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체험’ 앞세운 오프라인의 귀환

‘이색 체험’ 앞세운 오프라인의 귀환

  • 조민지
  • 승인 2022.07.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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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영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야외 마스크 해제 후 엔데믹에 대한 기대감과 활기가 곳곳에 만연하다. 온라인 수업이 당연시된 코로나 학번과 새내기들은 3년 만에 다시 열린 대학 축제로 진정한(?) 캠퍼스의 젊음과 열기를 느낄 수 있었고, 한동안 소식이 없었던 페스티벌들도 다시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이렇게 야외 대면 활동이 급증하면서 온라인 중심으로 캠페인을 펼쳤던 브랜드들도 다시 오프라인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실제 온라인에 치중됐던 소비활동 역시 다시 오프라인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이른바 ‘오프라인의 귀환’이 시작된 것이다.

‘ahro(아로)’ 팝업 스토어 _ 성수동, ‘아디다스X구찌’ 팝업 스토어 _ 신사동, ‘월리X만전’ 팝업 스토어 _ 목동 (왼쪽부터)
‘ahro(아로)’ 팝업 스토어 _ 성수동, ‘아디다스X구찌’ 팝업 스토어 _ 신사동, ‘월리X만전’ 팝업 스토어 _ 목동 (왼쪽부터)
플랜트 유-니버스' 팝업 카페 _ 동교동, 큐원 ‘상쾌환 스토어’ 팝업스토어 _ 성수동, ‘칠성사이다×페인트칠’ 팝업스토어 _여의도동 (왼쪽부터)
플랜트 유-니버스' 팝업 카페 _ 동교동, 큐원 ‘상쾌환 스토어’ 팝업스토어 _ 성수동, ‘칠성사이다×페인트칠’ 팝업스토어 _여의도동 (왼쪽부터)

팝업스토어 트렌드를 묻거든 고개 들어 성수를 보라

유통업계에서는 요즘 가장 핫한 오프라인 체험 마케팅의 성지로 서울 성수동을 꼽는다. 실제로 필자가 일주일간 신규 오픈하는 팝업스토어들을 모니터링해본 결과, 성수동에 자리 잡은 크고 작은 팝업스토어가 7~10개에 달했다.  

카테고리를 불문하고 제과·명품·패션·주류·매트리스·주방 가전 등 매우 다양한 종류의 브랜드들이 성수동에 입성했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그런 팝업스토어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정도다. 이쯤에서 내가 평소 즐겨 눈팅하는 인스타 계정 2곳을 추천하려고 한다. ‘POPS 팝스(@pops.official)’와 ‘팝업스토어가자(@popupstorego)’인데, 팔로우만 해두면 손쉽게 최신 팝업 스토어 레퍼런스를 얻을 수 있다.

비단 성수동뿐만 아니라 한남동·여의도·가로수길 등 소위 핫플레이스로 불리는 지역이나 공간이라면 다양한 플래그십스토어·팝업스토어 등 이색 체험 마케팅의 현장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체험마케팅, 이래야 맞지! 이래야 MZ! 

이처럼 팝업스토어나 플래그십스토어가 다시 급부상한 이유는 무엇일까? 엔데믹 시기가 맞물린 것도 있겠지만, 주된 요인은 현재의 주 소비 권력층인 MZ세대의 ‘상품보다는 경험을 중요시’하는 특성을 겨냥했기 때문일 것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똑똑한 세대'라고도 평가받는 MZ세대들은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브랜드를 ‘경험’하길 원하고, 물질적인 거래가 아닌 ‘관계’를 맺길 원한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스토어 내 브랜드 제품을 두지 않는 팝업스토어들도 등장했다. 

근래 가장 핫한 팝업스토어였던 시몬스의 그로서리 스토어나 미샤에서 오픈한 인사동 동굴카페 웅녀의 신전이 바로 그 예다. 예전 팝업스토어의 경우 매장에 단 한 개의 제품이라도 더 전시하고, 방문한 고객들에게 제품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전달하려고 했다면, 요즘은 제품 자체를 알리려고 애쓰기보다는 공간에서 타깃이 관심 있어 할 만한 문화나 프로젝트 경험 제공을 통해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대한 호감과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취한다. 어차피 주요 소비층은 이제 가성비가 아닌 가심비로 소비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야, 우리도 할 수 있어

체험마케팅의 진화는 더 나아가 애초에 디지털 서비스에 뿌리를 두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사들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그들마저 오프라인 체험마케팅에 진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패션플랫폼 무신사와 W컨셉,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트렌비·발란,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 그리고 여가서비스 플랫폼인 야놀자가 있다. 이들의 오프라인 진출은 기존 온라인 플랫폼에선 제공할 수 없었던 체험 기회를 마련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고객이 찾아오게 만듦으로써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를 강화하면서 신규 온라인 고객을 확장하는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게다가 온라인플랫폼 브랜드들은 방대한 고객 데이터로 기존 오프라인 중심 브랜드와 다르게 고객 인사이트를 적극 활용할 수도 있다. 실제로 머스트잇은 지난해 12월 압구정에 쇼룸을 열었는데, 온라인에서 분석되는 판매 데이터 및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2주 주기로 신상품 입고 및 상품 교체를 진행했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취합되는 데이터는 온라인 타깃 확장 기초자료로 활용했다고 한다.

그래서 다음은요?

‘모두를 만족시키려 하지 말고, 나를 좋아하는 소수를 위해 살라’는 말이 있다. 브랜드들은 많은 소비자들에게 자신을 더욱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늘 고민하고 노력한다. 

그러나 요즘 같이 SNS가 발달한 시대에서는 한 사람의 감동적인 경험이 입소문을 타고 또 다른 사람의 체험을 만드는 재생산이 충분히 가능하다. 흥미를 유발하는지, 인스타그래머블한지,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인지, 이 세 가지만 챙기면 모두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 

요즘은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홍보가 가능하고,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대한 선호만으로 그 브랜드의 제품을 찾게 된다는 점만으로도 오프라인 스토어를 여는 이유는 충분할 것이다. 

SNS를 통한 공유와 피드백은 즉각적이기에 그들의 날 것의 생생한 생각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디지털 시대에 찾아온 오프라인의 귀환, 앞으로 브랜드들의 더욱 진화된 오프라인 활동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인스타그램 POPS.OFFICIAL]

 


조민지 BBDO코리아 AE

※ 본 아티클은 한국광고산업협회 발간 <The Ad> 칼럼을 전재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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