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계관의 세계

요즘 세계관의 세계

  • 조원경
  • 승인 2022.07.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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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네이티브(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대, 가상세계에 거부감이 적다)’, 

메타버스(더 정교하게 현실을 모방하여 온라인에 구현한 가상현실 기술)’, 

소셜네트워크(누군가를 대면으로 만나지 않아도 그 사람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다 알려준다)’. 

이 3가지 키워드로 대표되는 ‘요즘의’ 디지털 환경에서 세계관 마케팅 성공사례가 만들어졌다. 필자가 세계관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도출한 세계관 마케팅 성공의 3 요소를 소개한다. 

인적 배경의 세계관

‘이 캐릭터가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이라면 어떨까?’ 그는 낳아준 부모님이 있고, 태어난 곳이 있고, 졸업한 초등학교와 제일 친한 친구와 가장 좋아하는 음식과 듣기 싫어하는 말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매력을 느끼는가’는 그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에 동의하는가 또는 그의 평소 신념과 가치관에 동의하는가에 달려있다. 

따라서 마케터가 인격을 불어넣는 캐릭터에도 개인의 역사와 신념이 있어야 한다. 그 역사가 주변에 흔히 있을 법한 매력적인 사람들과 닮아 있다면 더 좋다. 이러한 인적 배경을 가장 잘 표현한 사례는 펭수다. 

펭수는 고향인 남극을 떠나 서울에 있는 직장 EBS소품실 한켠에서 자취하며 연습생 신분으로 살고 있지만,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자기 자신이라고 말할 만큼 자신감 넘치고 소신 있는 친구이다. 상사에게 야근하기 싫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참치로 유혹하지 말라며 동원 참치를 집어 던지는 그의 모습에서 80~90년대생 직장인들은 대리 만족을 느꼈다. 펭수의 센스 넘치는 발언과 행동에 열광하며 그를 응원했다. 

현실에 존재할 법한 인적 배경과 그를 통한 ‘생활 밀착형 공감 시추에이션’이 성공의 핵심인 것이다.

스토리 기반의 세계관

‘왕이 죽자 왕비가 죽었습니다.’ ‘왕이 죽자 그 슬픔에 99일 동안 밤낮 식음을 전폐하고 슬퍼하던 왕비는 100일째 되던 날 왕이 죽은 곳에서 죽었습니다.’ 이 2가지 문장이 다르게 다가왔다면 스토리의 중요성을 이해할 것이다. 

스토리 기반의 세계관 마케팅 사례로는 BTS를 꼽을 수 있다. BTS는 헤르만 헤세 소설 <데미안>을 모티브로 음악 세계관을 구축했다. 고민하고 흔들리는 청춘을 노래한 미니앨범 <화양연화>를 지나, 정규 2집 <윙즈>에서는 어리고 순수했던 소년이 성인으로 성장하며 ‘악’을 만나는 모습을 가사로 표현했다. 

그리고 그들은 마침내 성장하여 <러브유어셀프> 앨범에서 자신을 사랑하자고 이야기하며 그 동안 그들이 겪어온 성장 스토리를 음악으로 풀어냈다. ‘어쩌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나 자신을 사랑하는 거야.' 

그들은 청춘이 현실에서 겪을 법한 고민들을 마치 누군가의 일기를 읽어주는 듯한 스토리텔링으로 전달했다. 종종 우울해지고 가끔 자신감이 없어지는 80~90년생 MZ세대의 마음을 깊이 알아주고 공감하는 가사로 말이다. 누군가 성장하는 이야기이든, 이미 성장한 이후에 과거를 되돌아보는 이야기이든 현실에 존재할 법한 성장 스토리는 단순한 팩트 나열보다 그 깊이감에서 월등히 강력하게 사람의 마음을 파고든다.

매력적인 외모 

캐릭터를 살아 숨 쉬게 하는 인적 배경과 마음 속 깊이 침투하는 성장 스토리만큼 중요한 것이 캐릭터의 매력적인 외모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캐릭터와 연예인과 아기들은 모두 매력적인 외모를 갖추고 있다. 귀여운 외모로 성공적인 세계관을 만들고 팬덤을 이끈 사례로는 카카오프렌즈 춘식이를 들 수 있다. 

춘식이는 포동포동한 외모와 달리 ‘고양이’이다. 라이언이 길에서 구조한 가련한 길고양이로 고구마를 좋아하고 고양이임에도 도도하지 않은 애티튜드로 라이언을 마사지해주는 등 순수한 모습으로 살뜰하게 라이언을 챙긴다. 

그러나 이러한 탄탄한 세계관에 앞서 춘식이가 큰 사랑을 받은 핵심 요인은 말랑말랑 만지고 싶은 귀여운 얼굴과 표정, 능청스러운 포즈이다. 

마찬가지로 외모뿐만 아니라 매력적인 목소리도 캐릭터의 멋진 무기가 될 수 있다. 삼양라면의 오리지널 뮤지컬 ‘평범하게 위대하게’에서는 규현이 목소리로 출연해 매력적인 뮤지컬 톤으로 넘버를 노래한다. 한 번 보면 혹은 한 번 들으면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외모와 목소리는 성공적인 세계관 마케팅에 있어 또 하나의 핵심 요소인 것이다.

 

꼬깔콘 × 매드몬스터 [Let’s GGo Eat] 캠페인

 ‘꼬깔콘 × 매드몬스터 Let’s GGo Eat’ 캠페인의 뮤즈 ‘매드몬스터’. 

그들은 글로벌 팬덤을 거느린 4집 가수이자 1군 아이돌이라는 구체적인 인적 배경이 있었고, 외모 또한 ‘확신의 아이돌상’으로 앞서 말한 성공요인 중 2가지를 이미 갖춘 매력적인 세계관 마케팅 소재였다. 이러한 콘텐츠 세계관에 2021년 6월 꼬깔콘이 전격 합류했다. 

꼬깔콘은 38년 장수 브랜드로서 ‘꾸준함’이라는 이미지 자산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꾸준함이 ‘지금의 매드몬스터가 있기까지의 성장 스토리와 닮았다’는(킹받지만 어쩐지 절묘한) 감동적인 성장 스토리로 재해석될 수 있었다. 

유튜브 속에서만 존재하던 가상 캐릭터 매드몬스터가 마침내 세계관 마케팅이라는 통로를 거쳐 ‘38년 국민 과자의 현실 모델’이라는 현실세계로 소환돼 온 순간이었다. 

 


조원경 대홍기획 컨버전스3팀 CⓔM

※ 본 아티클은 한국광고산업협회 발간 <The Ad> 칼럼을 전재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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