. 그 간호사분은 근무하던 치과 병원에서 가장 어린 간호사였다고 합니다. 다른 4명의 선배 간호사분들이 어리다는 이유로 진료와 상관없는 일들까지 모조리 그에게 시키고 다른 중요한 일에는 이 간호사를 배제하는 등 소위 ‘왕따’를 당했다고 합니다. 점심시간에도 누구 한 명 같이 밥 먹자고 하지 않았기에 홀로 청소도구가 있는 창고에 들어앉아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까먹으면서 울던 날이 여러 날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업무스트레스와 인간관계 등으로 우울증을 겪다가 결국 국립정신건강센터에 입원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때 마음극장에서 심리극을 이끌던 분은 레지던트 의사선생님이었으며, 센터에 실습 나온 간호학과 대학생들이 청중으로 자리하고 있어 그 환자의 이야기는 더욱더 의미 있게 전달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는 지금은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이렇게 입원해 치료받고 마음극장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일이 크게 위로가 된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그 날의 환자분은 지금 어디에선가 잘 살고 계시리라 짐작됩니다. 국립정신건강센터에 입원하여 정확한 진단과 더불어 그에 알맞은 약물치료를 받았을 것이고, 당시 마음극장 안의 많은 청중들과 열린 공간에서 자신의 속 이야기를 털어놓고 전할 수 있었기에 말입니다. 

이 사례처럼 아마도 우울증을 경험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치료로 성공한 사례들은 많이 있을 것입니다. 다만 그런 사례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 널리 알릴 수 있다면 그것은 새로운 세상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내 주변에 흔히 있는 누군가의 나와 비슷한 이야기는 힘든 세상살이에서 따뜻한 공감을 줍니다. 특히 정신건강과 관련된 분야의 치료 이야기에서는 낯선 두려움이, 익숙함과 친숙함으로 변화될 수 있기에 이야기의 힘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치료를 받고 나아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변에 흔한 매체들을 통해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그러한 이야기들이 당연하고 익숙한 일로 공감될 때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일은 더 이상 두렵고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게 될 것입니다. 스토리텔링은 인류역사와 함께 문화적 산물로 오늘날까지 존재해 왔으며 세상살이에 지쳐 더러 마음이 아픈 이들에게 또다른 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과거 인류 역사에서도 신화, 설화, 전설, 동화에서부터 일상사에서 전달되는 소문, 해학, 에피소드들까지 인간사회에서 스토리텔링은 다양하게 끊임없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어 왔습니다(최원근, 2011). 가장 기억할만한 공감적 설득의 방식으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심리극(사이코드라마)의 한 장면 (출처: 국립정신건강센터 블로그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ncmh0301&logNo=221403071465)
심리극(사이코드라마)의 한 장면 (출처: 국립정신건강센터 블로그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ncmh0301&logNo=221403071465)

국민의 정신건강을 위해 스토리를 활용하는 체계적인 PR을…

우리 주변에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늘어갑니다. 특히 소방관이나 경찰관처럼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위험한 직업 군의 사람들은 남들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성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스트레스의 종류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다른 질병과 달리 정신건강 관련 질병으로 아픈 이들은 어디로 진료받으러 가야 할 지 몰라 우왕좌왕 하는 가운데 가장 중요한 시기인 초기치료시점을 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울증 등의 정신적 질병이 초기의 약물치료만으로 호전되거나 극복될 수 있다는 것은 편견을 없애는 매우 중요한 단초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우울증 환자들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여 치료를 받게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례들을 세상에 회자시키는 방법으로 치료 사례의 이야기들을 홍보해야 합니다. 우울증 치료가 우리 주변의 ‘흔한 일’이며, 감기처럼 약물치료로 나아진다는 사실이, SNS, 유튜브 영상, 영화나 드라마, 각종 광고, 템플릿 등에서의 이야기로 퍼져간다면 세상의 편견도 변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 겪은 보편적인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우선 많은 사례들을 먼저 발굴해야 합니다. 아울러 함께 행복해지는 이야기로 그 치료의 이야기들을 구성하고 체계적으로 다듬는 일도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국민의 정신건강을 위해 스토리를 활용하는 거시적이고 체계적인 국민건강차원에서의PR활동으로 기획하고 추진해야 합니다. 정신건강편견을 없애는 스토리가 담긴 국가적PR활동의 전개는 자살률 1위를 기록하는 오늘 이 시대의 대한민국이 요청하는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국가 차원의 다양한 정책 개발과 지원, 각 지자체의 후원과 지속적 노력도 함께 필요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앞으로는 정신건강 치료로 건강해진 이야기가, 마치 용왕님이 토끼간빵을 먹고 나았다는 새로운 별주부전의 버전처럼 재미나고 행복한 이야기로 새롭게 회자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OECD자살률 1위의 기록도 먼 옛날 이야기로만 전해질 수 있겠지요.         

 


[참고문헌]

  • 박동연(2019), 마음의 병, 우울증 제대로 알고 극복하자 , 서울:국립정신건강센타
  • 성진규(2021), 대한민국의 지난해 우울증 유병률은 36.8%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하이닥 2021년 6월 15일자)  https://www.hidoc.co.kr/healthstory/news/C0000610421 | 하이닥
  • 최원근(2011). 기업경영에 대한 스토리텔링의 필요성 및 활용방안. 상장협연구, 64, 126-145.
  • Zajonc, Robert B. (1968). Attitudinal Effects of Mere Exposur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Monograph Supplement,  9(2), 1-27.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