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에게 보내는 편지

닭에게 보내는 편지

  • 서울라이터 칼럼니스트
  • 승인 2022.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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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서울라이터 칼럼니스트] 시대를 읽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세상 모든 콘텐츠! 안녕하세요, 시대의 흐름을 읽기 위해 안테나를 쫑긋 세운 크리에이터에게 작은 영감이 되고자, 최근 이슈가 된 국내외 콘텐츠를 전송하는 서울라이터입니다. 오늘이 100번째 뉴스레터를 보내는 날이더라고요! 뉴스레터 2주년 때 한번 요란을 떨었던지라... 100번째 편지는 조용히 넘어가겠습니다. 처음 뉴스레터를 시작할 때 딱 100회까지만 보내보자고 마음먹었는데 정말 그날이 오다니요. 모두 구독자 여러분 덕분입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1000회까지 가보자고!!!_


나이키와 아디다스, 승자는 누구? 역대급 축구선수 다 소환한 <Footballverse> 캠페인

매드타임스 독자님, 축구 좋아하세요? 어제 카타르 월드컵이 시작되었던데 우리 선수들 경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계시겠네요. 지난 토요일 우연히 MBC 다큐플렉스 '그때 나도 거기 있었다'를 보았는데요. 어느새 20주년을 맞은 2002년 월드컵 경기를 되돌아보는 내용이었어요. 그중에서 특히 치열했던 이탈리아전을 다시 보여주는데 어제 일처럼 기억이 생생하더라고요. 안정환 선수가 골든골을 넣는 장면을 보니 다시 눈가가 촉촉해지는 것이...아...작은 축구공 하나로 이렇게 온 나라가 들썩거리는 멋진 기억을 가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새로운 월드컵의 개막을 앞두고 나이키가 새로운 광고를 선보였어요. 이름하여 풋볼버스! 스위스의 한 과학기지에서 백 투 더 퓨쳐 느낌의 괴짜 과학자들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축구선수들을 소환해 경기를 펼친다는 내용인데요. 호날두, 호나우지뉴, 음바페, 레아 윌리엄슨 등 멋진 선수들이 등장합니다. 와이든앤케네디 포틀랜드와 레터에도 몇 번 소개해드렸던 특수촬영팀 메가포스가 함께 제작했고요. 한글자막이 있는 버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이번 월드컵 스폰서는 놀랍게도 나이키가 아니라 아디다스더라고요. 그렇다면 나이키의 영원한 경쟁자 아디다스의 월드컵 광고도 빼놓을 수 없죠. 아디다스는 나이키와 전혀 다른 톤앤매너의 영상을 제작했는데요. 선수들을 가족이라 지칭하고 월드컵은 4년에 한 번 모이는 가족의 재회라고 표현했어요. 메시, 벤제마, 페드리, 벨링엄, 나브리, 손흥민 선수까지 월드 클래스 선수들이 카타르행 버스에 몸을 싣고 떠나는 길에 멋진 슬로건 'impossible is nothing'이 뜨면서 마무리됩니다. 아래 영상은 글로벌 버전을 한국팀 선수로 바꿔서 촬영한 건데요. 손흥민, 황의조, 김승규, 조현우, 이강인 선수, 그리고 오징어게임의 오영수 배우가 깜짝 등장합니다. 과연 독자님이 생각하는 캠페인의 승자는 어느 쪽인가요?


우주 말고 아이슬란드로 가라! 힘든 우주 여행 대신 아이슬란드로 오라는 <Mission: Iceland>  캠페인

지난해 마크 저커버그 닮은 꼴 배우와 함께 메타의 영상을 패러디했던 아이슬란드 관광청의 Introducing the Icelandverse 기억하세요? 이번엔 부담스러운 우주여행 대신 아이슬란드로 오라는 메시지의 새로운 캠페인을 제작했습니다. 영상의 도입부, 우주 비행선이 지연됐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그러자 우주비행사 복장을 한 주인공이 비싼 우주 비행 말고 무거운 옷을 갖춰 입지 않아도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곳, 심지어 산소까지 있는! 그곳이 바로 아이슬란드라고 소개하기 시작하죠. 달 풍경 같기도 하고 외계의 빛 같기도 한 아이슬란드 풍경과 함께 냉동건조한 음식이 아닌 신선한 음식을 맛보고, 맑은 공기까지 마실 수 있으며, 화성과 닮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말하는 우주비행사! 저도 아이슬란드가 이렇게 멋진 곳인지 처음 알았는데요. 바로 여행 버킷 리스트에 아이슬란드를 추가해 봅니다.


애플, 크리스마스 광고의 역발상... 한여름 아르헨티나에 눈보라를 만든 <Share the Joy> 캠페인

지구 남반구에 위치한 아르헨티나는 12월부터 2월까지가 한 여름인데요. 애플의 이번 크리스마스 캠페인은 바로 이곳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배경으로 합니다. 이번 캠페인은 에어팟 프로를 메인 제품으로 촬영했어요. 예전부터 에어팟 광고는 구구절절한 설명 대신 음악과 춤, 상상력이 어우러진 영상미를 선보였었잖아요. 이번에도 같은 공식을 따릅니다. 나른한 오후 친구 두 사람이 에어팟 프로를 나눠끼고 음악을 공유하며 댄스 배틀을 벌입니다. 그런데 두 사람 손이 닿는 곳마다 사물들이 눈폭탄으로 변해 시원하게 터져요! 크리스마스 하면 눈 내리는 도시 속, 따뜻한 사랑 이야기를 떠올리게 되는데요. 이번 애플은 그런 고정관념을 버리고 가장 따뜻한 도시에서 아예 눈을 만들어버리는 스토리텔링의 혁신을 택했습니다. 이 영상은 후안 카브랄 감독이 제작했는데요. 찾아보니 이케아의 하늘에서 떨어지는 침대 광고, 그리고 드럼 치는 고릴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캐드버리 광고 등을 감독했네요. 저는 애플 광고 중에서 에어팟 시리즈가 제일 좋더라고요. 아직 비하인드 더 씬 영상은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저 눈은 과연 현장에서 직접 터뜨린 것인가 후반 CG인가 궁금합니다. 


닭에게 보내는 편지... 뉴욕타임즈에 실제 집행된 Upside foods의 <chicken letter> 캠페인

이 회사 패기 좀 보세요. 그 비싼 뉴욕타임즈에 전면 인쇄광고를 집행했는데 카피가 전부 '꼬꼬댁 꼬꼬꼬꼬 꼬꼬댁 꼬꼬꼬꼬' 치킨어로 쓰여 있어요. 그 이유는 바로 전 세계의 닭들에게 보내는 편지이기 때문인데요. 엇, 치킨을 많이 드셨다면 번역기 없이도 이 광고를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아직 그 경지까지 이르지 않았다면 QR코드를 찍어서 이 편지를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Upside Foods  
Upside Foods  

Upside라는 회사는 실험실에서 닭을 기르는, 그러니까 도축한 닭이 아니라 닭 세포에서 만든 닭을 판매하는 기업이래요. 그런데 FDA에서 마침내 자사 제품이 먹어도 안전하다는 의미의 편지를 보냈다는 것이죠. 결과적으로 이제 더 많은 사람들이 도축된 닭을 덜 먹을 거라는 내용인데요. 너무 흥미로워서 전체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친애하는 세상의 치킨 여러분,

이제 여러분은 저녁 식사 테이블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왜냐고요? 여러분을 위한 흥미로운 소식이 있거든요. UPSIDE Foods는 FDA로부터 '더는 질문 없음 편지'를 받았습니다. 이건 모두에게 희소식이죠. 전 세계에요. 이건 당신을 위한? 닭을 위한? 최고의 뉴스가 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설명해 드리죠. 

UPSIDE Foods는 재배된 고기를 만듭니다. 비건이나 베지테리언이 아니라 동물 세포에서 직접 기른 맛있는 고기입니다. 맞아요. 동물 세포.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이건 간단한 원리에 기반을 두고 있어요. 바로 동물 세포는 인간이 그토록 사랑하는 고기의 구성 요소라는 것이죠. 

어떻게 만들어지냐고요? 우리는 동물 세포 샘플을 채취해서 배양기라고 부르는 용기에 넣고(왜 배양 고기라고 부르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것들이 번식하고 잘 자랄 수 있도록 적절한 영양분을 공급합니다. 약 3주가 지나면 고기가 수확되어 즐길 수 있죠. 

간단히 말해, 우리는 커다란 UPSIDE로 고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특별히 당신을 위해서죠. 우리가 세상에 선보일 첫 번째 재배 고기가 짐작하셨겠지만 바로 닭고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질문 없음 편지'를 받는다는 건 정확히 무슨 뜻일까요? 이는 FDA가 우리가 안전하다는 결론을 수용하고 UPSIDE의 재배 닭이 USDA 검사 및 라벨 승인을 받은 후 이용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미국 시장에 재배 닭을 가져오는 중요한 단계이며 UPSIDE가 모든 식탁에 오르는 데 더 가까워졌다는 뜻이죠.

그리고 그건 완전히 새로운 미래가 코 앞에 왔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 미래에는 우리가 늘 먹던 만큼의 고기를 먹고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훨씬 적은 수의 동물들이 고통을 겪게 되겠죠.

우리는 세상의 닭 여러분이 가장 먼저 알기를 원했습니다. 이 사실이 당신의 부리에 미소를 가져오기를 바랍니다.

와...고기를 재배하고 수확한다는 긍정적인 표현을 써서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고기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려는 이 회사의 놀라운 시도에 박수를 보냅니다. 우리가 늘 먹던 만큼의 고기를 먹지만 훨씬 적은 수의 동물들이 고통을 겪게 될 거라는 내용에선 살짝 눈물이 날 뻔 했어요. 인류세를 넘어 치킨세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 재배 고기는 과연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할까요? 

캠페인 사이트 https://upsidechickenletter.com/


뱅크시가 빡쳐서 올린 글... 상의 없이 자신의 작품을 상업적으로 이용한 브랜드를 저격하다

banksy
banksy

지난주에 우크라이나에 그린 뱅크시 그림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이번엔 뱅크시의 인스타그램에 다소 격앙된 내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내용을 살펴보자면 <좀도둑 여러분 주목! 부디 리젠트 거리에 있는 게스 매장에 가세요. 그들은 묻지도 않고 내 작품을 쓱싹했는데 그들의 옷에도 똑같이 해주는 게 그렇게 잘못일까요?> 이런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수류탄 대신 꽃을 던지는 팔레스타인 남성을 그린 뱅크시의 작품 <The Flowers Thrower>를 무단으로 활용해서 새로운 의류 라인을 홍보하는데 쓴 것이죠.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게스 측에선 이 의상 컬렉션이 예술에서 영감을 받았고, 도시 그래피티 라이센스를 활용해 예술가에게 감사를 표한 캠페인이었다고 하는데요. 작가 본인이 이렇게 불쾌함을 표현한 이상 향후 어떻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뱅크시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banksy/


[서울라이터가 만난 마케터의 Thing!]

나와 같거나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과 고민으로 하루하루 일하고 살아가는지 함께 들여다보는 마케터의 띵! 세 번째 인터뷰는 오늘의집에 근무하시는 이재인 님입니다.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의집 콘텐츠팀에서 콘텐츠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는 이재인이라고 합니다.

하시는 업무에 대해 조금 더 알 수 있을까요?

회사에서는 ‘큐레이션팀’이라고 부르는데, ‘콘텐츠 노출 담당자’라고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사실 오늘의집에는 집, 인테리어 외에도 엄청 다양한 콘텐츠가 있거든요. 이런 콘텐츠를 좋아할 것 같은 유저에게 보여주는 거예요. 예를 들어, 유저를 연령대, 주거형태, 가족형태 등 일정 기준으로 나누어서, 관련 콘텐츠를 분류하고 필요할 거라고 생각하는 콘텐츠를 내보내주는 것이죠. 지금처럼 겨울 시즌이나 연말 시즌에 맞는 콘텐츠를 내보내기도 하고요. 콘텐츠 기획, 제작, 노출 전 과정에 참여하면서 유저들이 필요한 콘텐츠를 쉽게 발견해서 많이 보게 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데이터와 직관이 함께 필요한 업무를 하시네요. 어떻게 오늘의 집에서 일하게 되셨나요?

콘텐츠 업계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 오늘의집 잡 디스크립션을 봤어요. 보자마자 ‘와’ 했었어요.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일 + 앞으로 해보고 싶은 부분이 잘 버무려져 있는 느낌. 좀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느낌을 받았어요. 너무 끌렸고, 저기서 일해보고 싶다,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어요. 다음달이면 벌써 입사 1년차가 됩니다..!!

재인님은 최근 흥미롭게 보신 마케팅 사례나 영감을 주는 브랜드가 있나요?

최근의 가장 큰 아하 모먼트는, 루나파크의 전세역전 이라는 콘텐츠였어요. 이 저자분이 전세사기를 당했던 자신의 스토리를 인스타툰으로 올리시면서 굉장히 유명해졌거든요. 저희 팀에서 최근 이분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내보냈어요. 누군가를 모방하기보다 좋으면 좋은대로, 힘들면 힘든대로 자기 이야기로 만들어서 승부 볼 수 있구나, 그게 뭐든 진솔하고 진정성 있을수록 좋다. 내 이야기는 뭐지?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루나님 알죠, 카피 출신이시라 같이 일도 했어요.(친한 척) 요즘 업무하시면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요즘 문과생의 IT 기업 적응기를 찍고 있는 것 같아요. 전 역사 전공한 찐 문과생인데, 저희 회사에서는 데이터를 잘 다루는 게 무기이다보니 업무 스케일을 키우려면 데이터 다루는 역량을  키워야겠다는 마음이 제일 큰 상태예요. 그래서 틈틈이 SQL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데이터와 마케팅 용어 공부하면서 용어 정리집을 만들기도 했는데요, 그 중 IT기업에서 많이 쓰이는 건 제 블로그에 정리해서 올렸으니 필요하신 분은 살펴봐 주세요

최근에 구입하신 물건은 어떤 게 있나요?

집에서 꼼지락꼼지락 힐링 할 수 있는 취미를 만들고 싶어서 찾다가 펀치니들 키트를 구입했어요. 

십자수의 뉴버전 같은 거네요. 그럼 재인님이 가장 좋아하는 물건 하나를 고른다면 무엇이고, 그 이유는요?

너무 직장인스러운 말인데 요즘 제 최애 물건은 듀얼 모니터와 모니터 받침대, 버티컬 마우스입니다. (진심이에요) 최근에 재택근무가 많아지면서 홈오피스 꾸미는 재미를 쏠쏠하게 느끼고 있거든요. 볼때마다 너무 기분 좋고, 일할 맛 나요. 또 ‘키티버니포니’ 라는 소품 브랜드의 버니 인형을 최근 구입했어요. 포장 뜯자마자 제 애착인형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님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제 최애 뉴스레터에서 이렇게 연락 주셔서 개인적으로 영광입니다. 최근 온오프라인 모임 자리를 만들어주고 계신데, 거기서 더 다양한 분들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벌써 연말인데, 올해 잘 마무리하시고, 따수운 연말 되시길 바랍니다.


지난 레터의 베스트 콘텐츠는 [아, 아? 아~ 존루이스]가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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