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유광굉의 증명

압도적 유광굉의 증명

  • 서울라이터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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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서울라이터 칼럼니스트] 시대를 읽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세상 모든 콘텐츠! 안녕하세요, 시대의 흐름을 읽기 위해 안테나를 쫑긋 세운 크리에이터들에게 작은 영감이 되고자, 최근 이슈가 된 국내외 콘텐츠를 전송하는 서울라이터입니다. 매드타임스 독자님, 저는 지금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큰 창 앞에서 이 글을 쓰고 있어요. 햇살이 부딪혀 반짝이는 한강의 윤슬이 작은 보석을 흩뿌린 것처럼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좋은 날 좋은 곳에서 독자님께 레터를 쓸 수 있다니 얼마나 행운인가요. 역시 햇살은 행복의 필수템인가봐요. 덥지도 춥지도 않은 가을날이 이어지고 있어요. 연구 결과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세 가지가 있었죠. 독서, 음악감상, 산책! 오늘은 음악을 들으며 햇살 쏟아지는 산책로를 걷다가 책을 읽어보시면 어때요? 햇살 부자 행복 부자 되기 참 쉬울 것 같은데요. 


I'm lovin' It을 수어로?... 청각장애인 래퍼와 함께 징글로 노래를 만든 맥도날드 핀란드 캠페인

한국에 수어로 랩을 하는 청각장애인 랩퍼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었어요. 무용을 배운 분이라 그런지 수어도 춤처럼 아름답고 스웨그 넘치게 했었거든요. 여기 핀란드에도 <싸인마크>라는 청각장애인 래퍼분이 있으시네요. 이번에 맥도날드가 진짜~오랫동안 사용해온 "I'm lovin' it" 이란 태그라인과 징글을 한 곡의 노래를 만들고 싸인마크와 함께 수어 버전을 선보였거든요. 이 프로젝트는 맥도날드가 추구하는 브랜드 철학인 '투게더니스'를 기반으로 최근 핫한 키워드인  '평등함'과 '포용성'을 표현하기 위해 제작된 캠페인이에요. 맥도날드는 광고뿐만 아니라 수어를 쓰는 직원을 고용하고 최근 청년층과 노인분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디지털 키오스크 같은 디지털 서비스도 쉽게 개선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최근 한국 맥도날드도 지역사회와의 공생을 바탕으로 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던 것 같아요. 전 세계에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거대한 브랜드가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언제나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압도적 유광굉의 증명... 제니라는 매력을 1000% 담은 탬버린즈 퍼퓸 캠페인

TAMBURINS 탬버린즈

지지난 주 검정치마를 보고 놀란 가슴, 이번 주엔 이 영상을 보고 놀랐습니다. 독보적인 콘셉트와 예술성으로 사랑 받는 젠틀몬스터의 뷰티 브랜드인 <탬버린즈>에서 새롭게 향수를 출시하며 너무나 멋진 영상을 선보였거든요. 의상, 헤어, 메이크업, 세트 디자인, 소품, 음악, 춤, 연출 하나하나가 갓벽해서 대체 이것은 누가 만든 것인가, 외국에서 제작한 것인가 하며 엔딩크레딧을 봤는데 오, 매터스 인 류크의 유광굉 감독님이 만드셨더라고요. 유광굉 감독님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님 중 한 분인데요. 독자님들께만 연출 뒷 이야기를 살짝 공개해 주셨어요.

탬버린즈 퍼퓸 영상은 유광굉 감독님이 내용도 쓰시고 연출도 하신 건가요?

탬버린즈 영상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네. 제가 스토리 쓰고 연출한 거고요. 제니님이 특이한 거 한번 해보자고 해서 시작된 프로젝트예요.

어떤 의도를 담고 작업하신 건지, 혹시 중점을 두신 부분이 있으신가요?

스토리는 제 경험에서 나온거고요. 기생충이 나오기도 전에 저희 예전 단독 주택 프로덕션일때 일이에요. 새벽에 후반작업하고 혼자 사무실에 들어가는데 이상한 아줌마가 보일러실에서 나오는 거예요. 누구냐고 물었더니 오히려 저한테 누구냐고, 여기 자기 집이라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알고 보니 정신에 조금 문제가 있는 분이었는데 그때 제가 이집의 주인이라는 증명을 할 게 없더라고요. 그런 이야기에요. 보이지 않는. 증명할 수 없지만 존재하는 이야기. 향수처럼요.

초반은 아름다운 패션필름 느낌이지만, 중반부부터 액션물로 판타지로 장르를 넘나드는 초현실적인 분위기가 이 영상의 매력인데요. 안무는 프라우드먼의 모니카 님이 참여하여 유려한 동작들을 만들어냈습니다. 감독 본인의 일상적인 경험을 끌어올려 증명할 수 없지만 존재하는, 향수의 스토리텔링으로 완성했다는 점이 흥미롭고 놀랍기만 한데요. 본인만의 세계를 일찌감치 구축하고 이제 새로운 깊이를 더해가는 감독님의 다음 창작물이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스포티파이가 부릅니다 <친애하는 CMO에게> ... 광고 유치를 위해 각사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들을 노래로 만든 스포티파이 캠페인

지난주 칸 라이언즈 코리아가 열렸는데요. 이번에 칸 라이언즈 심사위원으로 다녀오신 윤미희 CD님(a.k.a. 레터 구독자님)이 소개해주신 스포티파이의 <Song for Every CMO> 사례를 아주 흥미롭게 봤어요. 그런데 때마침 지난주에 이 캠페인의 두번째 라운드가 발표되어서 발박수를 치며 가져와 봤습니다. 지난해 Frito-Lay, CVS, Intuit 등 브랜드 마케팅을 담당하는 최고 책임자를 위한 노래를 제작해 Gold Lion을 수상한 스포티파이, 이번에는 Mastercard, Wendy's, Cadillac 등 세계적 브랜드의 CMO에게 헌정하는 노래를 제작했습니다. (지금 들으면서 쓰고 있는데 노래가 귀에 착착 감겨요.)

Spotify  
Spotify  

한국은 시장상황상 적용되지 않았지만, 원래 스포티파이는 광고를 들으면 무료로 음악을 스트리밍할 수 있는 이점으로 2억 명 이상의 사용자들을 확보할 수 있었죠. 이 사용자들은 스포티파이에 수많은 개인 데이터를 남기는데요. 이 데이터를 활용해 세분화된 타깃 마케팅을 할 수 있는데도 브랜드들이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게 스포티파이는 안타까웠대요. 그리하여 지난해 여름 스포티파이 광고팀은 <A Song For Every CMO> 캠페인을 기획했습니다. 스포티파이라는 브랜드의 정체성이 담긴 <노래>라는 미디어를 활용해서 말이죠. 이들은 먼저 로레알, 마스터카드, 삼성 등 대표적 브랜드 CMO 14명에게 연락해 맞춤형 곡을 제작했고 그들의 삶과 직업적 성취에 대한 가사를 담았다고 해요. 또 그들의 음악청취 스타일을 분석해 좋아할 만한 장르로 제작했다고 하니 보통 공을 들인 게 아닌데요. 사실 저는 당사자 몰래 음악을 만들어서 개인에게 발송한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제작 전 과정에서 미리 CMO들의 동의를 받고 진행했네요. 자신의 이름과 회사, 역사가 담긴 이 노래는 음악 자서전 같은 느낌이라 뭔가 부끄러우면서도 자랑스러울 것 같은데요. 어쨌든 엄청난 성과를 올린 이 캠페인은 계속해서 추가 영입을 위한 신곡을 발표할 것 같습니다. 


AI가 그린 명작의 옆모습... AI 이미지 생성기 Dall-E2가 그린 그림을 활용한 네슬레 캠페인 

요즘 AI 이미지 생성기를 활용한 캠페인들이 부쩍 눈에 띄는데요. 최근 네슬레의 요구르트 브랜드인 La Laitière는 <진주 귀걸이 소녀>의 작가로 유명한 페르메이르의 그림 <The Milkmaid(우유 따르는 여인)>를 마케팅에 활용했어요. 페르메이르는 무려 바로크 시대에 활동했던 네덜란드 화가인데요. 최신 AI와 350년 전 고전의 만남은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마치 <우유 따르는 여인>이 원래부터 거대한 그림의 한 조각인듯한 착각이 들도록 AI로 주변 그림을 확장한 건데요. 완성된 그림을 보면 우유 따르는 무슨 개인기라도 있었나 싶게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보고 있는 그림이 만들어졌습니다. 과연 어떤 텍스트를 넣었길래 저렇게 유사한 이미지가 완성됐을까 궁금했는데요. Dall-E2의 새로운 기능인 <Outpainting> 기능을 이용했다고 해요. 이 기능은 원작의 경계를 넘어 그림을 확장해주는 기능인데요. 페르메이르의 여러 작품을 분석해 어디까지가 원작인지 도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그림을 뽑아낸 이 기술이 과연 우리에게 어떤 신세계를 열어줄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고영희, 화났음... 고양이들이 눈 세모 돼서 전자기기 부수고 난리난 이유

독자님, 고양이 있으세요? '나만 없어 고양이'를 외치는 저는 종종 우연히 마주친 고양이의 우아한 자태에 심쿵하곤 하는데요. 이 영상 속에선 고양이들이 잔뜩 성이 났어요. 전자기기에 발톱 자국을 내고 물에 빠뜨리고 오븐에 돌리고 심술을 부리더니 결국 자동차를 부수고 도시를 점령한 채 어딘가로 향합니다. 히치콕의 화법을 따른 이 영상은 고장 난 전자제품을 수리해서 재판매하는 백마켓(Back Market)의 광고캠페인입니다. 왜 고양이는 목숨이 9개라고들 하잖아요. 본인들만 여러 개의 목숨을 가진 독보적인 존재라 여겼던 고양이들이 수리를 통해 새롭게 태어나는 현실이 못마땅해 백 마켓 작업장을 찾아가 열 받아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후훗, 오랜만에 빌런으로 등장했지만, 여전히 고영희 님들은 귀여우십니다.


게이 블러드가 뭐죠? 83년부터 남성 동성애자의 헌혈을 금지한 미국법에 대항하는 캠페인 

Mother  
Mother  

게이 블러드? 내가 아는 게이? 성소수자들을 위한 제품인가...? 궁금해하며 살펴봤는데요. 알고 보니 성소수자의 현혈을 금지하는 법의 폐지를 촉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품 컬렉션이래요. 실제로 성소수자 남성의 피를 주입하여 페인트와 잉크, 만년필, 펜 등을 제작했다고 하니 판매보다는 이슈화를 위해 기획된 제품인 듯 합니다. 덕분에 저도 모르던 사실 하나를 알게 됐는데요.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성소수자의 헌혈 차별이 있다는 거예요. 미국은 에이즈가 급증하던 1983년부터 남성 동성애자의 헌혈을 금지하는 법이 있었다고 해요. 하지만 성소수자를 차별한다는 비판이 계속되자 2015년 성소수자의 헌혈을 허용했고 단, 다른 남성과의 성접촉 후 1년이 지나야만 헌혈이 가능하다는 조건을 붙였대요. 이 헌혈 불가 기간은 코로나 당시 혈액수급이 부족해지자 3개월까지 줄어들었다고는 하는데요. 그래도 여전히 차별조항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떤가..?하고 봤더니 역시 최근 1년 내 남성 헌혈자가 동성과 성접촉을 한 적이 있는지 묻고 있어요. 프랑스는 올해 초 성소수자 차별 조항을 삭제했고, 캐나다 역시 올봄 동성애자 헌혈금지 조항을 폐지했는데 말이죠. 반면 중국은 2012년 남성 동성애자의 헌혈 금지를 제도화하였다고 합니다. 좋은 마음으로 헌혈하러 갔는데 이런 차별적 조항을 맞닥뜨린다면 많이 속상할 것 같은데요. 함께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제품 링크 https://www.mother-goods.com/products/the-gay-blood-collection


[봉마더의 숨은서울찾기] 북한산의 사계절을 품은 [선운각]

서울의 우이동 북한산 자락, 조선 왕실의 마지막 기와를 얹어 만든 곳. 왕궁을 제외하고 서울에서 가장 큰 민간 한옥, 선운각. 오래전에는 고급 요정으로도 쓰였던 장소라고 합니다. 서울 살면서 사실 북한산에 한 번도 올라보지 못했는데요. 이렇게라도 북한산 언저리에 올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북한산이 사방에 펼쳐져 있어 차에서 내려 숨만 쉬어도 일단 폐가 깨끗해지는 기분이라는 점! 그리고 공간이 여러 곳으로 설계되어 있어서 바람 솔솔 부는 한옥 마당에서, 빈티지한 전통 고가구들이 있는 실내에서, 북한산 뷰가 뻥 뚫린 루프탑에서…등 장소를 골라 앉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단풍이 절정에 달하는 때가 오면 노란 은행나무와 빨간 단풍의 콜라보로 엄청난 장관이 펼쳐지는 곳입니다. 본격 단풍 시즌에 다시 한번 꼭 와보고 싶은 재방문각 선운각. 북한산 공기를 맘껏 마시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 @cafe_sunwoongak
  • 강북구 우이동 265-16
  • 운영시간 11:00 - 21:00

지난 레터의 베스트 콘텐츠는 [갓타고니아, 지금 사러갑니다]가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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